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산행/100대명산

100대 명산(046) 황석산 종주 산행기(어느 산보다 조망이 멋진 산을 오르다)

 

46. 황석산 종주 산행기

(어느 산보다 조망이 멋진 산을 오르다)

 

 

 


1. 개 요

   □ 구 간 : 기백산/금원산/거망산/황덕산 종주

       -접속구간  : 사평→은신암 입구(1.5㎞), 우전마을→거연정(1.5㎞)

       -제1소구간 : 일주문→기백산→금원산→수망령→사평(10.8㎞)

       -제2소구간 : 은신치→거망산→황석산→우전마을(14.3㎞)


 

2. 일 시 : 2007.9.29~9.30(1박2일)

 

 

3. 참석자 : 전진수


 

4. 교통편

   ▷ 9/29  부산서부(시외버스 07:00)→함양(군내버스 09:30)→안의(군내버스10:30)→용추사

   ▷ 9/30  우전(군내버스17:15)→함양(시외버스18:30)→부산

   

5. 산 행

 

   <첫째 날>

 

   황석산 종주와 별유산, 매화산을 이틀 동안 걷는다는 계획 자체가 무리한 산행계획이었다. 안의를 경유하여 용추사 정류장에 도착하니 10:44이다. 이 버스 덕분에 접속구간 2㎞를 걷지 않아도 되었으나 일주문에서 기백산 정상까지 4.3㎞라는 이정표를 보고 오늘 목적지까지 가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예감이 든다.    들머리에는 옛 장수사 조계문(흔히 용추사 일주문이라 부름)이 멋진 모습으로 반긴다. 다른 사찰에서 보아 온 일주문과는 모양이 조금 다르다. 용추사에서 수통을 채워야 하나 계곡물을 마실 요령으로 일주문 뒤 들머리로 바로 들어선다. 등산객은 많이 보이지 않는다. 머나먼 여정이 될 것이다.

 

    -10:52 기백산을 향하여 출발

 

    -11:52 계곡 지류에서 휴식

             산죽 사이로 잘 닦여진 등산로를 따라 1시간 정도 고도를 높이니 계곡 지류이다. 지천에 도토리가 뒹굴고 그걸 줍는 산객 몇 분을 지나친다. 계곡에서 휴식을 취하던 4명의 산님이 나보고도 쉬어가라 하신다. 그래서 수통도 채울 겸 배낭을 내려놓고 땀을 식힌다. 여름을 지나선 계곡은 조금은 을씨년스럽게 보인다. 물은 맑고 차갑다.

 

 

 

 

 

   -13:02 기백산(해발1331m) 도착

             휴식 후 이내 능선으로 올라서고 40여 분을 걸으니 기백산 정상이다. 사방으로 안개와 운무가 장관이다. 맞은편 거망산과 황석산 고스락은 구름 뒤에 숨어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장쾌한 능선만이 시야에 들어온다. 꽤 넓은 정상에는 돌탑과 정상석 그리고 정상을 알리는 철제 표지판과 조망 안내판이 있다. 바로 가까이에 누륵암(책바위)과 가야 할 능선이 펼쳐진다. 몇몇 등산객이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나도 자리를 잡고 도시락을 먹는다. 그리고 버너를 지펴 핫초코도 한 잔 끓여 마신다.

 

 

 

 

 

 

 

 

 


   -15:13 금원산(해발1352.5m) 도착

             누륵암과 작은 누륵암을 우회하고 몇 군데 갈림길을 지나 금원산에 도착한다. 직전에 금원산으로 착각하기 쉬운 암봉을 지났다. 정상에 머무는데 광주 광산구청 산악회 여섯 분이 도착한다.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이야기를 나눈다.

   금원산 직전에 샘터가 있었는데 그곳을 지나치는 바람에 물이 모자라서 더 진행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 분들은 수망령에서 하산을 한다는데 나 역시 그래야 할 것 같다. 정상에는 거창군에서 새로 세운 커다란 정상석이 있는데 전에 함양군에서 세운 정상석은 깨어져서 반쯤이 없어진 흉측한 모습으로 서있다.

 

 

 

 

 

 

 

 

   -16:14 수망령 도착

             정상에서 내려와 10여 분을 걷다 보니 배낭에 걸쳐 둔 재킷이 없다. 다시 뛰어 올라간다. 뒤따라오던 분이 재킷을 건네준다. 몇 번을 감사하다고 말하고 먼저 내려오는데 이번에는 그분들을 태운 타이탄 트럭이 내 앞에서 멈춰 선다. 두 번씩이나 신세를 진다. 휴양림을 지나 사평 마을에 도착하여 도토리묵과 동동주를 대접하고 야영 준비를 하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텐트 치는 것을 포기하고 주인어른께 평상에서 잘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

   용추계곡의 물소리가 엄청 크다. 비는 그치는 듯하다. 저녁을 지어 먹고 내일 점심 도시락까지 챙기고는 계곡을 따라 산책을 한다. 어둠이 모든 것을 삼키고 물소리만 웅장하다. 30여 분을 걸은 뒤 평상 위 침낭 속으로 파고드니 추위는 느껴지지 않는다. 별을 볼 수 없는 안타까움에 동동주를 두어 잔 마시고 이내 꿈나라로 들어간다. 새벽4시경 한 번 깼을 뿐 6시까지 달콤한 잠을 잔 것 같다.

 

 

 

 

 

 

 

 

 

 

 

 

 


   <둘째 날>

 

   오늘은 황석산까지만 가기로 맘을 먹은지라 잠자리에서 게으름을 피워본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가 오늘 산행의 고생을 알리는 서막이란 것을 나중에야 깨닫는다. 그런데 들머리를 어디로 할 것인가로 고민에 빠진다. 어제 산행을 마친 수망령까지 아마 한 시간은 족히 걸릴 것 같다. 그래서 지도를 펼쳐들고 이리저리 궁리한 끝에 은신치로 오르는 길을 들머리로 결정한다.

   아침을 먹고 배낭을 다시 꾸려 주인어른들께 인사를 하고 07:30에 산장을 나선다. 어제 타이탄을 타고 내려 선 길을 다시 걸어 올라간다.

 

   -08:17 은신암 입구에서 출발

             은신암으로 오르는 들머리는 데크로 잘 꾸며져 있다. 어제 기백산을 오를 때는 도수골 계곡으로 올랐고 오늘은 은신골 계곡으로 오른다. 종주 중에 수망령에서 은신치 까지는 스킵하는 모양새가 되었다.

    -08:57 은신암 갈림길 도착

             은신골 역시 수량이 풍부하고 계곡이 깊다. 진행 방향으로 오른쪽에 은신암 이라는 이정목이 나타났지만 들르지 않고 계곡물을 수통에 채운 후에 곧바로 진행한다.

 

 

 

 

 

 

   -09:41  은신치 도착

             은신치는 좁은 공터로 잡목이 우거져 있다. 휴양림/큰목재/거망산/서상방면 갈림길이기도 하다. 배낭을 내려놓고 휴식을 취한 후에 약 10리를 앞둔 거망산으로 향한다. 엊저녁 내린 비에 아직 채 마르지 않은 수풀이 등산화를 적시고 성가시게 한다.

 

   -10:48  거망산 직전 갈림길 도착

             은신치 부터는 억새밭과 잡목이 이어진다. 오버트라우저 입기를 잘했다. 멀리 보이는 운무에 드러나는 산군은 멋지다. 지리산도 조망된다. 누렇게 변해가는 억새 또한 장관이다.

 

 

 

 

 

 

 

 

 

 

 

 

   -11:06 거망산(해발1184m) 도착

             운무와 멋진 조망에 취해 등산화가 젖는 줄도 모르고 걸어 드디어 오늘 산행의 첫 번째 봉우리이며 종주 세 번째 정상인 거망산에 도착한다.

 

 

 

 

 

 

  

 

 

   정상에서 내려서니 왼쪽으로 지장골, 오른쪽으로는 거망샘 가는 갈림길인데 이곳 역시 억새가 장관이다. 사방으로 탁 트인 조망이 마음마저 시원하게 한다. 멀리 지리산, 남덕유산 그리고 가야산까지 조망된다. 운무에 가려있지만 그 모습은 또렷하다.

 

 

   -13:15 북봉을 오르다

             진행 중에 갈림길 이정목이 나타나는데 반대편에서 거망산을 오를 시 두 갈래 길이다. 나는 말하자면 우회하여 온 샘이다. 그 갈림길에서 두 분 등산객을 만났는데 전망바위에 올라가서 조망을 보라 하신다. 지리산과 남덕유가 깨끗하게 조망된다. 황석산도 가까이 보인다. 앞쪽 봉우리가 북봉인데 둘 다 암릉이다. 어제와 오늘 오전에 올랐던 세 봉우리와는 모습이 완연히 다르다.

   북봉 앞에 다다르니 우회길이 있고 대부분의 등산객이 그 길을 이용한다. 나는 암봉을 오르기로 한다. 오르는 도중에 전망바위에서 만났던 두 분이 도착하신다. 내가 먼저 오르기 시작하는데 중간쯤 올랐을 때 도저히 배낭을 맨 채로 오르기 어려운 구간이 나타난다. 포기하려 하여도 올라온 길을 다시 내려가기도 만만치 않아서 담배를 한 대 피우며 그 두 분이 도착하기를 기다린다.

   이곳에서는 지리산 천왕봉이 손에 잡힐 듯 조망되고 멀리 덕유산 능선과 가야산이 뚜렷이 제 모습을 보여준다. 멋진 곳이다. 우회하는 길로 갔으면 놓칠 뻔 했던 풍광이다. 두 분이 도착하여 난코스를 오를 방법을 상의한다. 한 분이 맨손으로 올라가서 우리 배낭을 받아주기로 한다. 아래쪽은 천길 낭떠러지기다. 산을 다니면서 이렇게 두려움을 느껴보기도 흔치 않으리라. 일본 북알프스 다이키렛토를 걸을 때도 이런 두려움은 들지 않았다.

 

 

 

 

 

 

 

 

 

   많은 이들이 내게 묻는다. 혼자 산에 가면 무섭거나 심심하지 않으냐고? 늘 똑같은 대답을 한다. 절대 무섭지 않고 산에 가면 혼자가 아니라고...... 그런데 오늘 만큼은 북봉 난코스를 넘으며 산이 무섭다는 생각을 한다. 서울서 오셨다는 두 분이 안계셨다면 난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 새삼 그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든다.

 

   -13:59 황석산성 도착

             무사히 북봉을 넘어 황석산 정상 아래쪽 산성에 도착한다. 여기에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몇 팀이 식사를 하고 계시다. 도시락을 먹고는 그 두 분이 내려오기를 기다린다. 곧 그 분들이 도착하고 동동주를 나누어 마시며 이런저런 산 이야기를 한다. 그 분들은 거망샘에서 야영을 하셨다는데 수망령에서 은신치까지 잡목에 시달렸다는 이야기를 해 주신다. 대화중에 일본 북알프스 이야기가 나왔고 한 분이 이메일 주소를 주시며 내 산행기를 보내 달라 하신다.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하고 메모지를 지갑에 챙겨 넣는다. 그리고 이번 산행의 마지막 봉우리이며 100대 명산인 황석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14:40 황석산 정상(해발1190m) 도착

             황석산 오르는 길은 위험하니 우회하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북봉에서의 두려움이 다시 떠올라 배낭을 벗어 놓은 채 우회하여 밧줄을 잡고 정상에 오른다. 정상에는 앞에서 올랐던 세 산과 비교 할 때 초라하기 그지없는 정상석이 있을 뿐이다. 암봉으로 올라 온 그 두 분이 도착한다.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인사를 나눈 뒤 내가 먼저 봉우리를 내려선다. 나도 저 분들처럼 마음이 맞는 친구와 둘이 산행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16:17 우전마을 도착

             정상에서 내려와 갈림길에서 길을 물으니 오른편 길을 알려준다. 그런데 그 길을 따라 내려오니 유동마을이 아닌 우전마을이다. 반대편 시구목골을 따라 내려선 것이다. 날머리를 지나 마을을 통과하고 버스 정류장까지 와서야 우전마을 이란 걸 알았다. 다행히 30여분 후에 함양 가는 버스가 있단다.

   덕유산과 연계하여 겨울산행을 하려고 미루어 오다가, 무리한 계획이긴 했으나 결국은 이틀간 약 14시간을 걸어 기백산, 금원산, 거망산, 황석산 종주를 무사히 마쳤다. 봉우리마다의 특색과 조망 그리고 호쾌한 능선이 멋진 산행이었다.

 

 

   -16:50 거연정 휴게소 도착


 

 

 

 


 


7. 식 단

   ▷ 9/29  점심(도시락), 저녁(햄김치찌게)

   ▷ 9/30  아침(누릉지), 점심(도시락), 저녁(매식)


 

8. 물 구하기 : 도수골 계곡물, 사평 장수산장


 

9. 준비물

   텐트, 침낭, 매트리스, 윈드자켓/오버트라우저, 보조로프, 헤드랜턴, 수통, 코펠, 버너/가스, 여벌옷(양말1, 집티1), 컵, 스틱, 선글라스, 디지털카메라, 휴지, 장갑, 쌀(3인분), 도시락, 김치/밑반찬, 햄1, 행동식(과일, 커피, 초콜릿, 육포), 막걸리, 비상약 키트, 지도


 

10. 비 용 : 80,700원

   ▷ 교통비 : 29,800원

   ▷ 식품비 및 제비용 : 50,900원(동동주 대접 3만원 포함)


 

11. 기타사항

   ▷ 안의↔용추사 군내버스 첫차 07:30(07:50)부터 매시 30분 출발

   ▷ 안의개인택시   011-550-1006

   ▷ 장수산장 055-963-8708(주인부부의 친절함과 도토리 묵 맛 감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