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바위산 산행기
(올겨울 첫눈 산행, 박쥐봉을 두 번 오르다)
1. 산행일자 : 2015. 11. 28
2. 참석자 : 전진수
3. 산행코스 : 북바위산/박쥐봉
4. 교 통
▷갈 때 노포동(시외버스 11/27 22:00)-충주(시내버스 11/28 07:15)-물레방아휴게소
▷올 때 물레방아휴게소(승용차 17:55)-수안보(시내버스 19:10)-괴산
5. 산행기
올 겨울 첫눈 산행으로 월악산과 속리산 변방을 걷기로 한다. 지난봄에 세웠던 계획의 일부이다. 그중 백악산을 지난주에 고생 고생하며 걸었고 연이은 두 번째 방문이다. 당일로는 도저히 버스 시간을 맞출 수가 없어서 실로 오랜만에 심야버스를 타기로 한다.
물레방아 휴게소-신선봉-북바위산-사시리고개-박쥐봉-물레방아 휴게소
물레방아 휴게소에 내리니 먼저 하얀 월악산 영봉이 눈에 들어온다.
앗차! 아이젠을 준비하지 않았다.
북바위산 들머리는 용마산이 올려다 보이는 화장실 옆길이다.
고도를 높일수록 뒤돌아보는 월악산의 여러 봉우리들 풍광이 너무 좋다.
아이젠 없이도 아직까지는 걸을만하다.
들머리에서 올려다본 용마산도 언젠가는 걸어봐야겠다.
기다리삼~~~
산행을 시작한 지 약 50분 만에 북바위가 나타난다.
북바위산의 이름을 낳은 주인공이다.
용마산과 월악 영봉, 중봉, 하봉을 함께 사진에 담아본다.
월악산 주봉은 올겨울 산행 계획서에 넣어야겠다.
오늘도 해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는다.
겨울을 말해 주듯이 바위마다 크고 작은 고드름이 붙어있다.
바위 틈새에서 자라난 늘 푸른 소낭구가 역시 마음을 붙잡는다.
오늘의 첫 목적지가 보인다.
북바위산이다.
월악의 변방에서 가장 월악을 멋지게 조망할 수 있는 조연급 봉우리이다.
슬랩이 나타나고 거기에 자연이 그린 그림을 감상하며 쉬어간다.
많은 봉우리들이 멀리서 가까이서 다가온다.
저 중에는 내가 걸었을 산자락도 많을 텐데 이름은 알 수 없다.
풍광을 즐기느라 시간이 많이 지체된다.
그러나 짧은 산행이라 걱정은 안 된다.
오후에 벌어질 일을 모른 채.....
지나온 신선봉이다.
참 잘생긴 봉우리 같다.
3Km 밖에 안되는데 2시간 30분이나 걸려 북바위산 정상석을 마주한다.
뫼악동에서 올라오셨다는 단체 산행객들로 북적인다.
덕분에 인증샷이 생겼다.
오늘, 내일 산행의 점심은 김밥이다.
이 또한 오랜만이다.
사실리고개에 도착하여 철문 넘어 박쥐봉을 향한다.
생각했던 대로 발자국이 없다.
선답자들의 리본을 따른다.
조망이 전혀 트이지 않는 능선에 올라 넘어진 소나무를 지난다.
그런데 길이 있을 것 같지가 않다.
다시 소나무를 넘어 되돌아가도 표지기는 이 방향으로만 길을 안내한다.
또다시 소나무를 넘는다.
조심스럽게 내려서니 블로그에서 본 왼쪽으로 급히 꺾이는 등산로가 나타난다.
박쥐봉 아래 안부 직전의 첨성대 바위를 지난다.
슬슬 하산길이 걱정된다.
그리고 박쥐봉으로 오르는 얼고 눈 쌓인 등로를 보니 더욱 그러하다.
박쥐봉 표지석은 눈에 덮여있다.
셀카를 찍으려니 아이폰이 꺼진다.
어디로 하산할지를 잠시 생각한다.
처음 계획했던 대로 만수휴게소 길로 결정한다.
그런데 두 명 이상이 지나간 흔적이 나타난다.
얼마나 안심이 되던지.... 그러나 잠시뿐
몇 번을 미끄러지며 그 발자국을 따르는데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린다.
그러더니 산허리를 타고 희미하게 흔적이 보인다.
다시 그것을 따르는데 종착지는 또 박쥐봉 정상이다.
처음 올라왔던 길로 다시 내려가기에는 늦은 시간이다.
물레방아 휴게소로 내려가기로 결심하고 조심스레 내려선다.
얼마를 걸었을까, 발자국이 보이더니 또 사라진다.
나도 나지만 없는 길을 만들어 가며 진행했을 그들의 고생이 짐작이 간다.
이제는 방법이 없다.
무조건 사실리계곡을 향하여 길을 만들며 걸을 수밖에......
머릿속으로는 어두워지기 전에 하산을 못할 경우를 대비한다.
옷, 식량..... 무서움은 없지만 추위가 걱정된다.
물소리가 들리더니 경험상 길이라 생각되는 곳에 다다른다.
곧 표지기가 보이기 시작한다.
아! 현명한 결정이었다.
안도감에 담배를 하나 입에 문다.
20분을 채 안 걸어 날머리에 선다.
여러 생각이 교차한다.
그 발자국들은 언제 생겼고 어디를 향했던 것일까?
그들의 흔적이 없었더라면 나는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
"혼자라도 혼자가 아니고, 여럿이라도 결국 혼자다."
백두대간을 마치고 정립된 이 생각은 역시 옳았다.
5시간을 예상했던 산행은 8시간 20분이 소요되었다.
수안보로 가는 막차만이 남아있다.
휴게소에서 저녁을 먹고 아드님의 도움으로 수안보로 간다.
'국내산행 > 산행(2015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네 뒷산 망월산 산행기(1213) (0) | 2015.12.14 |
---|---|
괴산 칠보산 산행기(1129) (0) | 2015.11.30 |
괴산 백악산 산행기(1122) (0) | 2015.11.23 |
재약산 산행기(1114) (0) | 2015.11.16 |
광양 백운산 산행기(1101) (0) | 2015.1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