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백산/태백산 종주 산행기
(하늘이 열린 날 백두대간 길을 걷다)
1. 산행일자 : 2013. 10. 3
2. 참석자 : 전진수
3. 산행코스 : 두문동재-함백산-화방재-태백산-문수봉-당골(23.5㎞)
4. 교 통
▷ 갈 때 울진(승용차 05:10)→두문동재
▷ 올 때 당골(시내버스 17:25)→태백(시외버스 18:20)→울진
5. 산행기
올해 태백산을 세 번 올랐다. 전부 지난겨울의 눈 산행이었다. 태백은 겨울 아닌 계절에 올라 본 기억이 없다. 그래서 초가을 태백산행을 결심하고 이왕이면 8년 전 걸었던 대간길을 거꾸로 걷기로 한다. 들머리를 어디로 할지 생각 중에 두문동재로 결정하고 지난겨울에 처음 걸어본 문수봉까지 걷기로 한다. 그러니 역시 두문동재까지의 이동이 가장 큰 걱정거리였으나 지인의 도움으로 아침 7시에 두문동재 들머리에 선다.
▷ 07:15 두문동재
▷ 07:38 은대봉
▷ 08:52 중함백
▷ 09:26 함백산
▷ 10:06 함백산 날머리
▷ 11:05 만항재
▷ 11:45 수리봉
▷ 12:05 화방재
▷ 12:54 사길령매표소
▷ 14:00 유일사
▷ 14:51 장군봉
▷ 14:58 태백산
▷ 15:10 부쇠봉삼거리(백두대간 갈림)
▷ 14:53 문수봉
▷ 16:08 소문수봉 직전 갈림길
▷ 16:55 당골
두문동재는 8년 전 분명 지났던 고개 이건만 전혀 기억에 남아있지 않다.
맞은편 금대봉 가는 길과 주변을 둘러보고 은대봉으로 출발한다.
안개가 밀려오더니 금방 주변을 삼켜 버린다.
안개에 갇힌 주변 고사목이 더욱 고고해 보인다.
20여분 만애 도착한 은대봉에는 앙증맞게 생긴 정상석이 나를 반긴다.
지도상에 쉼터라 표시된 곳에는 평상이 놓여있다.
비박지로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며 지나친다.
지난주 설악에서 보다 단풍이 더 짙은 듯하다.
제멋대로 자란 나무가 많이 보이는데 그 자태가 소나무 못지않다.
두어 군데 쉼터를 지났지만 지도에 표시된 샘터는 발견하지 못한다.
어느 전망바위에 배낭을 내려놓고 짧은 휴식을 한다.
안개는 걷힐 줄을 모르고 날씨마저 제법 쌀쌀하다.
함백산까지 등산객을 한 명도 못 만날 거라는 예상을 깨고 중함백에서 대간꾼 두 명을 처음 만난다.
중함백에는 정상석 대신 나무 명판이 세워져 있다.
백두대간을 걸은 이들의 표지기가 무수히 많다.
내려서는 중에 또 한 명의 산객을 만난다.
두문동재까지 왕복한다며 이것저것 질문이 많으시다.
주목군락지를 지난다.
그 자체로는 태백의 주목과 다를 바 없으나 주변 풍광과 어우러진 모습은 사뭇 다르다.
헬기장으로 올라서니 함백산 정상이 바로 코 앞이다.
정상에는 몇몇 산객이 풍광을 즐기고 있다.
이제 구름은 이리저리 몰리며 가끔씩 조망을 트이게 한다.
인증샷을 하나 남기고 아래쪽에서 휴식을 한다.
안개가 걷히면서 정상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아래쪽 체육시설도 보인다.
야생화를 디카에 담고, 사과를 하나 물어 셀카도 찍어보며 시간을 보내다가 자리를 뜬다.
많은 이들이 올라온다.
날머리에 도착하여 만항재 가는 길을 찾지 못하고 잠시 허둥댄다.
맞은편 컨테이너가 있는 길이 만항재로 가는 산길이다.
블로그에서 본 기도단을 지나니 카메라를 목에 건 이들이 많이 올라온다.
아마 야생화를 촬영하는 이들 같다.
평상이 있는 곳에서 함백산 정상을 뒤돌아보며 잠시 쉬어간다.
만항재에는 차량과 사람이 무척 많다.
매점으로 들어가 커피를 한 잔 마시고 화방재 가는 길을 묻는다.
대간을 할 적에 군 시설이 있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데 그 시설물 옆을 따르란다.
호젓한 산길이다.
가끔씩 나타나는 안내판이 백두대간 길임을 알려준다.
너무 큰 정상석이 별로 어울리지 않는 수리봉을 지나 20분 정도 내려서니 화방재이다.
만항재에서 채 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오늘 종주의 전반 부분을 마치는 순간이다.
길 건너편에 있는 주유소 매점으로 달려가 캔맥주와 사이다를 사서 도시락을 먹는다.
태백산으로 오르는 대간길은 주유소 옆 산길로 이어진다.
표지기가 몇 장 휘날리는데 귀여븐 앙마님의 것도 보인다.
사길령 매표소를 보고 비로소 8년 전에 걸었던 길임을 기억해 낸다.
매표소에는 아무도 없다.
곧 산령각에 도착하는데 어느 분이 말을 걸어온다.
천제단에서의 제를 보려면 일찍 왔어야 했단다.
오늘이 개천절이라서 아마 큰 제사가 있는 모양이다.
마음 한편에 아쉬운 생각이 잠시 머문다.
햇빛이 모두 차단된 능선길이 너무 좋다.
유일사 갈림길에서 수통도 채울 겸 오른편으로 들어선다.
길이 예쁘다.
차가운 약수를 들이켜고 수통을 채워 쉼터로 올라선다.
제가 끝났는지 많은 군인들과 등산객으로 보이지 않는 이들이 물건을 들고 내려온다.
이내 주목 군락지이다.
겨울에 보았던 것과는 많이 다르다.
마음에 드는 주목 몇 그루를 디카에 담는다.
그런데 겨울에 봤던 그것은 못 찼겠다.
장군봉을 지난다.
파란 하늘과 사방 산군들의 조화가 멋지다.
태백산에 도착하여 휘귀한 광경을 목격한다.
천제단 안에서 두 젊은 기사가 바둑을 두고 있다.
천제단 산상대국이란다.
계획한 시간인 오후 세시에 정확히 도착한다.
맞은편 문수봉과 능선이 약간 붉게 물들었다.
인증샷을 남기고 급하게 내려선다.
부쇠봉 갈림길에 도착한다.
오늘 백두대간 걸음은 여기까지다.
그러나 산행 마무리까지는 아직 6.5Km를 남기고 있다.
발걸음이 다시 급해진다.
문수봉에 저렇게 많은 돌탑이 있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마침 치악산 비로봉에 서있는 듯하다.
역시 기도를 올리는 분들이 보인다.
건너편 태백산 주봉과 뒤편 대간길에 눈길을 한 번 주고는 이내 하산을 서두른다.
소문수봉 직전 이정목 앞에서 잠시 망설인다.
500m 거리이다.
그런데 소문수봉에서 하산길이 얼마나 되는지를 몰라 왼편 길로 발걸음을 옮긴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곳으로 올랐어도 괜찮았다.
산은 제 자리에 있을 거라 위안한다.
계곡 물소리가 굉장히 크게 들린다.
지난겨울에는 얼어붙어서 몰랐는데 수량이 꽤 많다.
날머리 안내판을 지나며 9시간 40분의 산행을 마친다.
안개 때문에 약간은 신비하기까지 했던 함백산의 고사목과 주목, 두문동재, 만항재, 화방재 등 세 개의 높은 고개, 희미한 기억을 되살리며 걸은 대간 마루금, 겨울이 아닌 계절에 처음 찾은 태백산과 문수산, 멋진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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