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 내설악/서북능선 산행
(30살 발렌타인과 함께 설악을 걷다)
1. 개 요
□ 구 간 : 내설악과 서북능선
-제1소구간 : 백담사→봉정암→소청→대청→소청대피소(14.1㎞)
-제2소구간 : 소청→중청→끝청→한계령(8.3㎞)
2. 일 시 : 2010.7.17~7.18(1박2일)
3. 교통편
▷7/17 동서울터미널(시외버스 08:20)→용대리(셔틀버스)→백담사
▷7/18 원통(시외버스16:20)→동서울
※ 용대리에서 울진팀 합류
4. 참석자 : 민병운, 김용봉, 곽정옥, 최한수, 김민수, 전진수
5. 숙 박
▷ 7/17 소청대피소
6. 산 행
<첫째 날>
백담사→(수렴동대피소)→봉정암→소청대피소→대청봉→소청대피소
주말에 전국적으로 장대비가 내린다는 소식이지만 개의치 않고 설악으로 향한다. 대신 야영은 포기하고 소청대피소에서 숙박하기로 한다. 동서울을 출발한 버스는 두 시간 이십 분 만에 백담사 입구에 우리를 내려놓는다. 오는 동안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 버스에서 내리니 가는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울진팀은 벌써 와서 기다리고 있다. 배낭을 다시 정리하여 셔틀버스에 오른다. 좋지 않은 날씨지만 백담사와 봉정암에 가는 관광객과 설악에 오르려는 등산객으로 버스는 만원이다. 몇 번을 달려보고 걸어본 길을 지나 백담사에 도착한다. 빗방울이 굵어진다. 일행은 배낭 커버를 하고 초입에서 기념사진을 한 장 남긴 후에 수렴동 계곡으로 들어선다. 김 부장과 최 차장은 설악이 처음이라며 이번 산행에 기대가 큰 것 같다. 그런데 최 차장 배낭을 보니 약간은 걱정이 앞선다.
11시 30분쯤 산행을 시작한다. 빗줄기가 가늘어지기 시작하며 멈추는 듯해서 배낭커버를 벗기고 자켓도 입지 않은 채 걷는다. 그리고 한 시간을 채 안 걸어 영시암에 도착한다. 수통을 채우고 잠시 쉰 후에 수렴동대피소를 향한다. 그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불어난 계곡물이 내는 엄청난 소리를 들으며 고도를 높인다.
수렴동대피소에 도착하여 라면과 김밥으로 요기를 하고 막걸리를 한 순배 돌리며 여유로움을 즐긴다. 지금의 진행 속도라면 6시 전에 소청대피소에 도착할 것 같다.
구곡담계곡으로 들어서니 잘 놓인 데크를 따라 계곡이 이어진다. 이름을 알 수는 없지만 크고 작은 폭포들이 줄지어 나타나고 등산로는 제법 모습을 갖춘다. 일행 모두는 신나서 어쩔줄을 몰라한다.
비온 뒤라 폭포를 따라 쏟아져 내리는 물이 장난이 아니다. 여러 폭포 중에서 쌍폭 하나만 이름을 알 수 있고 나머지 무명 폭포는 그 풍경만을 감상하며 동료들과 사진만을 남긴 채 지나친다.
봉정암에 도착한다. 요사채가 많은 것을 빼놓고는 언제 보아도 주변 풍광과 잘 어울리는 사찰이다. 우리와 같이 올라 왔거나 이미 도착해 있는 많은 불자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거닐거나 방을 배정받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최 차장과 김 대리는 많이 뒤쳐져 있나보다.
봉정암 뒤 곰바위와 여러 기암을 디카에 담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갖는다. 공짜 커피도 두 잔이나 뽑아 마셨다. 두 사람이 도착한다. 많이 지친 표정들이다. 그들 배낭이 더욱 무겁게 보인다. 어차피 공룡도 용아도 안개 속에 숨어 있을 테니 사리탑에 올라 보는 것은 포기한다. 그러면서 내일은 날이 좋기를 빌어본다.
백담사를 출발한지 다섯 시간 만에 소청대피소에 도착한다. 다행히 잠자리가 있단다. 큰 방 하나를 배정받아 여섯이 자리를 잡는다. 그리고 곧 술과 저녁자리가 마련된다. 비오는 날 설악에서의 만찬 하이라이트는 모니모니해도 민 처장님이 준비한 30년산 발렌타인이다. 울진팀이 준비한 문어를 안주로 해서 한 병이 금시 바닥을 보인다. 대피소에서 캔맥주를 팔기에 그것을 사다가 폭탄주를 만들어 한 잔씩 돌린다. 산행의 다른 한 면을 만끽한다.
저녁 자리가 파할 즈음에 대청봉에 오르자고 내가 슬슬 시동을 건다. 세 명이 따라 나선다. 바람과 굵어진 빗줄기 속을 걸어 보는 재미가 쏠쏠할 거라고 농을 건네며 그들의 옷차림을 살핀다.
대청의 강한 비바람을 경험한 우리는 다시 소청대피소로 되돌아와서 맥주를 한 잔씩 마신다. 오래 전 나는 오늘과 똑같은 경험을 홀로 해 보았다. 시간도 코스도 다르지 않았다.
<둘째 날>
소청대피소→(중청갈림길)→끝청→서북능선삼거리→한계령
새벽 4시에 잠에서 깬다. 대피소 바닥이 따듯한 덕분에 단잠을 잤다. 밖을 나가보니 바람은 그다지 심하지 않지만 여전히 비를 뿌리고 있다. 아침 식사를 같이 준비하기로 한 김 대리를 깨운다. 새로 밥을 짓고 김치찌개를 끓여 일행을 깨운다.
식사를 하며 오늘 일정에 대해 토의를 한다. 주변 조망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비가 내리는데 굳이 공룡을 걸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 우리는 공룡능선을 포기하기로 한다. 대신 서북능선을 걸어 한계령으로 하산하기로 한다. 배낭을 다시 꾸리고 식수를 챙겨 대피소를 나선다.
어제 대청봉에 다녀오느라 젖은 등산화가 마르지 않아 걷기가 불편하다. 비는 그쳐가지만 잔뜩 짙게 장막을 친 안개 덕분에 주변은 그저 뿌옇기만 하다. 시간 여유가 많아서 중간 중간 어제 마시다 남은 술과 간식을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다들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공룡을 포기한 아쉬움이 걷히는 것 같다.
이제 목적지인 한계령도 지척이다. 커다란 암봉이 길 한 켠에 우뚝 솟아있다. 그곳에 서니 한계령 길과 만물상이 멋지게 조망된다. 피로가 싹 가시는 듯하다.
마지막 계단을 내려서 탐방안내소에 도착한다. 여섯 시간 정도 걸었다. 몇 명은 아직도 더 걸을 듯이 힘이 남고, 일부는 지친 표정이다.
원통으로 가는 버스가 방금 전에 출발했단다. 다음 버스 까지는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하므로 택시를 두 대 불러 원통으로 향한다. 간단히 샤워를 하고 맛있는 막국수집을 찾아 나선다. 두부와 동동주를 앞에 놓고 이틀에 걸친 설악 산행을 무사히 마친 것을 자축한다.
7. 식 단
▷ 7/17 점심(김밥/라면), 저녁(문어/된장찌게)
▷ 7/18 아침(북어김치찌게), 점심(라면/주먹밥), 뒷풀이(막국수)
8. 물 구하기 : 영시암, 봉정암, 소청대피소
9. 준비물
<개인별 준비물>
윈드자켓, 매트리스, 침낭, 헤드랜턴/랜턴, 스틱, 모자, 장갑, 수통, 컵, 수저, 여벌옷(양말, 집티, 반바지), 선글라스, 행동식(초콜릿, 과일, 너츠)
<울진팀 준비물>
코펠(대), 버너2, 쌀2㎏, 문어, 된장찌개감, 김치, 김밥
<서울팀 준비물>
코펠(소), 버너1, 양주/막걸리, 돼지고기, 북어국3통, 라면8개, 구급약
10. 기타사항
▷ 소청대피소에서 맥주 구매 가능
▷ 백담사행 버스는 직통과 완행이 있음
▷ 한계령에서 원통 택시요금 25,000원
▷ 용대리 시외버스 영업소 033-462-5817 / 버스시간 막차이므로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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