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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행/100대명산

100대 명산(018-2) 재약 5봉 실패한 산행기(사자봉을 놓치다)

 

18-2. 실패한 재약 5봉 산행기

(사자봉을 놓치다)


 

 


1. 개 요

   □ 구 간 :

       -제1소구간 : 쌍봉→향로산→재약봉→수미봉(18.56㎞)


2. 일 시 : 2009.6.28


 

3. 참가자 : 전진수

 

 

4. 교통편

   ▷ 갈 때  사상(시외버스 07:00)밀양(표충사행 버스 08:45)→섬들식당

   ▷ 올 때  표충사(시내버스19:10)→밀양(시외버스 20:00)→사상

 

5. 산 행

    오늘도 일기예보에는 비 소식이 있었지만 산행 내내 다행히 내리지는 않았다. 작년에는 짙은 안개로 인해 수미봉 정상석을 찾지 못했는데, 이번 산행에서는 수미봉에서 사자봉 가는 길을 놓쳐서 재약5봉 종주는 3봉으로 그쳤다.      

   사상에서 첫 버스를 탔으나 밀양에서 표충사행 버스는 한 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섬들식당 간판이 보이는 곳에서 하차하여 준비해 간 산행기에서 본대로 몇 십 미터 위쪽에 향로산을 알리는 이정표를 만난다.

 

 

 

 

 

   -09:25 쌍봉으로 출발

             수많은 표지기가 너풀대는 들머리를 통과하니 너덜겅이 나타난다. 나는 너덜겅으로 올라서는 대신 폐허가 된 임도를 따른다. 계속해서 시그널이 나를 안내한다. 특히 국제신문 표지기가 반가웠는데 결국은 그 표지기 때문에 이상한 산행을 하게 된다. 일기예보가 틀려서 다행이다. 우중 산행을 각오하고 준비해 왔지만 아마 오늘 필요가 없을 듯하다.

 

 

 

 

 

 

 

   -10:35 전망바위 도착

             1시간 정도 오르니 커다란 암봉과 마주한다. 왼편으로 우회하고 다시 암봉을 오른다. 약간 험하고 밧줄이 메어져 있지는 않지만 짧은 구간이라 오를 만하다. 오르는 중에도 조망이 괜찮은 암봉을 지났는데 주변 소나무들이 죽어가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다.

   최고의 조망을 보이는 암봉에 도착하니 소나무 대신 활엽수가 자리하고 있다. 색다른 풍관이지만 멋지다. 영남알프스의 주봉과 변방의 이름 모를 봉우리들이 눈에 들어온다. 저 멀리 재약산은 구름을 머리에 이고 있다.

  

 

 

 

 

 

 

   -11:01 쌍봉(해발821.8m) 도착

             오늘 종주의 첫 봉우리인 쌍봉 중 형님봉에 오른다. 등산로의 오른편에 있는 쌍봉은 헬기장인데 잡목으로 둘러있다. 다시 내려서서 역시 헬리포터인 아우봉을 지난다.

 

 

 

 

 

   -11:38 향로산(해발976m) 도착

             쌍봉에서 잠시 내려서니 안부이다. 표충사로 내려가는 갈림길이기도 하다. 잠시 쉰 후에 꾸준히 고도를 높여 재약 5봉의 첫 번째 봉우리인 향로산에 선다. 조망이 멋진 곳인데 날이 흐려지기 시작해서 재약산은 구름 속에 숨어 있다. 어느 홀로 등산객과 참외를 나누어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가 먼저 내려선다. 정상 바로 아래가 백마산과 사자평으로 가는 갈림길이다.

 

 

 

 

   내려서는 길에 만난 등산객이 정구지 바위를 알려준다. 운문산에서 석골사로 내려가는 길에도 같은 이름의 바위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정구지 바위에 소나무 한 그루가 뿌리를 내리고 있다.   

   운문호가 내려다보이는 작은 전망대에서 고추장과 열무김치가 전부인 도시락을 먹는다. 소찬이지만 꿀맛이다. 여름에는 이 점심이 최고인 것 같다. 잠시 후에 펼쳐질 어처구니없는 산행은 생각지도 못한 채 홀로임을 즐긴다.

 

 

 

 

 

 

 

 


   -14:20 재약봉(해발954m) 도착

             어느 갈림길에서 길을 잘못 들어섰는지도 모르겠다. 917봉 직전의 갈림길에서 표지기를 따르다가 하산 길로 접어든 것 같다. 나머지 산행을 포기하고 표충사로 내려서서 필봉을 오를 생각을 한다. 시간을 가늠하며 국제신문 표지기를 따른다.

   계곡을 지나고 집터를 지나 계속 표고를 낮추는데 오른쪽으로 휘어져 오르는 희미한 등산로가 나타난다. 더욱이 표지기도 몇 장 붙어있다. 아무 생각 없이 그 길을 따른다. 그야말로 희미한 산길을 치고 올라간다. 능선에 도착한다. 조금 더 걸으니 재약봉이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그랬던가. 결국 두 번째 봉우리에 서게 된 것이다. 향로산에서 1시간 10여분이면 닿을 거리를 2시간이 넘게 걸었다.

 

 

 

 

 

 

 

 

 

 

 

 

 

 

   -14:56 코끼리봉 통과

             계획보다 두 시간 이상 지체되었다. 여러 생각을 한다. 과연 종주를 이어갈 수 있을까? 밀양 터미널에서 찍은 버스 시간표를 열어본다. 밀양에서 부산행 막차를 놓쳐도 열차를 이용하면 시간상으로는 가능할 것 같다. 코끼리봉 역시 지나치는 봉우리에 불과하다.

 

   -15:08 죽전 갈림길 도착

             사자평이 시원하게 펼쳐져 보이고 영알 여러 봉우리들이 도열한 듯 다가선다.

 

 

 

 

 

   -15:49 수미봉 아래 쉼터 도착

             얼마 남지 않은 물을 아껴 마시며 사자평과 임도를 걷는다. 수미봉으로 가는 길에 흐르는 물을 만난다. 실컷 마시고 수통을 채운다. 산악자전거를 하는 분들과 마주친다.

 

 

 

 

 

 

 

   수미봉 아래쪽에 전에는 못 보던 쉼터가 생겼다. 그리고 데크도 멋지게 만들어 놨다. 음료수 두 캔을 사 마시고 늦은 시간에 올라 가냐고 걱정하는 부부 등산객의 걱정을 뒤로하고 수미봉을 향한다. 지금까지도 나는 종주를 포기하지 않았다.

 

 

 

 

 

   -16:20 수미봉(해발1108m) 도착

             산길을 걷는 것은 여러모로 우리 삶과 같다. 처음 걸어보는 산길이 그렇듯 지나온 삶을 반추하며 알 수 없는 미래를 가는 것이 삶이다. 그런데 산은 같은 길을 여러 번 걸을 수 있다. 매번 새로운 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지금 오르는 수미봉 역시 처음 가는 길처럼 낯설다.

   지난번 산행에서 안개로 인해 놓쳤던 정상석 앞에 선다. 그러나 이내 내려선다. 사자봉으로 가기 위해서...... 수미봉 아래 이정표가 표충사와 사자평을 가리킨다. 아무 생각 없이 사자평 쪽으로 내려선다. 이 어이없는 결정이 재약 5봉 종주를 포기하게 만든다.

   걸으면서도 이상한 생각이 들지만 내려서니 고사리분교터이다. 더 이상 길을 바꾸어서 재약산으로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재약 5봉 종주는 오늘 나와 인연이 멀다는 생각을 하며 임도를 따른다.

 

 

 

 

 

 

 

 

   -18:39 표충사 도착

             옥류동천을 따라 내려선다. 계곡을 흐르는 시원한 물줄기와 층층폭포, 무명폭포, 흑룡폭포를 차례로 지난다. 오늘 비록 재약 5봉 종주는 이루지 못하였지만 하산 길의 탁족이 이를 보상한다.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구고 캔막걸리를 마신다. 그러면서 오늘 산행을 되새겨본다. 두 번의 잘못된 판단으로 길을 잘못 들어섰고 몇 번을 올라 본 수미봉이 역시 낯설어 보였다.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아서 걷기 편했고 조망이 멋진 산행이었다.

 

 

 

▼▼▼▼▼▼옥류동천 풍경

 

 

 

 

 

 

 

 

 

 

   표충사 상가지역에서 둥굴레차를 사서 배낭에 담고 버스를 기다린다. 할머니가 다 식은 풀빵을 주신다. 오늘 장사를 마무리 하시는 모양이다. 

 

 

 

6. 식 단

   ▷ 6/28 점심(도시락)


 

7. 물구하기 : 사자평 계곡수, 표충사 상가


 

8. 준비물

   윈드자켓, 헤드랜턴, 수통, 여벌옷(양말1, 집티1), 선글라스, 디지털카메라, 휴지, 장갑, 도시락, 행동식, 막걸리, 비상약 키트, 지도/자료


 

9. 비 용 : 22,700원

   ▷ 교통비 : 13,600원

   ▷ 식품비 및 제비용 : 9,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