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 능동산/재약산 산행기
(비와 안개 속을 헤매다)
1. 개 요
□ 구 간 : 영남알프스 일부구간
-제1소구간 : 능동산→재약산→수미봉→표충사(17.4㎞)
2. 일 시 : 2008. 3. 23
3. 참가자 : 전진수
4. 교통편
▷ 갈 때 노포동터미널(시외버스 07:50)→언양(좌석버스1713번 08:40)→석남사
▷ 올 때 표충사(승용차18:15)→울산(동부여객 21:00)→기장
5. 산 행
오늘 같이 정확히 들어맞는 일기예보가 가끔은 밉다. 쏟아 붓는 정도는 아니지만 적지 않은 양의 비가 내린다. 어차피 각오하고 우중산행을 준비했던지라 개의치 않고 석남사로 향한다. 언양에 도착하여 아침 식사를 하고 김밥 두 줄을 챙겨서 석남사 버스에 오른다. 그리고 석남사 앞에서 막걸리와 고구마 한 개를 또 배낭에 넣는다.
-09:30 석남고개로 출발
완만하게 경사를 오르던 산길은 고개를 앞두고 급격한 비탈과 돌산이 나타난다. 이 길은 세 번째 오르는 길이다. 디지털카메라를 꺼내지 않을 요량으로 방수파우치에 넣어 배낭 깊숙이 넣고 걷는다. 석남고개에 도착해서는 이정목을 보고도 오래된 기억이 착각을 일으켜서 가지산 쪽으로 걷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해프닝도 연출한다. 다행히 빗방울은 그다지 굵지 않다. 터널을 지나고 등산로에 제대로 들어선 것을 확인하고야 안심이 된다.
-10:57 첫 휴식
회사 동료들과 낙동정맥을 할 때 역종주시 길을 잘못 들어 석남터널 밀양방향으로 내려섰다가 다시 석남고개로 올라선 기억이 떠오른다. 중간 중간 누군가가 붙여놓은 안내판이 많은 도움이 된다. 소나무 공터에서 배낭을 내려놓고 휴식을 취한다. 담배 생각이 나서 한 대 피우려하니 라이터 두 개가 모두 말썽이다. 포기한다. 배낭을 짊어지고 또 걷는다. 곧 눈에 익은 멋진 소나무가 나타난다. 많은 분들의 산행기나 사진 모음에 단골로 올라오는 소나무이다. 나도 이리저리 구도를 잡다가 한 컷 담는다.
-11:50 능동산(해발981m) 도착
-12:07 쇠점골 약수터 통과
정상에서 5분을 채 안내려오니 약수터이다. 파이프를 통해 많은 물이 쏟아진다. 비 때문일 것이다. 한 바가지 마시고 임도로 내려선다.
-12:55 샘물상회 도착
임도에 도착하니 우산을 쓴 등산객이 많이 보인다. 샘물상회로 오르는 지프가 내 앞을 지나간다. 그 뒤를 따라 질퍽한 길을 걷는다. 두 번째 걸어보는 길이다. 이곳을 지날 때면 산의 훼손과 개발을 생각하게 한다. 질퍽함이 더욱 싫어진다.
샘물상회로 들어가니 주인 부부가 반갑게 맞아준다. 지프를 타고 올라가던 분들이 동동주를 마시고 있다. 그냥 쉬어가기가 미안해서 라면을 하나 부탁하여 김밥과 함께 먹으며 바깥주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어제 강산에 산행에서 받은 떡을 하나 드리니 막걸리를 한 잔 주신다. 배낭 속 막걸리를 미안해서 꺼내지 못하던 참에 반갑기 그지없다. 커피도 한 잔 마시고 다시 배낭을 꾸려 나선다. 안개가 더욱 짙어진다.
-14:03 재약산(해발1189m) 도착
30여 분을 걸어 재약산에 도착한다. 정상석에는 천황산이라 적혀있다. 올적마다 헛갈린다. 주변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점점 심해지는 안개 때문이다. 사람 소리를 듣고 내려갈 길로 방향을 잡는다. 기억대로라면 아래쪽에 새로 생긴 쉼터가 있을 것이다.
-14:37 쉼터 도착
두 명의 산꾼이 라면을 먹고 있다. 막걸리 한 잔을 청해 마시기로 하고 옷을 벗어 말린다. 주인아주머니의 친절함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쉼터에서 표충사로 직접 내려가는 길도 있으나, 나는 수미봉으로 올랐다가 표충사로 가기로 한다. 질퍽한 길을 걸어 수미봉 근처까지 왔으나 안개 때문에 도저히 정상석을 찾을 수가 없다. 아래쪽에서 헤매는데 쉼터에서 만난 두 분도 나와 같은 처지인 듯하다. 우리 셋은 결국 정상석을 보지 못하고 내려선다. 비보다 안개가 더 무섭다는 것을 깨닫는다.
-15:55 층층폭포 도착
임도로 내려서니 나보다 앞서간 두 분이 지도를 들고 길을 물어온다. 층층폭포를 지나서 표충사로 하산하라고 권유한다. 고사리분교터를 지나 작전도로에 도착한다. 그리고 계곡을 건너 다시 작전도에 올라 길을 따라 5분 정도 걸으니 이정목이 나타난다. 오른쪽으로 내려서니 계곡 물 소리가 장난이 아니다. 곧 현수교가 나타나고 안개 속에 희미하게 모습을 보여주는 층층폭포를 만난다. 장관이다. 우렁찬 물소리와 수량이 나를 압도한다. 폭포 아래에는 아직 녹지 않은 눈이 보인다. 뒤이어 도착한 그 두 분도 감탄사를 연발한다.
-16:34 흑룡폭포 도착
왼쪽으로 계곡을 두고 내려선다. 물소리는 여전히 위용을 뽐낸다. 무명 폭포를 지나고 조금은 위험한 구간을 걸어 흑룡폭포에 도착한다. 그 역시 멋지다.
-17:33 날머리 통과
미끄러운 경사 길을 내려선다. 거의 다 내려서서 완만히 흐르는 계곡에서 엉망이 된 등산화와 방풍복을 씻고 정리한다. 오늘 산행은 오전에는 비 오후에는 안개와 어울린 산행이다. 그리고 층층과 흑룡이 보여준 장관에 흡족한 산행이 되었다. 문을 열지 않은 쉼터에 도착하니 철조망에 표지기가 수없이 걸려 나부낀다. 그리고 이내 표충사가 보이는 날머리에 도착한다.
-17:35 표충사 도착
표충사는 생각보다 큰 절이다. 봉축등이 많이 걸려있는데 사명대사를 숭상하는 기간인 모양이다. 절을 볼 때 마다 담벼락과 풍경을 살펴보는 버릇이 생겼는데 표충사에서도 그 두 곳을 유심히 돌아본다.
비 때문에 추웠고 안개 때문에 길을 찾기 쉽지 않았으나 산행 종반부에 나타난 두 폭포가 그것을 보상한 산행이었다. 올 여름 일본 남알프스 산행을 대비해 우중 산행 연습을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따듯한 옷과 고아텍스 윈드자켓이 필요할 것 같다.
버스를 기다리는데 지나가던 승용차가 내 앞에서 멈춘다. 산에서 만난 두 분이다. 울산 사신다며 나를 태워 주신다고 한다. 이런저런 산 이야기를 나누며 공업탑 로터리까지 편안하게 왔다.
▼▼▼▼표충사 여기저기▼▼▼▼
6. 식 단
▷ 3/23 점심(라면, 김밥), 저녁(매식)
7. 물 구하기 : 쇠점골약수터, 표충사
8. 준비물
윈드자켓, 헤드랜턴, 여벌옷(양말, 집티), 수통, 휴지, 장갑, 컵, 김밥, 행동식(떡, 고구마), 동동주, 비상약 키트,
지도/자료
9. 비 용 : 35,700원
▷ 교통비 : 8,700원
▷ 식품비 및 제비용 : 27,000원
10. 기타사항
▷ 밀성여객 055-354-6107, 대우여객 052-264-2525
▼▼표충사의 가을(2011.11.20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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