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서북능선 산행기
(3년 만에 다시 서북능선을 종주하다)
1. 산행일자 : 2019. 12. 19
2. 참석자 : 전진수
3. 산행코스 : 구인월-바래봉-정령치-만복대-노고단대피소
4. 교 통
▷12/18 사상(시외버스 15:00)-함양(시외버스 17:00)-인월
5. 숙 박 : 노고단대피소
6. 산행기
지리산 천왕봉을 다녀온 지 2주 만에 3일간의 지리산 걸음을 계획한다. 이번에는 지리 주능선이 아닌 서북종주와 7암자 종주를 하기로 한다. 교통편을 고려하여 이리저리 코스를 그려본다. 3년 전 봄에 성삼재에서 인월로 서북종주를 하였으므로 거꾸로 걸어보기로 한다.
하루에 종주를 끝내고 노고단 대피소에서 도착하기 위해서는 전날 인월에 도착하여야 하므로 오후 늦게 백무동행 버스에 올라 저녁에 인월에 도착하였다. 둘레길을 걸을 때 하루 묵었던 곳에 숙소를 정하고 아침 일찍 산행을 시작한다.
덕두봉들머리(06:17)-덕두봉(08:02)-바래봉(08:47)-팔랑치(09:18)-세걸산(11:02)-큰고리봉(12:36)
-정령치(13:00)-만복대(14:05)-고리봉(15:23)-노고단대피소(16:40)
6시에 숙소를 나선다.
혹시 하여 전날 구인월 찾아가는 길을 먼저 알아둔 덕분에 쉽게 들머리에 선다.
그러나~~~
기억에 없는 들머리를 통과하자 바로 갈림길이 나타난다.
망설이다가 오른쪽 길을 선택하지만 산길이 아닌 임도길이다.
아마 어둠 때문에 갈림길에서 이정표를 놓친 건 아닐까?
그러나 그러려니 하고 계속 걷지만 정식 등산로 같지는 않다.
새로 만들고 있는 듯한 길이 끝나고 산길이 시작되며 밝아지기 시작한다.
되돌아가기는 늦었고 올라가면 산길과 만날 것 같아 3, 40분 잡목을 헤치고 오르니 이정표가 보인다.
들머리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들어서는 게 맞았다.
덕두봉에서 일출을 보려는 생각은 깨졌지만 그래도 이나마.....
1시간 35분 만에 오늘 첫 봉우리에 선다.
시작부터 알바를 하긴 했지만 거리상으로는 늦지는 않은 것 같다.
작년 봄 이후로 1년 반 만에 다시 바래봉에 선다.
그때는 등산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뤄 정상석도 보지 못했지만 오늘은 혼자 독차지를 한다.
정 선배에게 전화가 오고 일본 남알프스, 몽블랑 트레킹을 결정한다.
철쭉 철에만 인기가 많은 바래봉에서의 조망을 실컷 즐기고 약수터로 내려간다.
눈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천왕봉을 비롯한 주능선을 파노라마로 잡아본다.
수통은 가득하지만 물맛을 안 보고 갈 수는 없고.....
작년에 하산을 했던 용산 주차장 갈림길에서 잠시 쉬어간다.
세동치까지 지나온 바래봉과 왼편으로 도열해 있는 지리 주능선을 흘금거리며 편안한 길을 걷는다.
여기로 올라선 적도 있고 내려선 적도 있는 고개이다.
전망 좋은 이 봉우리를 지날 때면 늘 정상석이 없는 것이 안타깝다.
백두대간 갈림길인 큰고리봉에도 역시 정상석은 없다.
정령치 직전에 있는 남원 개령암지 마애불상군을 보러 다녀온다.
몇 번을 지나치면서도 가 본 적이 없는 곳이다.
3년 전에 공사가 한창이더니 정령치는 많이 변해있다.
커다란 표지석도 새로 생겼다.
가게는 문이 굳게 닫혀있고 주차장은 텅 비어있다.
점심을 먹으려 했는데.....
혹시 몰라서 준비한 빵 두 개로 허기를 채우며 걷는다.
배고픈 산행이다.
3년 만에 만나는 만복대가 왜 이리 반가운지~~~
서북능선상에 있는 고개는 전부 "치"로 이름이 붙여져 있다.
지나온 고개만 해도 팔랑치, 부운치, 세동치, 정령치 그리고 묘봉치 까지 5개나 된다.
오름길에 그럴싸한 소나무가 한 그루 있길래 올라섰더니.....
산길에서 만나는 두 번째 작품(?)을 발견한다.
오래전에 영남알프스 오룡산에서 장난스러움을 처음 보았는데 그 후에 누군가가 없앴다.
아마 다음에 오면 이것도 없지 않을까?
오늘 종주의 마지막 봉우리에 서자마자 시계를 본다.
노고단대피소까지 충분한 시간이 남았다.
배낭을 내려놓고 사방팔방으로 트인 조망을 보며 한참을 즐긴다.
지나온 만복대와~~~
성삼재와 기울기 시작하는 서녘 하늘을 흘끔거려 보기도 하고~~~
셀카까지 남겨보는 여유를 갖고~~~
내일 아침에 오를 노고단에 눈길을 준다.
반야봉은 내일 오를지를 아직 정하지 못했다.
실컷 조망을 즐기고는 종일토록 발자국을 남겨 놓은 길과 작별을 하며 성삼재로 내려간다.
내 등짝에 붙어 오느라 너도 수고가 많았다~~~
어, 여기는 당동치가 아니라 당동고개이네.
새로 생겼구나?
성삼재에 도착하여 저녁거리를 장만하고 커피를 한 잔 테이크아웃한다.
배고프다~~~
친절하게 언제 도착하는지를 물어온 국공직원의 전화를 받고 20분 만에 대피소에 도착한다.
내 보금자리를 정리해 놓고 취사장으로 간다.
계획대로 깔끔하게 지리산 서북종주를 마쳤지만 배고픈 하루였다.
아뿔싸, 내일 점심을 준비 안 했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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