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13, 14코스
(고성에서 통영으로 들어서고 야영지로 애를 먹다)
1. 일 자 : 2021. 3. 17
2. 참석자 : 정석권, 전진수
3. 코 스 : 새마을동산~거류면소재지~황리사거리~창포마을
4. 숙 박 : 창포 마을회관 정자 야영
5. 걸은 거리(오늘/누계) : 27.1Km / 136Km
6. 머문 시간(오늘/누계) : 10시간 28분 / 45시간 31분
새마을동산(07:50)-거류면소재지(10:19)-황리사거리(14:00)-구집마을(16:16/17:55)-창포마을(18:18)
다른 날 보다 일찍 텐트를 걷고 배낭을 꾸린다.
어제 건너온 배화교를 다시 지나 해상보도교로 간다.
공룡의 도시답게 다리에도 공룡이.....
해상보도교 중간에는 공룡 대신에 거북선이 설치되어 있다.
보도교 끝에 있는 저곳에서 야영을 할 계획이었다.
우리가 잔 곳도 좋았지만 당항만이 펼쳐 보이는 이곳이 멋졌겠다.
배낭만 무겁지 않았으면.....
당항만 저 끝에 고성 조선소가 보이고,
건너편에는 어제 우리가 걸어온 보도교가 보인다.
참으로 멋진 풍광이다.
마동호 수문을 지나고부터는 인도가 없는 위험한 길을 잠시 걷는다.
대형 트럭의 왕래가 많다.
구절산 아래 마을로 들어서니 할머님들이 모여 담소 중이다.
우리도 잠시 쉬어간다.
이 마을은 시금치 농사를 많이 짓는데 할머님들이 시금치를 도매상인에게 넘기기 위해 기다리고 계신다고 한다.
거류로 들어와서는 편의점에서 커피를 마시며 쉬어간다.
주인장이 고향이 부산이라며 반갑게 반긴다.
그리고 이곳은 코로나 청정구역으로 아이들이 학교를 안 간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한다.
계속 저 산을 보며 걸어 오면서 궁굼했는데 거류산이란다.
등산로가 있어서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는데 멋진 산이다.
아마 올 기회는 없겠지?
시멘트 바닥에 꾸러기가 있고,
맑은 바닷물 안에도 방랑자가 있다.
방랑자야~~~, 방랑자야~~~
어느 가수의 노래가 떠오른다.
어제 처음 본 고성 조선소가 가까이에 있다.
남파랑길은 이제 바닷길을 지나 면화산 임도로 이어진다.
그 길 끝에 있는 성동 조선소는 중형선을 만들고 수리하는 최강급의 조선소라 한다.
고맙게도 길을 내주었고 담장도 따로 없다.
점심 먹을 마땅한 장소가 나타나지 않는다.
편의점에서 생수를 구입해서 인도에서 라면을 끓인다.
다행히 왕래하는 사람들이 없어서.....
아마 정 선배는 이렇게 인도에 앉아서 식사를 하는 것이 처음일 것이다.
나는 오래전에 일본에서 경험을 하였다.
나를 배려하여 차량 속도를 늦추던 일본인들이 기억난다.
점심을 먹고 10여분을 걸으니 13코스 종점인 황리 사거리이다.
통영에 속하는 지역이다.
두 구간만 걸었지만 고성 13코스는 가장 멋진 곳이었고, 거제도를 돌아 나와 통영을 지나 다시 고성으로 오게 될 것이다.
오늘 야영지로 생각해 둔 곳에는 마트가 없어서 여기에서 저녁거리를 준비한다.
물은 마을에 가서 구하기로 하고 간단한 먹거리를 준비한다.
14코스는 충무 도서관까지의 짧은 거리이지만 아마 우리는 그 전 적당한 곳에서 야영을 하게 될 것이다.
안정로를 벗어나 호암 2길로 들어서고 비포장 임도를 걷는다.
지나온 가스공사 통영기지도 보이고,
정 선배님은 역시 진달래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저렇게 구불구불한 길을 올라와 고갯마루에서 쉬어간다.
물만 구할 수 있으면 여기도 비박지로는 손색이 없겠는데.....
적덕마을을 향해 내리막길을 걷는다.
바로 앞에 보이는 섬이 갓섬이구나~~~
무인도는 아닌 것 같다.
덕포 포구를 지나 구집마을에 도착한다.
마을회관 앞에 정자와 수도가 있어서 여기서 자고 가기로 한다.
그물을 손질하던 할아버님이 춥다고 회관 안에서 자게 해준다고 한다.
웬 횡재냐 하면서 일이 끝나기까지 한참을 기다렸는데 이장이 안 된다고 한다며 그냥 가버리신다.
오 마이 갓, 거의 두 시간을 기다렸고 6시가 다 되었는데 난감하다.
선배와 의논 끝에 수통을 채워서 더 걷기로 한다.
설마 텐트 두 동 칠 공간이 없으려고.....
구집마을에 있는 저 갓바위는 인생 샷을 찍을 수 있는 곳이라고 들었는데, 가까이 가보지도 못하고 쫓겨나고 있으니.....
얼마 걷지 않아 창포마을이다.
마을화관 앞에 정자가 보여 주민에게 물어 이장님 댁을 찾아간다.
정자에서 하루 자고 갈 것을 부탁하니 흔쾌히 허락하신다.
여간 다행이 아니다.
화장실에는 온수도 나온다.
저녁을 먼저 먹고 어두워지기를 기다렸다가 텐트를 피칭한다.
저녁 메뉴는 외씨버선길에서 맛있게 먹었던 부대찌개이다.
작은 포구에 어둠이 밀려오고 나도 일찍 텐트로 들어간다.
이장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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