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 덕항산 산행기
(처음부터 끝까지 된비알을 오르다)
1. 개 요
□ 구 간 : 덕항산/무건리 이끼폭포 연계산행
-제1소구간 : 무건리 이끼폭포
-제2소구간 : 골말→덕항산→지각산→자암재→선녀폭포
2. 일 시 : 2009.6.12~6.14(2박3일)
3. 교통편
▷ 6/12 신고리(승용차 18:15)→삼척
▷ 6/13 삼척(승용차 08:00)→고사리(승용차 12:00)→대야리(환선굴주차장)
▷ 6/14 대야리(승용차 09:30)→기장
4. 참석자 : 김인호, 김성훈, 전진수
5. 숙 박
▷ 6/12 궁촌꺼먹돼지(김 실장님 친구 가게)
▷ 6/13 장암재 야영
6. 산 행
여든 아홉 번째 100명산 산행은 실장님, 김 차장과 셋이서 삼척 무건리 이끼폭포와 연계하여 덕항산을 오르기로 하고 금요일 퇴근 후 삼척을 향한다. 11시쯤 실장님 친구 분이 운영하는 식당에 도착하여 맛난 고기와 소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일찍 이끼폭포를 보기위해 고사리를 향한다.
<첫째 날>
산행기를 통해 익숙한 이장님 댁 앞에 주차를 하고 차단기를 넘어 이끼폭포를 향한다. 처음 보는 감자꽃이 신기해 디카에 담는다. 폭포를 향하는 소로는 포장이 되어있다. 포장도로 끝에서 내려서라는 아주머니의 말을 잘못 알아들어 그 길을 따르다가 우리는 30분간의 알바를 경험한다. 송이버섯을 채취하는 길을 따라 잘못 내려선 것이다. 포장도로가 끝나고 간간이 차바퀴 자국이 보이는 임도를 따라 30여 분을 더 걷는다. 중간에 민가가 두 채 보였으나 전부 인기척이 없다. 길가에 주차된 트럭 주인을 찾아 길을 물어 폭포로 내려선다.
하단 폭포 옆으로 줄사다리가 있다. 그것을 오르내리기가 쉽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든다. 기왕이면 좀 더 안전한 사다리를 설치하였으면 좋았을 거란 생각을 하며 조심스레 오른다. 그리고 상단 이끼폭포를 마주한다.
상단은 하단폭포보다 훨씬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지만 신비스러움이나 고적함은 그다지 크지 않다. 아마 그동안 강우량이 많지 않았고 폭포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이 찾기 때문일 것이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이나 안개가 살짝 낀 이른 아침에 찾으면 더욱 멋질 거 같다.
내 디카로는 그 아름다움을 담기에 한계가 있으나 부지런히 셔터를 누른다. 우리는 꽤 오랜 시간 그곳에 머물며 멀리서 찾아온 보람을 느껴본다. 다시 하단으로 내려선다. 줄사다리를 내려서던 중에 선글라스를 물에 빠트린다. 할 수 없이 양말을 벗고 발을 담근다. 물이 무척 차갑다.
이끼폭포는 처음 보는지라 멋지기는 하지만 명성과는 달리 내게 많은 감흥을 주지는 못했다. 아마 소문이 나면서 단체 등산객들이 찾는 까닭에 많이 훼손이 되기도 했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폭포를 찾아 올라온다. 우리와 마주하면서 멀었느냐? 멋지냐? 질문들이 많으시다.
다시 차단기를 넘어 이장님 댁에서 잠시 휴식을 한 후에 덕항산으로 향한다. 덕항산 입구에서 점심으로 산채비빔밥과 동동주를 먹고 다시 삼척으로 나와 몇 가지 먹거리를 챙겨 덕항산 들머리에 서니 3시가 다 되었다. 그렇지만 어차피 야영을 할 테고 배낭에 삼겹살과 장뇌삼주 그리고 동동주까지 가득하니 별 걱정 없이 철문을 넘어 동산고뎅이를 향한다.
-14:58 덕항산으로 출발
산행은 시작부터 된비알의 연속이다. 비 오듯 쏟아지는 땀을 연신 닦아내며 정상을 향한다. 덕항산은 대간을 할 시 걸어보았고 이 등산로는 처음이다.
-15:44 동산고뎅이 도착
하산하는 등산객 몇 팀을 지나쳐 철 계단을 오르니 예쁜 이름의 동산고뎅이 이다. 덕항산의 전경이 눈에 들어온다. 가을이면 더 멋질 것 같은 풍경이다.
-16:18 장암목 도착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철 계단을 지난다. 숨은 점점 턱까지 차오르지만 쉬엄쉬엄 고도를 높인다. 지금껏 오른 산 중에서 이렇게 길게 된비알이 오래되는 산은 없던 것 같다. 이제 정상까지는 1㎞를 남겨두었다. 속 썩이던 스틱 손잡이가 사라졌다. 왔던 길을 다시 내려갔으나 찾을 수 없다. 스틱을 접어 배낭에 넣고 정상을 향한다.
-17:02 덕항산(해발1071m) 도착
약 2시간 만에 능선에 도착한다. 백두대간 길이다. 능선에서 왼쪽 편 5분 정도 거리에 덕항산이 있다. 2시간 가까이 된비알을 오른 우리는 식은 죽 먹기보다 더 쉽게 정상에 다다른다. 조망은 전혀 없다. 낯익은 정상석이 우리를 맞는다.
동동주와 안주를 꺼내 정상주를 한 순배 돌린다. 두 시간동안 힘들여 올라온 후에 마시는 정상에서의 술 한 잔이 피로감을 잊게 한다. 이런 저런 포즈를 취하다가 결국 셋이 같은 자세로 증명사진을 차례로 남긴 다음 올라 선 길을 다시 내려간다. 오늘 두 번째 봉우리인 지각산을 향한다. 지금 부터는 올라올 때처럼 된 비알이 아닌 능선 산행이므로 힘들지는 않을 거라 서로 격려하며 걷는다. 사실 힘든 기색은 사라진지 오래다.
-17:57 환선봉(지각산, 해발1080m) 도착
대간꾼들이 달아 놓은 수많은 표지기가 너풀대는 길을 걷는다. 내가 백두대간을 걸을 때는 보지 못했던 시그널이 많다. 많은 이들이 대간을 종주한다는 증거일 것이다. 그리고 동서고저의 뚜렷한 지형을 보이는 이 구간은 오르내림이 거의 없고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서 대간꾼에게는 스피드를 낼 수 있고 길을 잃을 염려도 없는 구간이다. 멀리 고랭지채소밭의 민둥한 봉우리가 조망된다. 아마 황장산 가기 직전일 것이다.
지각산은 덕항산보다 9m 정도 더 높으나 100대 명산의 한 자리는 덕항산이 차지하고 있다. 덕항산에서 본 것 보다 훨씬 큰 정상석이 있다. 그 앞에 배낭을 내려놓고 또 정상주를 한 잔씩 돌린다.
-18:29 헬기장 통과
시그널을 따라 대간 마루금을 이어간다. 곧 잡초로 무성한 헬리포터로 내려선다. 어느 구간에서는 밧줄이 나무 위로 지나가서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등산로 유도선이다. 과잉 친절이란 생각도 들고 대간꾼들에게는 도움도 되겠다는 생각이 교차한다. 여러 고장의 여러 산을 다니다 보니 산을 관리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이다.
-18:46 장암재 도착
장암재에서 대간길은 직진으로 이어지고 오른쪽이 환선굴로, 왼쪽은 예수원으로 하산 하는 갈림길이다. 우리는 잠시 후 다시 이곳으로 올라 올 줄은 생각도 못하고 잠시 내려서면 있을 약수터에서의 야영을 생각하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내려서는 길은 만만찮게 험하다. 이정표에는 자암재라 적혀있는 걸 보니 장암재를 이렇게도 부르나 보다. 야영을 하기에는 매우 적당한 곳이나, 바로 아래에 샘터가 있는 곳에서 야영을 하기로 한다.
-19:00 약수터 도착
급경사 길을 내려간다. 만만치 않은 길이나 굵은 밧줄로 잘 안내되어있다. 10여 분을 내려서니 약수터이다. 약수는 차고 맛나다. 그런데 텐트를 칠 장소가 마땅치 않다. 각자 가지고 있던 수통을 전부 채워 다시 장암재로 오른다. 1㎞의 서비스 산행을 더 한 셈이다.
장암재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아 텐트를 설치하고 기대하던 저녁 시간을 갖는다. 삼겹살을 굽고 장뇌삼주와 막걸리 잔을 돌리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우리 셋이 산행은 몇 번 하였으나 야영을 하기는 처음이다. 후식으로 커피를 끓여 마시고 잠자리에 든다. 기대했던 별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둘째 날>
중간에 한 번 깼다가 다시 잠이 들어 5시경에 눈을 뜬다. 간밤은 춥지도 않고 이슬도 내리지 않았다. 그런데 옆 텐트의 실장님과 김 차장은 바닥에서 올라오는 한기로 추웠던 모양이다. 얼른 버너를 지펴 라면을 끓인다. 소찬이지만 다들 맛있게 먹는다. 오후 일찍 집에 도착할 요량으로 서둘렀으나 계획보다 늦은 7시 30분에야 하산을 시작한다.
-07:30 하산 시작
어제 내려섰다가 올라왔던 그 길로 다시 내려간다. 환선굴 까지는 겨우 1.7㎞이다. 산새들의 지저귐 소리가 귀를 따갑게 하지만 듣기 싫은 소리는 아니다. 익숙한 비알을 내려가 약수터를 지나고 제2전망대, 제1전망대와 천연동굴 전망대를 차례로 지나며 산을 내려선다. 전망대마다 덕항산의 여러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촛대바위의 위용과 큰골의 장대함은 아침 새소리와 어울려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덕항산의 아침풍경을 하나하나 디카에 담으며 여유롭게 걷는다.
-08:35 환선굴 입구 도착
환선굴 입구에 도착하니 부지런한 관광객이 벌써 올라오고 있다. 커다란 배낭을 짊어지고 내려서는 우리에게 벌써 산에 다녀 오냐고 말을 걸어오는 분들이 많다. 입구에 있는 식수대에서 대충 땀을 닦아내고 어제 4시간 오늘 1시간의 덕항산 산행을 마무리 한다.
주차장으로 내려서는 길에 셋이 함께 덕항산에서의 유일한 단체사진을 디카에 담는다. 승용차를 주차시켜 놓은 곳으로 와서 행장을 정리하다가 실장님의 고향 친구를 만났다. 그곳 환선굴과 대금굴을 관리하는 소장이시다. 사무실에 들러 차를 한 잔 얻어 마시고 주차장을 빠져 나온다. 힘들지만 멋진 산행이었다.
삼척에 있는 온천에 들러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집에 가는 길에 있는 해신당공원을 둘러보기로 한다. 해신당은 바다와 전설이 어우러진 괜찮아 보이는 성(性)과 관련된 관광지이다. 꾸며놓은 것들이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7. 식 단
▷ 6/13 아침(매식), 점심(매식), 저녁(삼겹살/두루치기)
▷ 6/14 아침(라면), 점심(매식)
8. 물 구하기 : 약수터
9. 준비물
<공통준비물>
윈드재킷, 우모복, 텐트/매트리스/침낭, 수통, 헤드랜턴, 스틱, 여벌옷, 디지털카메라, 선글라스, 장갑,
삼겹살800g, 쌈장, 막걸리2통, 라면2, 참외
<실장님/김차장 준비물> 승용차, 야영장비2인용, 김치, 장뇌삼주
<전진수 준비물> 버너2, 코펠/프라이팬, 쌀5인분, 보조랜턴, 비상약키트, 지도/자료
10. 기타사항
▷ 삼척→환선굴 06:10, 08:20, 10:20, 14:20, 17:20, 18:50
▷ 환선굴→삼척 06:50, 09:00, 11:20, 13:10, 15:05, 16:40, 18:00, 19:30
▷ 도계→환선굴 06:50, 10:40, 14:25, 17:35, 19:00
▷ 환선굴→도계 07:30, 11:00, 15:20, 18:1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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