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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행/100대명산

100대 명산(008) 지리산 뱀사골/삼정산 산행기(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

 

8-4. 지리 뱀사골/삼정산 산행기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

 

 

 

 

 

 

1. 개 요

   □ 구 간 : 뱀사골과 삼정산 4암자 산행

       -제1소구간 : 뱀사골(9.2)→화개재(4.2)→연하천

       -제2소구간 : 연하천→삼각고지→삼정산→삼불사

 

 

2. 일 시 : 2008.8.30∼8.31(1박2일)

 

 

3. 교통편

   ▷ 8/30  부산서부터미널(시외버스 08:10)→남원(시외버스11:40)→반선

   ▷ 8/31  마천(시내버스16:30)→함양(시외버스18:30)→부산 서부터미널

 

 

4. 참석자 : 전진수

 

 

5. 숙 박

   ▷ 8/30  연하천 산장 비박

 

 

6. 산 행

   여름이 가기 전에 지리를 찾고픈 마음에 이리저리 코스를 정하던 중 삼정산 7암자를 알게 되었다. 그래서 여름의 마지막 산행으로 이 코스를 걸어보기로 하였다. 그러나 예상처럼 길을 쉽게 찾지 못하고 고생하다가 7암자 중 4암자만을 걷는 해프닝을 남기게 되었다.


 

   <첫째 날>

 

   뱀사골 코스는 4년전 인가 아들과 함께 화개재에서 내려서 본 일이 있는 코스이다. 그때는 눈이 많이 쌓인 겨울날이었다. 오랜만에 찾은 뱀사골 입구는 낯설다. 들머리에 멋지게 지어진 뱀사골 탐방안내소로 들어가 수통을 채우고 바로 산행을 시작한다. 계획보다 1시간이 지체되었다. 탐방 안내소를 지나 15분 정도를 걸은 후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왼편으로 흐르는 계곡은 물이 많아서인지 소리가 굉장하다.

 

   -13:18 화개재로 출발

             지금 출발하면 7시가 조금 지나 연하천에 도착할 것 같다. 화개재에 올라서면 많이 걸어본 지리 주능선 길이라서 걸음에 여유가 생길 것이다. 벌써 하산하는 등산객이 많다.

 

 

 

 

 

 

 

 

 

 

 

 

   -15:12 간장소 도착

             계곡을 따라 걷기도 하고 그것을 가로 지르기도 한다. 등산로는 잘 가꾸어져있다. 산길을 걷다가 계곡으로 내려서서 도시락을 먹고 과일을 먹으며 여유를 부려본다. 많은 소를 지나지만 안내판이 없는 곳은 이름을 알 수 없고 처음으로 병소를 만나고 병풍소를 지나 간장소에 도착한다. 늦여름 매미소리와 물 흐르는 소리가 그치지를 않는다. 올라갈수록 하산하는 등산객이 많이 보인다.


 

 

 

 

 

 

 

 

 

 

 

 

 

 

 

 

 


   -16:53 화개재 도착

             계곡은 끊길 줄을 모르다가 무명폭 몇 곳을 지나고 옛 뱀사골대피소를 목전에 두고는 순간 적막감이 든다. 물소리도 들리지 않고 세상이 쥐죽은 듯 조용해진다. 이미 물소리에 익숙해진 귀는 의아심을 가질 정도다. 다시 계곡으로 내려서서 긴 휴식을 갖는다. 등산복도 빨아 입고, 계곡물로 수통을 채운다. 4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니 컴컴해지기 전에 연하천 산장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담배를 하나 피워 물고 하늘을 쳐다본다. 편안하다. 철거된 뱀사골 산장 대신 대피소 건물이 새로 들어섰고 주변은 식생보호구역 인 듯하다. 대피소 앞 벤치에서 잠시 쉰 다음 나무계단을 잠시 오르니 화개재이다.

 

 

 

 

 

 


   -17:36 능선에서의 첫 휴식

             여러 번을 걸어 본 길이지만 주능선 길은 여전히 낯설다. 그래서 같은 산을 계속 또 오르는지도 모르겠다. 곰이 출현했다는 플랭카드가 붙은 곳을 지나고 많은 등산객들과 마주친다. 토끼봉을 지나 배낭을 내려놓는다.


 

 

 

 

 

 

 

 

 

 

 

 

 

    -19:03 연하천 산장 도착

             예정된 시간에 맞추어 산장에 도착한다. 이미 많은 이들이 밥을 지으랴 담소를 나누랴 시끄럽다. 연하천산장도 새롭게 단장 한 듯하다. 벤치 한 쪽에 자리 잡고 식사 준비를 한다. 하나 둘 별이 떠오른다. 식사를 끝내고 취사장 앞에 비박 준비를 하는데 공단 직원이 오더니 점잖게 한 마디 한다. 미안하다고 하니 아침 일찍 걷어 달라고 한다. 별은 점점 많아진다. 등산을 시작하고 처음 지리종주를 하며 연하천에서 잘 때 새벽에 보았던 별빛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지금도 그때와 다르지 않겠지만 감흥은 다르다. 비비쌕에 누워 별빛을 바라보는 기분을 어떻게 설명하랴? 나 말고도 두 명이 비박을 하고 있다. 다음날 5시가 조금 지나 눈을 뜬다. 시끄러운 젊은 등산객들 때문에 두어 차례 깬 것 말고는 잘잤다.

 

 

 

 

 

 

 

 

 

   <둘째 날>

 

   어제 저녁과 마찬가지로 햄김치찌게를 끓여 아침식사를 하고 서둘러 배낭을 짊어진다. 산장 오른편으로 천왕봉이 살짝 드러나고 그 너머로 해가 떠오른다. 취사를 같이 했던 산님에게 인사를 하고 06:35에 연하천을 출발한다.

     

 

 

 

 

   -06:47 갈림길(음정/천왕봉) 도착

             10여 분을 걸으니 삼각고지이다. 이곳에서 오늘 가려는 길과 천왕봉 가는 길로 갈라진다. 첫 번째 암자인 도솔암 가는 길은 왼쪽 음정마을 가는 길이다. 7암자 종주를 위해 길을 찾느라 애를 먹고 완주하지도 못하는 사태가 잠시 후 벌어지리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왼편 길로 접어든다.


   -08:01 전망바위 도착

             조릿대를 따라 20여 분 걸으니 갈림길이 나타난다. 그런데 능선 직진 길은 탐방로가 아니라는 안내판이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오른쪽 길로 내려서다가 어제 밤에 연하천에서 어느 등산객이 알려준 것이 생각나서 다시 올라선다. 그리고는 밧줄을 넘는다. 산죽은 더욱 키가 커지고 길조차도 희미하다. 긴 팔을 입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산행기에서 읽은 전망바위가 나타난다. 서쪽 지리산 주능선과 반야봉이 또렷이 조망된다. 멀리 운해가 또한 장관이다.

 

 

 

 

 

 

 

 

 

 

 

 

 

 

 


   -08:30 갈림길 도착

             전망바위에서 잠시 걸으니 반갑기 그지없는 안내판이 나타난다. 도솔암을 가리키는 표지판이다. 도솔암 까지만 잘 찾아 가면 7암자 종주를 무사히 마칠 것이란 생각을 했기 때문에 자신감이 생긴다. 그러나 이런 나의 생각은 정확히 24분 후에 산산이 깨어지고 만다. 24분 후에 나타난 갈림길에서 지도를 잘못 봐서 고생의 서곡을 울리기 때문이다.

   백두대간 길에 자주 만나 익숙해진 밤도깨비님의 시그널을 지나 도착한 갈림길에는 조그만 안내판이 있는데 왼쪽 길은 알 수가 없고 오른쪽은 마천으로 가는 길이다. 몇 번을 망설이다가 오른쪽 길로 들어선다. 그러나 나중에 알고 보니 도솔암은 왼쪽 5분 거리에 있었다.

 

 

 

 

 

 

 

 

 

 

 

   -09:15 벽소령 작전도로 도착

             희미해진 길을 따라 숲을 헤치고 내려서니 벽소령 가는 길이 나타난다. 마치 등산객 한 분이 올라오시기에 길을 물으니 음정마을까지 내려가면 영원사 가는 길이 나타난단다. 이리저리 궁리를 한다. 가야하나? 포기하나? 길옆에 계곡수가 떨어진다. 옷을 빨아 입고 수통을 채우니 힘이 솟는다. 지도를 펴들고 시간을 가늠해 본다. 시간상으로는 가능하다. 숫타니파라 중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글이 생각난다. 가자! 나도 가자! 힘을 내어 임도를 따라 20여 분을 걸으니 음정 들머리이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숲속에서 묶여 있지 않은 사슴이 먹이를 찾아 여기저기 다니듯이

    지혜로운 이는 독립과 자유를 찾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탐내지 말고, 속이지 말며, 갈망하지 말고 남의 덕을 가리지 말고

    혼탁과 미혹을 버리고 세상의 온갖 애착에서 벗어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물속의 고기가 그물을 찢듯이 한번 불타버린 곳에는 다시 불이 붙지 않듯이

    모든 번뇌의 매듭을 끊어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탐욕과 혐오와 헤맴을 버리고 속박을 끊어 목숨을 잃어도 두려워하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10:06 영원사 들머리 도착

             마을로 들어서서 길을 따르는데 택시 한 대가 멈추더니 기사님이 영원사 가는 길을 자세히 알려준다. 마을을 가로질러 걸으니 영원사까지 4㎞라는 이정목이 나타난다.

 

 

 

 

 

 


   -11:28 영원사 도착

             영원사 가는 길은 장난이 아니다. 시멘트로 포장된 된비알 길이다. 중간에 두 번을 쉬어 간다. 한번은 아예 매트리스를 깔고 누워서 쉰다. 반대편에서 수염이 긴 어르신이 오신다. 영원사까지 15분 정도 남았단다. 이제는 내리막길이다. 그리고는 이내 커다란 영원사 표지석이 나타난다. 바로 앞에 입산을 금지 한다는 안내판이 보이는데 아마 그곳이 도솔암에서 넘어오는 길인 듯하다.  

   영원사에 도착하니 7암자 종주를 완주한 듯 기분이 좋다. 수통을 채우고 보살님께 상무주암 넘어가는 길을 물어 갈 채비를 갖추는데 남녀 두 산객이 올라온다. 그분들도 연하천에서 도솔암을 거쳐 영원사에 당도하는 길이란다. 나보다 2시간이나 늦게 출발하였다는데 같은 시간에 도착한 것이다. 그러니 나는 여기까지 오기에 얼마나 기나긴 길을 돌아 온 것인가?

 

   

 

 

   

 

   

 

 

 

 


 

   -13:13 삼정산(해발1182m) 도착

             영원사에서 상무주암으로 오르는 입구에는 출입금지라는 표지판이 있다. 도마마을까지 4㎞인데 똑같은 표지판이 있는 날머리를 지나게 될 줄은 생각도 못한 채 안부에 도착하여 그 분들과 같이 커피와 간식을 먹으며 쉰다. 남자 분은 7암자 종주를 몇 차례나 한 분이다. 어제는 명선봉에서 비박을 하였다고 한다.

   한참을 쉰 후 1㎞가 남았음을 알리는 이정목을 지나 능선을 따라 걸으니 삼정산과 상무주암으로 갈라지는 갈림길이 나타난다. 정상으로 향한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많은 단체 등산객들이 보인다. 조망이 확 트이며 지리산 주능선이 멋지게 펼쳐진다. 헬리포터를 지나 삼정산 정상에 도착한다. 작은 정상석이 댕그라니 있을 뿐 잡목에 가려 조망은 좋지 않다.


 

 

   

 

 

 

   -13:24 상무주암 도착


 

 

 

 

 

 

 

   -13:51 문수암 도착

             문수암에 도착하니 스님이 녹차를 한 잔 주신다. 영원사에서 만난 두 등산객은 라면을 끓이고 있다. 난 실상사까지의 종주를 위해 행동식으로 해결하며 걸어왔다. 내가 먼저 출발하려하니 삼불사에서 약수암으로 가는 길을 자세히 설명해 주신다. 스님이 나서신다. 인연이 닿으면 약수암에 닿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지나치게 될 것이니 너무 신경 쓰지 말고 그냥 걸으라 하신다. 지당하신 말씀이다.

 

 

 

 

 

 


   -14:23 삼불사 도착

             개 짖는 소리가 요란한 삼불사에 도착하니 마치 비구니 스님이 약수터에 계시다. 약수암 가는 길을 물으니 문수암에서 알려준 길은 험하다고 도마마을로 내려가서 다시 약수암으로 올라가란다. 그렇게 하기로 한다. 그러나 이 결정이 7암자 종주의 실패가 될 것이란 생각은 하지도 못한 채 이끼가 예쁜 돌계단을 내려선다. 

 

 

 

 


 

   -14:45 갈림길(삼불사/문수암/마천) 통과

 

   -15:44 도마마을 도착

             도마마을에 도착하여 약수암 가는 길을 물어 이리저리 찾아보나 알 수가 없다. 문수암 스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오늘 내게 7암자 종주는 인연이 닿지 않는 듯하다. 다음에 다시 걷기로 하고 오늘 산행을 마무리 한다.

 

 

 

 

 

 

 

 

   오늘 7암자 종주는 도솔암, 약수암과 실상사를 훗날로 남긴 채 끝났다. 처음에 도솔암 가는 길을 놓치고 삼불사에서 약수암으로 넘어가는 능선을 포기한 결과이다. 인연이 닿으면 다시 7암자를 찾게 될 것이다. 마천에서 버스를 타고서야 아주 가까운 곳에 실상사가 있음을 알았다.

 

 

 

 

 

 

 

 


7. 식 단

   ▷ 8/30  점심(도시락), 저녁(햄김치찌게)

   ▷ 8/31  아침(햄김치찌게), 점심(행동식)


 

8. 물 구하기 : 뱀사골 탐방안내소, 계곡수, 연하천, 영원사, 문수암


 

9. 준비물

   비비쌕, 매트리스, 침낭, 윈드자켓, 버너, 코펠, 수통, 헤드랜턴, 선글라스, 디지털카메라, 모자, 여벌옷(양말2, 집티2,

   7부바지), 스틱, 장갑, 휴지, 락앤락통, 쌀2인분, 도시락, 찌게거리, 김치, 반찬, 막걸리, 행동식(과일, 커피, 초콜릿,

   견과류), 스포츠드링크, 비상약키트, 지도/자료


 

10. 비 용 : 49,600원

   ▷ 교통비 : 34,700원

   ▷ 식품비 및 제비용 : 14,900원


 

11. 기타사항

   ▷ 마천에서 백무동↔인월↔함양 버스 07:15~20:00

   ▷ 남원→뱀사골 07:30, 08:50, 10:41, 11:40.................18:30, 20:00

   ▷ 남원→부산(직통)  09:00, 11:30, 14:30, 17:30 / 인월→부산........ 15:50, 1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