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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행/산행(~2012)

설악산 공룡능선 산행기(110725)

 

설악산 공룡능선 산행기

(새 산우들과 대청을 오르고 공룡의 품에 안기다)

 

 

 

 

1. 개 요

   □ 구 간 : 서북능선/공룡능선

       -제1소구간 : 한계령→끝청/중청→대청봉(8.9㎞)

       -제2소구간 : 희운각→공룡능선→마등령→백담사(14.4㎞)


 

2. 일 시 : 2011.7.25~7.26(1박2일)


 

3. 참가자 : 정회윤, 김인호, 홍훈식, 황영익, 전진수


 

4. 교통편

   ▷ 7/25  동서울터미널(시외버스 08:30)→한계령

   ▷ 7/26  백담사(셔틀버스)→용대리(시외버스 17:50)→동서울


 

5. 숙 박

   ▷7/25 중청대피소


 

6. 산 행

 

   <첫째 날>

 

   6월에 계획했다가 강의 때문에 포기했던 설악 공룡능선 산행을 다시 실행에 옮기기로 한다. 이번 산행에는 지난주 지리에 같이 다녀온 홍훈식 부장과 황영익 부장이 동참하기로 했다. 몇 일전부터 일기예보를 주의 깊게 들여다봤으나 비는 내리지 않을 것 같고 황 부장이 중청대피소를 예약하는 개가(?)를 올리는 바람에 산행은 약간 수월해 질 것 같아 가벼운 마음으로 버스에 오른다. 그런데 배낭은 여전히 무겁다.

   우리 일행을 포함하여 10여명의 산님들이 한계령에서 하차한다. 아마 저 분들 중 대부분을 중청대피소에서 만나리라. 점심을 먹으러 한계령 휴게소로 들어가자마자 지난 3월에 두고 온 씨에라컵 이야기를 슬며시 꺼낸다. 없단다. 기대는 안했지만 섭섭한 마음은 가시지를 않는다.

   설악은 지난 1월의 눈 산행, 3월의 주전․흘림골 산행에 이어 올 들어 세 번째 이다. 그리고 혼자가 아닌 새로운 산우들과 하는 특별한 산행이다. 네 분의 배낭을 보니 생각보다 무거워보인다. 약간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오늘은 10㎞를 채 안 걸을 것이고 저녁식사를 하고나면 어느 정도 줄어들 거라는 생각이 들고 여름 햇살이 따갑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계단을 오른다. 작년에 물론 들머리에서의 인증샷도 빼먹지 않는다. 지난주 지리에서처럼 학생들과 가족 산행팀이 많이 눈에 띤다.

 

 

 

 

 

 

   짙은 안개는 건너편의 점봉산, 가리봉과 주걱봉을 가두어 놓고 보여주지를 않는다. 서북능선 삼거리에 닿기 전 지도상의 샘터에서 긴 휴식을 갖는다. 식사를 준비하는 등산객이 조금 위쪽에서 물을 구할 수 있다고 알려준다. 아! 그렇구나. 막걸리와 간식을 꺼내놓고 땀을 식힌다. 정 처장님 배낭이 유난히 무거워 보였던 이유를 알겠다. 마지막 깔딱을 지나 드디어 능선갈림길에 선다. 2시간이 소요되었다.

 

 

 

 

 

 

 

   능선을 걷다가 전망이 매우 좋은(나는 끝청으로 잘못 생각하고 있던 곳) 곳에서 커피를 끓이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비옷과 배낭커버로 무장을 하고 끝청에 도착하니 비는 완전히 그치고 햇살이 비친다. 그리고 곧 중청대피소에 도착한다. 테라스에 자리를 잡아놓고 대청을 오른다. 안개가 걷히며 조망이 약간 트인다.

 

 

 

 

   대청봉에는 우리 일행만이 남아 많은 인증샷을 남긴다. 실로 오랜만이 아닌가 싶다. 대청봉을 처음 오른다는 황 부장님과 십수년 만에 오른다는 홍 부장님이 사진 담당으로 셔터를 눌러대기 바쁘다.

 

 

 

 

 

 

 

 

 

 

 

 

 

   대피소로 돌아와서 잠자리를 정리하고 설악의 만찬을 시작한다. 삼겹살과 온갖 반찬을 꺼내놓으니 푸짐하다. 소방공무원으로 가족과 함께 오신 분도 동참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와 한잔 술에 어둠이 밀려오는지도 모른다. 얼큰하게 되었을 즈음 식사를 마치고 봉정암 야간산행을 하자고 내가 제의를 한다. 세 사람이 동의를 한다. 대충 자리를 정리하고 랜턴과 방풍자켓을 착용하고 어둠 속을 걷는다.

   

 

 

 

 

 

   밤길이라 그런지 봉정암까지 엄청 멀게 느껴진다. 리모델링중인 소청대피소를 지나 도착한 봉정암은 조용하기만 하다. 불교신자인 황 부장이 기도를 드리는 동안 나는 의자에 누워 설악 밤하늘과 이야기를 나눈다. 이번 산행의 즐거운 추억이 될 것 같다. 다시 소청에 도착하니 날이 개어서 별은 초롱초롱 하다. 이렇게 우리들의 설악산 첫 날은 저물어가고 있다.


 

 

 


   <둘째 날>

 

   4시가 채 안되어 잠에서 깬다. 공룡을 걷는 날, 날씨가 궁금하여 밖으로 나가본다. 바람은 제법 불지만 비는 내리지 않고 안개가 자욱하다. 아침을 먹고 6시에 희운각을 향한다.

 

 

   희운각대피소로 내려가는데 안개가 조금씩 걷히기 시작한다. 공룡을 처음 걷는 일행을 위해서라도 멋진 풍광을 볼 수 있도록 안개가 활짝 걷히기를 기도하며 대피소에 도착한다. 일단 캔커피를 한 잔씩 하고 세면을 한다. 세심한 황 부장이 치약 대신 굵은 소금을 준비해서 시원하게 양치질을 하고 수통을 채운다. 그리고는 마등령까지 약 5시간의 산행을 위해 충분한 휴식을 갖는다. 

     30여분 후, 공룡능선 들머리인 무너미고개에 선다. 아마 일행들은 이 길이 처음일 테지만 그동안 산행을 같이 해 본 경험을 보면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서울행 버스 시간이 여유가 있으므로 천천히 진행해도 될 것 같다.

 

 

 

 

 

 


 

 

 

 

 

 

 

 

 

 

 

 

 

 

 

 

 

 

 

 

 

 


   샘터에서 라면을 끓여먹고 수통을 채워 유격훈련을 방불케 하는 두세 군데의 난코스를 지난다. 모두들 힘들어하면서도 멋진 풍광에 감탄을 연발한다. 몇 차례 휴식을 하며 5시간이 채 안 걸려 마등령에 도착한다. 공룡을 몇 번 걸어봤지만 오늘처럼 내가 사진에 많이 담기기는 처음이다.

   오세암을 조금 지나서 점심식사를 하고 부지런히 발길을 옮겨 백담사에 도착하고 셔틀버스로 용대리에 도착한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천둥소리도 들린다. 우리 모두는 무사히 하산한 후에 비가 내리는 것에 감사하며 캔맥주를 사서 동서울행 버스에 오른다.

   즐거운 이틀간의 설악 여행이었다. 서북능선을 걸어 대청을 올랐고, 즐거운 삼겹살 파티 후에 야간산행으로 봉정암을 다녀왔고, 공룡을 걸었으니 알찬 산행이기도 했다. 동서울에 도착하여 맥주를 곁들인 저녁식사를 하고 다음 산행을 기약하며 서로의 집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