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 지리산 한신계곡 포토 산행기
(지리의 가을 인연을 겨울로 이어가다)
1. 개 요
□ 구 간 : 거림골/한신계곡
-제1소구간 : 거림→세석산장→백무동(12.5㎞)
2. 일 시 : 2008.12.20
3. 참가자 : 염명숙, 전진수
4. 산 행
가을에 천왕봉 산행 시 만난 지인의 부탁으로 지리산을 또 찾게 되었다. 올해 들어 벌써 일곱 번째 찾는 지리산이다. 지인의 산행 경험이 미천한지라 적당한 코스를 찾던 중 내가 아직 걸어보지 못한 거림과 한신계곡 코스를 정해 걷기로 하였다. 진주에서 만나 09:05에 출발하는 버스에 오른다. 중산리행 버스 중 일부가 거림에 정차한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준비는 하였지만 은근히 걱정이 앞선다. 정류장에서 비옷을 입고 10:30에 세석을 향한다. 많은 비가 아니라 그나마 다행이다. 2주 전 그 많던 눈은 어디로 갔는지.....
비가 내리고 녹은 눈이 흘러내려서인지 거림골은 수량이 풍부하다. 계곡물을 마시며 우렁찬 물소리를 벗 삼아 걷는다. 천팔교를 지나고 북해도교를 지나고 이름 없는 다리를 지난다. 여기 다리 이름은 다 이상하게 지어진 것 같다. 작은 폭포가 얼어붙은 광경은 역시 멋지다. 고드름을 따 먹으며 동심으로 돌아간다. 생각보다 지연되기는 했지만 무사히 세석산장에 도착한다. 세석평전에는 그나마 눈이 조금 있어 겨울 정취를 느끼게 한다. 산장까지의 산행은 가을산행인지 초봄 산행인지 헛갈릴 정도였는데......
산장에 도착하자 바로 취사장으로 향한다. 명숙님이 물을 뜨러 내려간 사이에 나는 점심 식사를 준비한다. 오뎅과 떡라면이 메뉴이다. 들머리에서 우중 산행을 준비하느라 막걸리 한 통을 준비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런데 옆 자리에서 식사를 하던 산악회 가이드께서 소주와 머루주를 한잔씩 주신다. 와우 얼마나 맛나던지 그리고 모자람이 풍부함보다 낫다는 것을 깨닫는다. 식사 후 커피도 한 잔 마시고 배를 깎아 주위 분들과 나누어 먹으며 세석에서 한 시간 20분 정도를 보냈다. 5시 버스를 타려는 계획은 틀린 것 같다. 그렇지만 어두워지기 전에 백무동에 도착하기 위해 영신봉 오르는 것은 포기한다.
비는 완전히 그쳤다. 산장을 나서 세석갈림길에 도착한다. 주능선 종주 길과 백무동, 거림으로의 하산 길이 만나는 곳이다. 이정목은 백무동까지 6.5㎞임을 알린다. 그런데 백무동 하산 길에 들어서니 눈이 그대로 쌓여있다. 아이젠을 착용하고 스틱을 빼어든다.
같은 길로 하산하는 세 등산객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하산 시간을 물어온다. 그들도 걱정이지만 우리 팀 역시 걱정이다. 처음 걸어보는 길이고 세시가 넘은 시간인데 어디쯤부터는 랜턴을 켜야 할 것이다. 올라올 때 명숙님이 잘 걷는 걸로 봐서 그나마 안심이 되기는 한다.
북쪽 사면은 많이 미끄럽다. 아이젠을 처음 신어본다는 초보 동행자는 그래도 잘 걷는다. 다행이다. 안개가 짙어서 한신계곡의 여러 폭포는 볼 수 없다. 우렁찬 물 떨어지는 소리를 느끼며 걸을 뿐이다. 앞서 내려가던 많은 팀을 추월한다. 그리고 꽁꽁 얼어붙은 무명폭에 도착한다. 시간이 늦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곡으로 내려선다. 옥색 고드름을 디카에 담고 한신계곡의 유명한 폭포를 지나치면서 마침내 헤드랜턴을 켜고 걷는다. 앞서가던 산악회 일원 중 두 분이 어둠속에서 일행을 기다리고 있다.
계획보다 1시간 늦었으나 오전의 우중 산행과 미끄러운 하산 길을 잘 걸어 내려왔다.
오늘 내려선 한신계곡 길은 다음 기회에 오름길로 삼고 싶다.
여름이 좋을 것 같다. 이렇게 올해 7번째 지리산 산행을 마무리하고 진주로 향한다.
정류장에 도착하니 6시에 함양으로 가는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국내산행 > 100대명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0대 명산(008) 지리산 우중 종주 산행기(여우비와 안개 속을 걷다) (0) | 2012.08.08 |
---|---|
100대 명산(008) 지리 종주 산행기(변화무쌍한 지리의 후덕함을 느끼며 걷다) (0) | 2012.08.08 |
100대 명산(008) 지리산 천왕봉 산행기(만추의 천왕봉을 오르다) (0) | 2012.08.08 |
100대 명산(008) 청학동/삼신봉 포토 산행기 (0) | 2012.08.08 |
100대 명산(008) 지리산 뱀사골/삼정산 산행기(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 (0) | 2012.08.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