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산 춘설 산행기
(가지산 정상에서의 눈바람이 손을 시리게 하다)
1. 산행일자 : 2014. 3. 9
2. 참석자 : 전진수
3. 산행코스 : 석남사주차장-중봉-가지산-쌀바위-석남사(12.1Km)
4. 교 통
▷ 갈 때 울산 삼산동(시내버스1713번 08:30)→석남사
▷ 올 때 석남사(시내버스1713번 17:00)→언양(승용차 18:30)→울진
5. 산행기
토요일에 울산에서 지인들과의 저녁식사 시간에 맞추어 포항 운제산을 오르기로 한다. 하루를 내어 걷기에는 싱거운 산이지만 울진에서의 출발과 울산에서의 약속시간을 따져보니 적당할 것 같다. 운제산은 천년사찰인 오어사와 오어 저수지를 끼고 있어서 가보고 싶던 곳이기도 하다.
포항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100번 버스를 타고 오천환승센터에 내려 지선으로 갈아탄다. 이곳에서 10여분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별 준비도 없고 코스도 딱히 정해놓지 않고 시간이 되면 운제산과 시루봉을 걷고 그렇지 못하면 운제산 만을 걷기로 하고 들머리에 선다.
팔각정이 자리한 정상에서 시루봉 가는 길을 놓치고 대왕암으로 진행하여 어찌어찌 걷다 보니 계곡이 흐르는 포장된 길로 내려선다. 나중에 지도를 보니 산여계곡이다. 계곡 물 흐름을 따라 걷다보니 도로는 물에서 벗어나 위로 향하고 오르던 길과 마주한다. 결국 원점 산행을 하게 되었다.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오어사는 아담하게 정리된 사찰이다. 옆에 오어지와 잘 어울리는 곳이다. 저수지 물가에 찢기고 넘어진 소나무가 이채롭다.
석남사주차장-중봉-가지산-쌀바위약수터-석남사갈림길-석남사
2주 전 고헌산에서 본 가지산 설경이 눈에 아른거려 오르기로 한다.
보름 정도가 지났으므로 그때처럼 눈이 많지는 않겠지만 아이젠은 준비하였다.
어디로 하산할지는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고 석남사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대피소에서 라면을 사 먹을 요량으로 별 준비 없이 산행을 시작한다.
철쭉 군락지의 나무계단을 오른다.
오늘은 계단수를 꼭 세리라 작심하고 하나, 둘, 삼백예순 셋....
5개가 모자라는 500계단이다.
중봉에 도착하자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앗싸~! 3월에 영알에서 춘설이라니? 웬 떡?
눈발은 점점 굵어지더니 가지산 정상에 오르자 세찬 바람과 함께 나를 맞는다.
눈보라 속에서 인증샷을 하나 남기고 잽싸게 대피소로 내려선다.
시간이 좀 이르기는 하지만 라면을 시키고 준비해 간 막걸리를 한 잔 마신다.
옆에 계시던 등산객이 소주와 안주 두어 가지를 챙겨주신다.
아, 맛나다!
아래 헬기장에는 텐트 세 동이 보인다.
어디로 하산할지를 고민하다가 문득 쌀바위 약수가 생각난다.
북쪽 사면은 눈과 얼음이 그대로 남아있겠지만, 아이젠도 있겠다, 걍 고고씽~~~
아이젠 없이 오르고 내리는 등산객 대부분이 포기를 하고 돌아선다.
난 여유롭게 쌀바위 약수를 마시고, 수통을 채우고 대피소로 향한다.
백구가 반긴다.
대피소 커피를 한 잔 마시며 가지산 정상과 쌀바위 그리고 주변 풍광을 폰에 담는다.
그쳤던 눈이 다시 내리기 시작한다.
임도를 따라 걷다가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하산한다.
눈발은 줄어들지 않고 몇 번을 미끄러지며 걷는다.
석남사가 가까워지면서 진눈깨비로 바뀌더니 다시 비로 변한다.
석남사 앞 계곡물은 봄을 향해 힘차게 흐른다.
비를 맞으며 지난 통운종주 때 아침과 점심을 해결해준 식당으로 향한다.
주인 부부는 여전히 친절하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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