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암산 심설산행 실패기
(눈 쌓인 천사는 우리를 거부했다)
1. 산행일자 : 2014. 2. 15
2. 참석자 : 황성목, 정석권, 지용대, 김현우, 조창희, 김경우, 전진수
3. 산행코스 : 백암온천-백암폭포-백암산성-백암산 700m 전 회귀(약 8Km)
4. 산행기
2012년 3월에 처음 백암산을 찾았다. 그때도 눈이 많았지만 등로는 뚜렷하여 능선으로 올랐다가 백암폭포로 하산하였다. 이번에는 2년 전과 반대 코스로 걷기로 하고 12시가 조금 지나 분당에서 내려오는 일행을 백암온천 주차장 근처 식당에서 만나기로 한다. 그러나 1004m 백암산은 우리의 정상 오름을 허락하지 않았다. 들머리 감시초소에 물으니 등산객이 많이 올라갔다 하길래 정상까지 러셀이 잘 되어있는지 알고 계획대로 발걸음을 옮긴다. 폭포 전 갈림길에 도착하니 두 길 모두 선답자의 흔적이 확연하다. 별생각 없이 왼쪽 길을 걸어 폭포로 향한다. 날씨가 따듯한 탓에 나뭇가지에 붙어있던 눈 뭉치가 떨어지며 때로는 우리 일행 머리를 때리기도 한다.
고드름이 많고 반 쯤 얼어붙은 폭포 앞에서 인증샷을 찍고 삶은 문어를 안주로 막걸리를 한 잔씩 돌릴 때까지만 해도 우리가 정상에 오르지 못할 거라는 생각은 누구도 하지 않았다.
새터바위에서 쉬고 계시던 부부 산객이 길이 없다고 알려준다. 그리고 앞 쪽에 한 두 분만이 계시다고 한다. 그러나 진행방향으로 러셀이 잘 되어있어서 계속 된비알을 오른다.
산성터에 도착하니 대여섯 분이 쉬고 계신다. 배낭을 보니 비박을 할 모양이다. 우리가 걸어온 길은 저 분들이 만든 것이다. 그분들이 우리를 반기며 앞서라고 하신다. 우리들은 심설산행 초보라고 엄살을 떨지만 엉겁결에 내가 앞장을 선다. 발자국은 없지만 길이 보이기 때문이다. 아! 허벅지까지 빠지며 10분을 채 못 걸어 뒤로 물러서고 그들 일행 중 한 분이 앞장선다. 뒤 따라오는지 팀장과 조 팀장이 걱정되기도 하고 정상에서의 하산길도 걱정이 된다. 결론은 백(BACK)이다. 백암산 정상까지 700m밖에 남겨두지 않았지만 올바른 결정이다. 정 국장님도 동의한다. 다시 산성터로 되돌아와서 여기가 정상이라 생각하자고 의기를 투합하고 막걸리를 꺼내 놓는다. 빤히 올려다 보이는 천사 고스락을 안주삼아 흥을 돋운다.
하산길은 비박꾼과 우리들이 만들어 놓은 길을 되걸으므로 한결 수월하다. 풍광이 좋은 눈밭에 배낭을 내려놓고 인증샷을 마구 눌러댄다. 나는 먼저 달려 내려가 갈림길에 도착한다. 오른쪽 정상으로 향하는 길을 선택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궁금증과 아쉬움을 뒤로하고 하산을 서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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