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팔봉산 산행기
(처음으로 아들과 함께 걸은 100대 명산)
1. 개 요
□ 구 간 :
-제1소구간 : 팔봉교→팔봉산(4.2㎞)
2. 일 시 : 2008.6.6~6.7(1박2일)
3. 참가자 : 전진수
4. 교통편
▷ 6/6 상봉(시외버스 09:10)→춘천(택시)→남춘천역(시내버스1번12:10)→어포유리
▷ 6/7 어포유리(시내버스1번10:20)→남춘천(무궁화호12:05)→청량리
5. 숙 박
▷ 6/6 팔봉산장 민박
6. 산 행
연휴라서 경춘 도로가 많이 막혀 30분 늦게 춘천에 도착하니 팔봉산행 버스가 한참 뒤에나 있다 고 한다. 할 수 없이 택시를 타고 남춘천역으로 가서 시내버스로 갈아타고 35분을 달려 팔봉산유원지와 가까운 어포유리에 도착한다. 10여 분을 걸어가니 유원지 입간판이 보이고 주차장에는 관광버스가 줄지어있다.
점심식사로 막국수를 먹는데 현준이가 엄청 맛나다며 잘 먹는다. 나랑 식성이 비슷해서 면 종류를 즐긴다. 팔봉교를 지나 들머리에 도착하여 입장료 2500원을 지불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이때부터 아들은 하산하여 낚시를 하자고 한다. 그나마 따라 나선 것이 기특하여 그러마하고 머릿속에서 산행계획을 일부 수정한다. 초등학교 때는 산에 가자면 잘 따라 나서더니 이젠 아니다. 그만큼 성장했다는 증거이니 그리 섭섭할 것은 없다.
내일 오르기로 한 공작산은 나중에 혼자 올라야 할 것이다. 아들의 등산화 끈을 쪼매주고 장갑을 끼워준다. 산을 오르기에는 늦은 시간이라서 올라가는 등산객보다 내려서는 분들이 더 많이 보인다. 팔봉산 아래로 굽이 흐르는 홍천강에는 때 이른 많은 피서객과 낚시꾼들이 초여름을 즐기고 있다. 1급수인 강물은 깨끗하다. 그러한 강물을 보니 나 역시 발을 담그고 파리 낚시라도 하고픈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하산하여 이 근처에 민박을 구해야겠다.
-13:40 제1봉을 향해 출발
매표소를 통과 하자마자 1봉 가는 길과 홍천강으로 내려서는 길로 갈라진다. 우리는 직진하여 제1봉을 향한다.
-14:09 제1봉 도착
생각보다 아들이 잘 걷는다. 오름을 시작해서 얼마 안 되어 더운지 자켓을 벗어 배낭에 넣는다. 정말 오랜만에 같이 하는 산행이다. 1봉으로 오르는 길은 쉬운 길과 어려운 길이 있는데 밧줄구간이 있는 어려운 길로 가자고 한다.
오르는 중간중간 조망터와 쉼터가 나타난다. 멀리 보이는 봉우리와 홍천강이 마음에 드는지 아들이 직접 셔터를 눌러댄다. 30분정도 올라 드디어 1봉 고스락에 선다. 산행기에서 봤던 낯익은 정상석이 눈에 들어온다.
1봉에서 내려서니 갈림길이다. 2봉으로 오르는 길과 2봉을 우회하여 3봉으로 가는 길이다. 우리는 당연히 2봉으로 향한다. 어느 만큼을 올라 1봉을 뒤돌아보니 홍천강과 함께한 그 자태가 멋지다. 아들은 여전히 힘들어 하는 기색 없이 잘 걷는다. 오름 구간에서는 아들을 앞세우고 내림 구간에서는 내가 먼저 내려서며 아들을 지켜본다.
팔봉산은 홍천군에서 안전장치를 잘 해놓았다. 밧줄과 발판, 철사다리 등.... 그렇지만 그만큼 자연스러운 팔봉산은 대가를 치루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14:30 제2봉 도착
2봉 직전에 서니 건축물이 하나 보인다. ‘삼부인당’ 당집이다. 이씨, 김씨, 홍씨 삼부인 신을 모시는 곳이란다. 2봉에 서니 건너편 3봉 고스락이 뚜렷이 조망된다.
2봉은 높이로는 8개 봉우리 중 가장 높은 해발 327.4m이다. 그래서 2봉을 팔봉산 정상으로 간주한다. 홍천군 홈페이지 안내사이트에도 정상으로 표시되어 있다. 그러나 팔봉산의 주봉은 3봉이다.
-14:42 팔봉산(제3봉, 해발302m) 도착
2봉에서 내려서니 갈림길이다. 3봉으로 향하는 길과 하산 길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있다.
아들은 자신감이 붙은 듯 더 잘 걷는다. 철 계단을 오르니 곧 3봉이 모습을 나타낸다. 주봉임을 자랑하듯 앞 봉우리의 정상석과는 달리 팔봉산이라 적혀있다. 굽이쳐 흐르는 홍천강이 잘 조망된다. 홍천에는 8경이 있다하는데 팔봉산도 그 중 하나이다.
-15:04 제4봉 도착
4봉으로 오르는 암봉은 많은 등산객으로 정체되어 있다. 우리는 오른편으로 우회하여 4봉에 오른다. 정상적인 루트로 오르면 해산굴이라는 작은 굴을 통과하여야 하는데 배낭을 메고는 통과 할 수 없을 정도의 작은 굴이다. 그곳을 통과하는 이들을 바라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현준이도 그 곳을 빠져나오려 애쓰는 이들을 보며 즐거워한다.
-15:12 제5봉 도착
4봉을 내려서니 이정표가 보이고 5봉으로 오르는 길 역시 철 계단이다. 오름과 내림의 연속이다. 5봉에도 먼저 도착한 많은 등산객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시끌벅적하다. 우리는 나중에 올라오는 분들을 위해 사진을 하나 남기고는 바로 내려선다. 이제 6,7,8봉 만을 남기고 있다. 이때쯤이면 아들이 힘들다고 할만도 한데 아직 거뜬해 보인다. 별로 땀도 흘리지 않는다.
-15:30 제6봉 도착
철계단은 계속 이어진다. 암봉은 화강암이 아닌 듯 매우 미끄럽다. 6봉 아래는 돌탑이 있는 넓은 공터이다. 현준이도 돌을 쌓기에 여념이 없다. 우리는 여기서 두 번째 휴식을 가지며 과일을 먹는다. 3봉에서부터 앞서거니 뒤서거니 같이 걷고 있는 단체 산행객과 초입에서 만난 청바지와 운동화 차림의 젊은이 세 명도 함께 쉬어간다.
-15:58 제7봉 도착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7봉을 향한다. 처음부터 만만치 않은 코스이다. 이제 완전히 자신감이 붙은 아들은 단숨에 오른다. 앞서 지나온 여섯 봉우리보다 풍광과 소나무의 자태가 더 멋지다.
-16:14 갈림길(7봉/8봉/하산길) 도착
하산 길에 마주하는 8봉은 앞 봉우리와는 달리 멀리 떨어져있다. 갈림길에 도착하니 8봉이 가장 위험하므로 노약자나 초보자는 등산을 금한다는 경고판도 보인다. 지금까지는 잘 걸었지만 아들이 오르기에는 벅차 보이기도 한다. 아들에게 물으니 다리가 아프단다. 2시간 반 정도를 밧줄을 잡고 오르내렸으니 그럴 만도 하다.
마지막 봉우리를 포기하기로 한다. 대신 아들은 홍천강에서 낚시를 하고 여기에서 민박을 구하자고 그런다. 여기에서 자면 내일 공작산 산행이 어려울 것 같아 내려가서 버스 시간을 알아본 후에 결정하기로 하고 하산을 서두른다. 나로서는 아쉬움이 크지만 그래도 아들이 대견하다.
-16:35 홍천강 도착
하산 길은 쉽다. 그리고 방태산에서 보았던 습지식물도 많이 보인다. 아들이 뒤따라 내려서면서 다리가 아프단다. 보니 약간의 찰과상을 입었다. 약을 발라주고 밴드를 붙여준다. 비록 마지막 봉우리를 오르지 못한 아쉬움이 있기는 하지만 어느 산 못지 않게 난코스였던 산행을 무사히 마쳤다. 우리는 강을 건너기로 한다. 등산화 대신 샌들과 슬리퍼로 갈아 신고 강을 건너 들머리인 매표소 앞에 있는 팔봉 산장에 투숙하고 저녁 지어먹을 준비물과 낚싯대를 챙겨서 강가로 나갔다.
어제 낚시를 하며 강가에서 저녁을 지어먹고 들어와서는 둘 다 곯아떨어졌다. 아들은 피곤한지 일어날 기미가 없다. 나 혼자 등산복을 갖추어 입고 8봉을 오르기 위해 민박을 나선다.
매표소를 지나 어제 날머리로 가서 어제 내려섰던 길로 다시 오르기 시작한다. 안개가 무척 짙다.
8봉으로 오르는 길은 역시 쉽지 않다. 밧줄을 잡고 10여 분을 오르니 8봉 고스락이다. 마주 보이는 7봉은 안개에 갇혀 정상부만 희미하게 보인다. 정상에서 5분 정도를 머문 다음에 하산을 시작한다.
하산 길도 마찬가지로 밧줄이 길게 메어져있다. 암벽은 없지만 미끄럼에 주의하며 40여분 만에 8봉 등반을 마치고 홍천강가 날머리에 도착한다.
팔봉산을 이틀에 걸쳐 산행을 한 셈이다. 날머리에서 매표소로 되돌아오는 길은 참으로 운치가 있다. 절벽에 발판과 밧줄을 매어 놓았고 출렁다리도 보인다. 부지런한 낚시꾼들은 벌써 강물에 들어가 있다.
핸드폰을 보니 3호기에 문제가 생겨서 발전 정지를 하였다는 문자가 와있다. 결론적으로 어제 이곳에 머물기를 잘했다는 생각과 지금 아들을 깨어서는 서울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교차한다.
7. 식 단
▷ 6/6 점심(매식), 저녁(카레라이스/자장밥, 햄김치찌게)
▷ 6/7 아침(라면밥)
8. 물 구하기 : 팔봉산유원지, 민박집
9. 준비물
윈드자켓, 가스버너/코펠, 모자, 헤드랜턴/랜턴, 선글라스, 스틱, 수통2, 여벌옷, 장갑, 디지털카메라, 슬리퍼,
휴지, 락엔락통, 쌀4인분, 라면2, 카레/자장 각1, 김치, 행동식, 비상약키트, 지도/자료
10. 비 용 : 83,800원
▷ 교통비 : 28,200원
▷ 숙박비 : 30,000원
▷ 입장료, 식품비 및 제비용 : 25,600원
11. 기타사항
▷ 남춘천에서 팔봉산행 시내버스 한 시간 간격(춘천 터미널에서는 자주 없음)
▷ 홍천→팔봉산 09:30(11:00), 15:30(17:00), 18:40(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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