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날 7/26>
農鳥小屋→西農鳥岳→農鳥岳→広河內岳 分岐→大門澤小屋→奈良田 登山口
오늘도 새벽 3시쯤에 눈이 떠진다. 산행 마지막 날이다. 산장 실내 온도는 10℃이나 이불을 두 장 덮고 자서인지 간밤에 추운 줄은 몰랐다. 밖으로 나가니 일출 전의 하늘과 봉우리들이 멋지다. 후지산도 희미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화장실에 가고 싶었으나 어제 본 화장실 구조에 질려서 참는다. 다른 등산객들은 식당으로 몰려가고 나는 아침을 다이몬사와고야(大門澤小屋)에서 하기로 하고 04:40에 산장을 나선다.
-05:56 노토리다케(農鳥岳, 해발3026m) 도착
니시노토리다케(西農鳥岳)로 오르는 중 뒤돌아보니 가스로 인해 솟아오르는 태양이 흐릿하기는 하지만 일출의 장관이 펼쳐진다. 남알프스 종주의 마지막 일출이다. 35분 정도를 걸어 니시노토리다케로 생각되는 봉우리를 지난다. 정상 표시가 없어서 추측 할 뿐이다. 그리고 40분을 더 걸어 白峰三山 종주의 마지막 봉우리인 노토리다케에 도착한다.
가스가 걷히면서 조망이 멋지다. 이번 남알프스 종주 역시 여러모로 운이 좋다. 무엇보다 비가 내리지 않아서 산행이 더욱 즐겁다.
정상에는 이미 많은 등산객들이 모여 있다. 나와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는 이들과 반대 방향에서 올라온 등산객들이다. 내가 어제 오른 기타다케와 아이노다케가 조망되고 시오미다케가 구름을 이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그리고 니시노토리다케인줄 모르고 지나쳐온 봉우리가 바로 옆에 솟아 올라있다. 여러 사람에게 부탁하여 사진을 찍고 후지산을 비롯해 조망되는 여러 봉우리들을 디카에 담는다. 이제 하산 하는 일만 남았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06:56 히로가와우치다케(広河內岳) 분기점 도착
白峰三山 종주의 마지막 봉우리를 내려선다. 하산을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일본 블러그에서 자주 본 종탑이 시야에 들어온다. 자식을 잃은 부모의 애달픔과 젊은 나이에 산에서 생을 마감한 젊은이의 안타까운 사연이 담긴 종이다. 경건한 마음을 갖고 그 종에 얽힌 사연을 읽어 내려간다. 노란색 종탑이 마음에 와 닿는다. 이곳은 히로가와우치다케(広河內岳) 분기점이기도 하다.
-08:48 미나미자와(南澤) 도착
멀리 조망되던 후지산과 이별을 한다. 고도를 낮추어 수목한계선 아래로 내려서면서부터 모처럼 숲길을 걷는 것이 즐겁다. 그리고 계곡을 따라 걸으며 씻고 계곡수를 마시는 즐거움 또한 크다. 올라오는 이들도 있고 내려가는 이들도 보인다. 나무에 걸려있는 안내판도 자주 눈에 띤다. 허술한 다리를 몇 개 지나고 계곡이름이 미나미자와인 곳에서 배낭을 내려놓고 땀에 찌든 몸을 닦는다.
-09:07 다이몬사와 고야(大門澤小屋) 도착
이번 산행의 마지막 산장에 도착한다. 유료 샤워시설도 갖춘 깨끗한 고야이다. 아직 아침을 안 먹은지라 사과, 스포츠 드링크, 너츠, 캔맥주로 아침을 대신한다. 그리고 주인 부부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눈다. 그들 부부는 특히 김치에 관심을 보인다. 주인에게 우리나라 담배 한 갑을 주니 남알프스 뱃지를 준다. 오리지널 이라는 말도 빼먹지 않는다. 이곳에서 충분히 휴식을 가지며 남은 하산 길을 가늠해보니 일찍 나라다(奈良田)에 도착 할 수 있을 것 같다.
주인부부와 작별 인사를 나누고 산장을 떠난다. 여주인장이 내게 간바레 하라며 인사를 한다. 만남은 시간의 길고 짧
음이 중요한 것은 아닌 듯하다.
-11:44 나라다(奈良田) 날머리 도착
출렁 다리를 몇 개 지나고 댐 건설 현장을 지나 드디어 날머리에 도착한다. 날머리에서 쉬고 있는 부부 등산객에게 물으니 버스 정류장 까지는 30분이 걸린단다. 라면을 끓일 시간이 충분하고 그러고도 예정된 버스보다 빠른 13:30발 버스를 탈 수 있을 것 같다.
임도를 따라 5분 정도 걸어 내려오니 쉼터가 있다. 마침 물도 있기에 라면을 끓여 먹기로 하고 배낭을 푼다. 뒤이어 도착한 두 명의 일본 등산객도 내 옆에서 라면을 끓인다. 가지고 간 볶음김치를 내 놓으니 그들도 잘 먹는다. 식사 후 조금 더 쉰 후에 버스정류장을 향해 임도를 걷는데 나와 하산을 같이 한 두 명의 등산객을 다시 만난다. 이런저런 산 이야기를 나눈다.
버스정류장이란 간판이 있는 주차장에 도착하여 시간표를 보니 내가 가지고 있는 시간과 다르다. 그곳은 미노부행 버스를 타는 곳이 아니다. 그곳에서 5분 정도를 더 걸어 내려오니 나라다 버스정류장이다. 하마터면 버스를 놓칠 뻔 했다. 정류장에는 미노부역(身延驛)에 가는 13:30발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마무리가 산뜻하다.
▼▼▼▼▼▼남알프스 야생화(1)▼▼▼▼▼▼
▼▼▼▼▼▼남알프스 야생화(2)▼▼▼▼▼▼
미노부에 도착하자 바로 코후로 가는 특급열차가 도착한다. 열차에 오르고 1시간이 채 안되어 코후에 도착하여 역 앞에 있는 터미널호텔에 여장을 풀고 나흘 만에 샤워와 면도를 하니 상쾌하기 그지없다. 고속버스 표를 예매하고 백화점 식품매장에 들러 저녁거리를 사들고 호텔로 돌아와 혼자만의 시간을 즐긴다. 산행기와 사진을 정리하다 잠이 든다.
아침 06:45에 출발한 나리타 국제공항행 고속버스는 예정보다 1시간이나 빨리 도착한다. 시간이 많이 남아 공항 쇼핑가와 식당가를 둘러보고 일본에서의 마지막 사진을 남긴다. 그리고 점심을 먹고 인천행 비행기에 오르며 남알프스 산행의 막을 내린다.
작년 북알프스에 이어 이번 남알프스 시라네산잔(白峰三山) 종주도 무사히 마쳤다. 계획에서 거의 어긋남이 없었다. 북알프스와 비교하여 산행이 쉬워서인지 홀로 또는 가이드 없이 단체 산행하는 팀을 많이 목격 하였고 그들과의 대화도 즐거웠다.
세 번째 일본 산행이어서인지 대화의 폭도 넓었던 것 같다. 걷는 내내 모습을 보여준 후지산과 정상에서의 거침없는 조망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등산로와 능선 종주는 너무 좋았으며, 계곡으로의 하산 길 역시 이번 산행의 백미였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산행이었다. 굿바이, 남알프스!
7. 식 단
▷ 7/24 아침(햄버거), 점심(밥라면),저녁(강된장)
▷ 7/25 아침(누릉지/북어국), 점심(밥라면), 저녁(햄/고추장볶음)
▷ 7/26 아침(사과/스포츠드링크),점심(라면), 저녁(도시락)
▷ 7/27 아침(컵라면),점심(매식)
8. 물 구하기 : 広河原山莊, 北岳肩ノ小屋, 熊ノ平小屋 전 약수터, 農鳥小屋 전 계곡, 大門沢小屋 전 계곡, 날머리쉼터
9. 준비물
여권/여권사본, 윈드자켓/오버트라우저, 버너/가스2, 코펠, 수통, 컵, 디지털카메라, 선글라스, 여벌옷(칠부바지/반바 지, 짚티3, 셔츠1, 속옷3, 양말2), 모자, 장갑, 스틱, 수저, 헤드랜턴/건전지, 방수파우치, 자외선차단크림, 락엔락통, 샌달, 손가방, 휴지, 물티슈, 세면도구, 지도, 라면3, 쌀4인분/햇반小3, 누릉지2인분, 햄1, 강된장/북어/된장국1/볶음김치3, 커피/코코아, 견과류/과일(복숭아, 사과), 자유시간2, 비상케익2
10. 비용(환율994원) : 448,532원
▷ 교통비(일본내 버스/전철) : 18,000엔(178,920원)
▷ 숙박비 : 14,750엔(146,615원)
▷ 준비물 구입 : 6,700원 / 1,745엔(17,345원)
▷ 식비 및 제비용 : 9,955엔(98,952원)
11. 기타사항
▷ 남알프스 등반 주요 봉우리 및 고도
北岳(Kitadake3193m)→中白峰(Nakashirane3055m)→間ノ岳(Ainodake3189.3m)→三峰岳Mibudake2999m)→ 西農鳥岳(Nishinotoridake3050m)→農鳥岳(Notoridake 3025.9m)
▷ 현지교통편 요금 : 18,000엔
大阪(버스8500엔)→甲府(버스2000엔)→広河原/奈良田(버스1750엔)→身延驛(전철1450엔)→甲府(버스4300엔)
→나리타공항
▷ 참고 사이트 : 남알프스 종주 한글산행기(http://blog.chosun.com)
남알프스네트(http://www.minamialps-net.jp/)
야마나시현 고후시 홈페이지(http://www.e-kofu.com/)
야마나시교통(http://yamanashikotsu.co.jp/)
JR(http://www.jr-odekake.net/index.html#dia)
白峰三山縦走(http://www.asophoto.com/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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