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계방산/치악산 산행기
(벼르고 벼르던 계방산에 오르다)
1. 개 요
□ 구 간 :
-접속구간 : 야영장→아랫삼거리(2㎞)
-제1소구간 : 운두령→1492봉→계방산→야영장(9.5㎞)
-제2소구간 : 구룡사→세렴폭포→비로봉→향로봉→행구동(14.6㎞)
2. 일 시 : 2007.2.24~2.25(1박2일)
3. 참가자 : 전진수
4. 교통편
▷ 2/23 노포동터미널(시외버스 23:40)→강릉(시외버스 06:00)→진부(버스 09:30)→운두령
아랫삼거리(시외버스15:50)→진부(시외버스16:10)→원주
▷ 2/25 원주(시내버스 05:55)→구룡사 주차장/행구동(승용차17:00)→기장(22:10착)
5. 숙 박
▷ 2/24 원주터미널 근처 모텔
6. 산 행
<첫째 날>
회사 연합 산악회에서 주최하는 시산제에 참석하기 위해 K2 산악회원 6명과 치악산에 오르기 전에 계방산을 등반하기로 하고 금요일 강릉행 심야버스에 올랐다. 회사 과장 두 명의 송별식에 참석하여 술을 한 잔 하고 버스에 올라 그대로 잠이 들어 기사 아저씨가 깨우는 소리에 눈을 뜨니 강릉이다. 터미널 근처에서 찜질방이나 사우나를 찾을 수가 없어서 터미널 의자에서 눈을 붙이고는 6시 진부행 첫차를 탄다.
진부에 도착하니 다행히 목욕탕 한 군데가 있어서 그곳에 둘러 시간을 보내고는 근처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김밥을 한 줄 챙긴다. 내면행 첫 버스에 올라 25분 정도를 달려 운두령에 도착한다. 이미 많은 관광버스와 등산객들이 보인다. 운두령은 해발 1000m가 넘는 고개로 계방산 정상이 빤히 올려다 보인다.
-09:58 계방산을 향해 출발
들머리는 나무계단이다. 등산 준비를 갖추고는 그 계단을 오르기 시작한다.
-11:23 1492봉 도착
고도를 높일수록 많은 눈은 아니지만 드문드문 눈 쌓인 곳을 지나친다. 햇살이 따듯한 곳은 이미 눈이 녹아서 없고, 응달진 곳은 아직도 눈이 많이 쌓여 있다.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고 걷다가 크게 엉덩방아를 한번 찧는다. 웃음이 절로 난다. 눈앞에 보이는 계방산 정상을 보며 그 왼편 1492봉을 향해 오른다. 코스가 완만하다. 봉우리에 오르니 수많은 등산객들이 때 이른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맞은편에 계방산이 보이고 사방으로 조망이 확 트여 마음마저 시원한 느낌이다. 고도계는 1400m를 가리킨다.
몇 년 전부터 벼르던 계방산 겨울산행이었으나 올해는 적설양이 많지 않고 따듯한 날씨 때문인지 많은 눈은 아니지만 올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겨울 산행이 마냥 즐겁다.
-11:49 계방산 정상 도착
남한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계방산에 오르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큰돌탑이다. 그리고 “계방산 1577.4m”라 적힌 작은 정상석도 보인다. 멀리 노인봉과 항병산 등이 조망된다. 많은 등산객들로 붐비는데 시산제를 준비하는 팀도 보인다. 정상에서는 올라 온 곳 말고 두 군데 하산길이 더 있다. 그리고 아래쪽에 주차장까지는 4.8㎞이고 가야 할 제2야영장은 5.1㎞임을 알리는 이정표가 있다.
김밥과 간식을 먹고 시산제를 시작할 즈음에 고스락을 내려선다. 더 머무르면 떡이라도 한 조각 얻어 먹었을텐데 하는 생각을 하며 혼자 슬며시 웃는다.
-13:00 계곡 도착
하산 길은 오름과는 영 다르다. 눈이 많이 쌓여있고 많이 미끄럽다. 할 수 없이 아이젠을 착용한다. 곧 주목 군락지가 나타나는데 아름드리가 제법 크다. 죽어서도 천 년을 산다는 주목은 산에서 보는 나무들 중에서 가장 좋다. 고사목도 그렇고...... 등산로 옆에 있는 주목을 보며 내려서는 길이 참 재미있다. 많은 사람들이 주목을 사진에 담느라 정신들이 없어 보인다. 나도 몇 컷을 담는다. 곧 계곡에 도착한다. 봄이 오는 모습이 완연하다. 녹아내리며 봄 소리를 전하는 물소리가 색다르게 들린다. 봄은 소리를 먼저 들려주는 듯하다. 계절의 변화가 소리로 처음 다가선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 기특하다.
-13:30 임도 도착
봄 소리를 들으며 계곡 길을 걸어 마침내 임도에 도착한다. 길지 않은 산행이었지만 올겨울 마지막 눈 산행이 될지도 모르는 계방산은 화려함이나 웅장함 보다는 탁 트인 조망이 멋졌다.
-14:00 이승복 생가 도착
40여 년간 말로만 들어오던 반공소년 이승복 생가에 도착한다. 우리나라 한 세대의 반공교육 지표로서 정치 세력의 도구로서 이용되었던 것에 비하면 그 대우가 영 아니라는 생각을 하며 곳곳을 둘러본다. 아마 그 소년도 살아있었다면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었을 것이다.
-14:20 아랫삼거리 도착
내면에서 15:30에 출발하는 진부행 막차가 오려면 시간이 많이 남아서 근처 주막으로 들어가 두부와 막걸리를 청해 놓고 산행기를 정리한다. 두부 맛이 기막히다. 마시고 남은 막걸리를 수통에 챙겨서 15:50 버스에 몸을 싣고 진부에 도착하여 곧바로 연결되는 16:10발 원주행 버스에 오른다.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어왔던 계방산을 늦은 겨울에 찾았으나 기대했던 만큼의 심설 산행은 아니었다. 진부, 평창 부근에는 오대산, 노인봉, 황병산 등 1000m급 고봉이 많다. 다음 겨울에는 종주를 해보겠단 생각을 하며 산행을 마무리 한다.
<둘째 날>
오늘은 회사 연합 산악회 시산제 날이다. 어제 오후에 출발한 산악회원 6명은 구룡사에서 민박을 하였고 나는 그들과 조우하기 위해 구룡사행 첫 버스에 오른다. 5시 55분정도 되니 버스가 도착한다. 새벽이라 그런지 25분 만에 구룡사 주차장에 도착하고, 각 사업소에서 온 낯익은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는 매표소를 통과하여 시산제 장소로 이동한다. 치악산 신령께 무사고 안전기원제를 올리고 08:10에 산행을 시작했다. 나는 속으로 산을 좋아하는 이들과 회사의 발전을 기원해 본다.
-08:10 비로봉을 향해 등반 시작
세 번째 오르는 치악산은 처음부터 된비알이다.
-09:00 사다리병창 초입 도착
어제와 같이 따듯한 날씨이다. 드문드문 얼어붙은 길이 진행을 방해한다. 아이젠을 착용하고 된비알을 1시간 가까이 오르니 눈에 익은 사다리병창 안내판이 나를 맞는다. 그리고는 비로봉을 향해 올라야 할 병창이 펼쳐진다.
-10:14 비로봉 직전 전망대 도착
오를수록 빙판길이 자주 나타난다. 마침내 정상을 향하는 나무 계단 길에 도착하여 해발을 높이기 시작한다. 우리 팀이 거의 선두에 선 듯 직원들이 별로 안 보인다.
-10:18 비로봉 도착
비로봉 정상에는 상고대가 조금 남아 있어서 겨울 산의 운치를 보여준다. 세 개의 돌탑과 정상석 그리고 이정표는 지난 가을 종주 때와 다름이 없다. 계절만 바뀌었을 뿐.... 팀원들이 하나 둘 도착한다. 가운데 탑 아래에서 단체 사진을 한 장 찍고 정상주를 마시며 탁 트인 조망에 모두들 신이 나서는 한마디씩 한다. 오른편으로는 우리가 가야 할 능선이 펼쳐지는데 저 봉우리들 중 하나가 향로봉일 것이다.
-12:42 입석사/상원사/비로봉 갈림길
정상에서 내려서서는 무인대피소와 헬기장을 지나고는 아이젠을 벗고 걷는다. 등산로는 진창이다. 갈림길에서 상원사 방향으로 가야하나 무엇에 홀린 듯 아무 생각 없이 입석사 방향으로 들어서고는 또 잠시 후 길이 없는 엉뚱한 곳으로 들어서서 10여 분 이상을 고생을 하다가 제 길로 들어선다. 그런데 이상한 느낌이 든다. 하산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올라오는 분께 길을 물으니 입석사까지 거의 다 내려왔단다. 순간 판단을 한다. 되돌아가자..... 그래서 1시간 만에 다시 제자리로 올라선다. 동료들은 아마 1시간 거리 앞에 있을 것이다. 다른 사업소 직원들이 내려서면서 다들 묻는다. 왜 또 올라 오냐고..... 되돌아 온 곳에는 이정표가 정확하게 가리키고 있는데 그 곳을 지나친 것이다.
-12:50 점심 식사
알바는 산행을 더욱 지치게 한다. 쉴 겸 등산로에서 벗어나 도시락을 먹고 13:15에 출발한다. 팀원들은 1㎞ 앞 향로봉에 있단다.
-14:00 곧은재 도착
-14:34 향로봉 도착
오늘 산행의 마지막 봉우리인 향로봉 오르는 길은 눈이 녹아 매우 미끄럽다. 천천히 미끄러지듯 오르니 향로봉 직전 갈림길에 팀원들이 보인다. 배낭을 벗어 놓고는 향로봉으로 오른다. 원주 시내가 시야에 들어온다. 정상석은 없다.
-15:06 보문사 통과
-15:30 행구 매표소 도착
보문사에서 산행은 종료된다. 아스팔트길을 걸어 내려오다가 물이 흐르는 곳에서 아이젠과 신발을 닦고 잠시 쉬다가 홀가분하게 행구동으로 내려선다. 계획보다 30분 정도 늦었다. 1시간 동안 알바를 하였으나 점심시간을 줄인 덕분에 거의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재작년 백두대간을 할 때 덕유산에서 알바를 경험한 이후 국립공원에서의 두 번째 알바였다. 등산로가 뚜렷하고 이정표가 곳곳에 있지만 그것들을 무심코 지나치게 되면 이런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아들과의 첫 치악산 산행, 작년에 홀로 한 종주 그리고 오늘 세 번째로 오른 치악산은 어느 코스든 만만치 않은 악산임에 분명하다. 예쁘게 지어진 식당에서 인삼막걸리와 두부김치, 파전을 시켜 직원들과 함께 무사 산행을 자축하고 산행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다가 다섯 시에 부산을 향해 출발하였다. 오는 내내 잠에 곯아 떨어졌다. 기장에 도착하니 10시 10분이다. 별 탈 없이 즐거운 산행을 하여 마음이 가볍다.
7. 식 단
▷ 2/24 아침(매식), 점심(김밥), 저녁(카레밥)
▷ 2/25 아침(누릉지), 점심(도시락), 저녁(매식)
8. 물 구하기 : 진부, 구룡사
9. 준비물
헤드랜턴, 윈드자켓, 수통, 장갑,스틱, 아이젠, 고도계, 디지털카메라, 방석, 코펠, 휘발유버너, 선글라스, 스틱, 휴지, 여벌옷(양말1, 집티1), 쌀3인분, 김밥1줄, 김치/밑반찬, 참치통조림1, 보온밥통, 행동식, 비상약키트, 지도/자료
10. 비 용 : 152,350원
▷ 교통비 : 46,250원
▷ 숙박비 : 40,000원
▷ 식품비 및 제비용 : 66,100원
11. 기타사항
▷ 강릉시외터미널 033-643-6092
▷ 진부시외터미널 033-335-6307
▷ 원주에서 행구동행 버스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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