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수사도북 종주 산행기
(두 번째 만에 다섯 봉우리 종주에 성공하다)
1. 개 요
□ 구 간 : 불암산~북한산(37.6㎞)
-제1소구간 : 불암산․수락산(14.5㎞)
-제2소구간 : 사패산․도봉산(12.5㎞)
-제3소구간 : 북한산(10.6㎞)
2. 일 시 : 2011.10.7~10.8(무박2일)
3. 참가자 : 김용봉, 전진수
4. 산 행
불암산공원→(불암정)→불암산→덕능고개→(하강바위)→수락산→(도정봉)→동막골→(회룡역)
→범골탐방안내소→호암사→(사패능선)→사패산→도봉산→우이암→우이동→영봉
→북한산(위문)→대동문→(진달래능선)→우이동
-21:07 불암산으로 출발
작년 8월 홀로 불수사도북 종주를 시도하였으나 북한산 구간을 걷지 못하고 우이동에서 마쳤다. 아쉬움이 없지 않았으나 언젠가 다시 한 번 하리라 맘을 먹던 중 김용봉 팀장이 같이 걷자하여 날씨가 더 추워지기 전에 하자고 날을 잡는다. 김 팀장과는 설악과 오대산을 같이 걸어본 적이 있고 체력이 좋아서 멋진 산행이 되리란 기대를 갖고 상계역에서 만나 막걸리를 한 통 준비하여 불암공원에 도착한다.
-22:00 불암산 도착
음력 열하루라서 보름달은 아니지만 달이 밝다. 날도 차갑지 않다. 갈림길에서 왼편으로 걸으니 불암정을 그냥 지나치고 어느새 불암산 정상 앞에 선다.
-01:36 수락산 도착
달빛과 흐릿한 별빛을 받으며 둘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걸으니 잠은 오지 않는다. 그런데 또 일이 발생한다. 덕능고개로 향하던 중 한 이정표를 무심히 지나쳐 걷는데 갑자기 송전탑이 나타난다. 길을 잘 못 들은 것이 분명한데 그래도 덕능고개에서 가까운 곳으로 내려설 것이라 믿고 걷는다. 배 과수원을 톤해 내려서니 낯익은 도로이다. 그런데 여기서 덕능고개까지 30분을 걷는다. 아! 시도 때도 없는 알바여! 고개 위에서 막걸리를 나누어 마시며 쉬는데 두 종주꾼이 지나간다. 그 분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걷는다. 치마바위, 하강바위를 지나 철모바위 앞에서 한 숨을 돌린다. 그리고 수락산 정상에서 다시 그들과 조우한다. 별은 더욱 빛난다. 우리 둘은 아직 생생하다.
-02:25 도정봉 도착
기차바위를 우회할 생각이었으나 김 팀장이 그 바위가 처음이었고 앞서 걷는 분들이 용기를 준다. 조심스럽게 홈통바위를 내려선다. 그리고 곧 도정봉 태극기를 마주한다. 배낭을 내려놓고 과일을 먹으며 한참을 쉰다. 어두워서 건너편 북한산 도봉산이 보이지는 않지만 그 대강의 위치가 짐작 되는데 달이 도봉산 아래로 진다. 산을 다니며 달이 지는 모습은 처음 본다.
-03:31 동막골 날머리 도착
도정봉을 내려서면서 작년 여름에 내가 겪은 이야기를 김팀장에게 들려준다. 어이없는 일이긴 하지만 두고두고 이야기 될 듯 싶다.
굴다리를 지나 회룡역까지 걸어와 식당을 찾던 중 어느 블러그에서 본 24시간 영업을 하는 우거지탕 집으로 들어선다. 막걸리를 한 잔 반주삼아 지친 다리와 허기 진 배를 위로한다. 한 시간 정도 머문 후에 5시가 채 안 된 시간에 사패산 들머리로 향한다.
호암사 오르는 도로는 오늘도 만만치가 않다. 이제 삼라만상이 깨어나려는 듯 총총하던 별은 사라지고 조용히 새벽이 다가온다. 호암사 앞에서 부지런한 산객을 한 분 만난다. 우리도 종주의 세 번째 봉우리를 향한다. 계획보다 약 한 시간 반 정도 진행이 늦어지고 있다.
-06:23 사패산 도착
호암사를 출발한지 꼭 한 시간 만에 사패산 정상에 도착한다. 하늘이 약간 흐려 있어 일출을 보기는 힘들 것 같다. 그래서 인지 우리보다 앞서 도착한 종주꾼 두 분이 먼저 자리를 뜬다.
처음으로 밝은 사진을 찍는다. 나이드신 어른 두 분이 올라오신다. 우리를 보자 불수사도북을 하느냐고 묻는다. 그러고는 그 분들의 무용담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그 사이 구름 위로 해가 솟는다. 아! 서울 근교산에서 처음으로 보는 일출이다. 지금까지 9시간 이상이 걸려 이곳에 섰지만 피로가 싹 가시는 듯하다.
-08:25 도봉산 도착
Y계곡을 우회한다. 지금까지 잘 걸어왔던 김 팀장이 슬슬 피곤해하는 것 같다. 머릿속으로 진행속도와 쉬어가는 포인트를 생각한다. 그런데 마침 김 팀장에게 힘을 주는 조그만 사건이 생긴다. 밀양에서 오신 단체 등산객을 만나는데 그분들과 초등학교 동창, 동문 등등 얽히고 섥히는 관계이다. 10여 분 이야기를 나누며 피로를 풀고 또 마주 걷던 어느 산객이 종주를 하는 김 팀장이 존경스럽다며 악수를 건넨다. 나는 옆에서 슬며시 미소를 짓는다. 갈림길에서 자운봉으로 가는 길에는 나무계단이 놓여져 있다. 지난번 언젠가 공사를 하는 걸 본 것 같은데, 이제 저 길은 정체가 없어졌겠구나 생각하며 우리는 우이암으로 향한다.
-09:49 우이암 통과
쉬는 횟수와 시간이 점점 늘어난다. 나는 지난번에 걸어본 경험이 있어서인지 아직은 견딜만하다.
-10:58 우이동 도착
지난번 종주 실패 때에는 15:00에 우이동에 도착하였는데 이번에는 4시간 일찍 도착한다. 그러나 계획보다는 두 시간이 늦었다. 우선 점심을 먹으며 쉴 장소를 찾아 들어간다. 식사와 맥주를 시키고 양말을 갈아 신는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힘을 모은 후에 출발하기로 한다. 한편으로는 우리를 맞으러 대남문으로 올라올 네 명의 후배들을 생각한다. 그러면서 북한산 종주에 소요 될 시간과 하산 시간을 그리며 쉽지 않을 거란 생각을 한다.
향로봉을 지나 불광역으로 하산을 하는 것이 정식 종주이겠지만 백운대를 지나 더 진행한다면 약 4㎞를 덜 걷는 거지만 종주임에는 틀림없는 거란 생각을 한다. 물론 내 생각이기는 하지만 남은 시간과 기다릴 후배를 생각하며 내 판단이 틀리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13:31 영봉 도착
12시 1분에 영봉 들머리를 출발하여 한 시간 30분 만에 영봉에 선다. 10월 들어 두 번째 영봉에 오른 것이다. 잠시 인수봉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기고 하루재로 내려선다. 마음은 이미 대동문까지 걷기로 굳혔다.
-14:40 위문 도착
백운산장에서 김성식 차장을 만난다. 원자력처 식구 몇 명이 야영장에서 한 잔 중이란다. 전에 나도 그 자리에서 삼겹살을 구워먹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어제 밤부터 여기까지는 등산객이 많지 않았는데 이제부터는 아마도......
-15:50 대동문 도착
백운대 오르는 것을 포기하고 대동문으로 향한다. 산객이 얼마나 많은지 진행이 더디다. 기다리고 있을 네 사람을 생각하니 마음이 급하다. 네 시가 채 안되어 대동문에 도착한다. 신정균 부장이 마중을 나와 있다. 곧 고마운 회사 후배들과 조우하고 그들이 준비하여 온 맛난 음식과 소주로 18시간 40분간의 고단함을 잠시 잊는다. 정말 즐거운 시간이다. 그들을 위하여 진달래길로 하산 하기로 한다.
-18:30 우이동 도착
어둠이 옅게 깔릴 무렵 21시간 23분의 불수사도북 종주를 마감한다. 비록 불광동으로 내려서지는 않았지만 분명한 종주의 성공이다. 마지막 북한산 구간을 힘들어 하면서도 잘 걸어 함께 종주를 성공으로 이끈 김 팀장이 고맙고, 우리를 위해 음식을 준비하여 칼바위를 지나 대동문까지 마중 나온 후배들이 정말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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