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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행/100대명산

100대 명산(093,94) 백운산/백덕산 산행기(오지의 가을 길을 걷다)

 

93&94. 정선 백운산 & 백덕산 산행기

(오지의 가을 길을 걷다)



 

 

 


1. 개 요

   □ 구 간 :

       -접속구간   : 법흥사 입구↔관음사(4.2㎞),

       -제1소구간 : 제장교→칠족령→백운산→점재나루

       -제2소구간 : 신선바위봉→백덕산→관음사

 

 

2. 일 시 : 2009.10.17~10.18(1박2일)

 

 

3. 교통편

   ▷ 10/16  기장역(무궁화 22:45)→제천

   ▷ 10/17  제천(무궁화 07:10)→예미(마을버스 08:30)→덕천리/운천리입구(마을버스13:40)

                 →예미(시내버스14:07)→영월

   ▷ 10/18  영월(시내버스 06:00)→법흥사(시내버스15:00)→영월(시외버스16:08)→제천

                 (시외버스18:10)→동대구(고속버스 21:00)→노포동

 

 

4. 참석자 : 전진수

 

 

5. 산 행

   우리나라에서 많은 산 이름 중 하나가 백운산인데 100명산에도 세 개나 포함되어 있다. 정선 백운산은 거의 2년 전 부터 계획을 세웠다가 지우기를 수차례 반복하였다. 교통편이 불편해서이다. 그리고 백덕산은 올 봄에 입산이 안 되어 발길을 돌린 산이다. 그 두 산을 이틀에 걸쳐 오르는 최적의 대중교통을 찾아내어 실행에 옮긴다.

   심야 무궁화호는 40분이나 연착되어 제천에 도착한다. 하지만 제천역에서 예미행 첫 열차를 기다리는 시간을 줄여주기 때문에 연착이 그다지 싫지는 않다. 새벽 네 시가 조금 넘은 제천 역사에는 나 말고도 많은 이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나이 지긋하신 등산객도 보이는데 민둥산에 가신단다. 근처 해장국집에서 아침을 먹고 공기밥 한 그릇을 도시락 대신으로 준비한다. 아욱을 넣고 끓인 올갱이 해장국이 얼마나 맛있던지....

   도착한 예미역은 전형적인 시골 간이역이다. 비가 조금씩 내리지만 산행에 큰 지장을 줄 것 같지는 않다. 비에 젖어서는 안 될 것들을 따로 포장하여 배낭에 넣고 역 앞에서 덕천리행 마을버스에 오른다. 승객이라고는 중간에 타신 아주머니와 나 둘 뿐이다. 고추를 따러 가신다는 아낙네와 기사님의 대화가 정겹다.

 

 

 

 

 

 

 

  <첫째 날>

 

   버스는 제장다리에서 가까운 곳에 나를 내려놓는다. 아주머니께서 제장다리로 가는 길을 알려주신다. 미끄러운데 조심하라는 격려의 말씀도 잊지 않으신다.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아 다행이다. 흐릿한 가운데 붉어지기 시작한 주변의 산은 동강과 어울려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다리를 지나니 백운산 산행을 알리는 여러 안내판이 즐비하고 마을을 가로질러 들머리로 향한다.

백구 세 마리가 내 주위를 떠나지 않고 이방인을 향해 짖어대기 시작한다. 버스 기사님이 알려준 대로 1시 35분경에 출발하는 예미행 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문희마을까지 트래킹은 포기해야 할 것 같다. 들머리에서 산행 준비를 마치고 칠족령을 향한다.

  

 

 

   -09:07 칠족령으로 출발

             바로 칠족령으로 올랐다가 백운산으로 가면 버스 시간에 맞출 수 있을 것 같다. 들머리에는 수많은 표지기가 일렬로 정리되어 걸려있는데 보기 좋다. 들머리부터 등산로가 심상치 않더니 곧 밧줄구간이다. 화강암이 아닌 등산로의 뾰족한 돌은 걸음을 더디게 한다.

 

 

 

 

   등산로 오른편은 천길 낭떠러지기이다. 걷는 내내 추락을 주의하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고도를 어느 정도 높이자 굽이굽이 흐르는 동강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아마 오늘 산행 내내 마주하게 될 풍경이리라.

 

 

 

 

   -09:41 칠족령 도착

             아찔한 오른편 낭떠러지기를 의식하며 조심스럽게 진행한다. 비는 그쳤다가 내렸다가를 계속하고 햇님 역시 구름 속에서 들락날락 한다. 사연이 있을법한 칠족령은 문희마을로 내려서는 첫 번째 갈림길이기도 하다.

 

 

 

 

   칠족령을 지나자 백운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가을을 물씬 느끼게 하는 풍경이다. 여전히 오른쪽으로 동강이 굽이치고 천 길 낭떠러지기는 계속된다. 얼마 걷지 않아 다시 갈림길이 나타나고 곧 블로그에서 본 무명 산악인의 추모탑이다. 좋은 위치에 세워진 예쁜 추모탑의 주인공은 아마 여성 산악인 이었나 보다. 탑을 보자 진행이 더욱 조심스러워진다.

   촉촉한 가을 길을 걷는 지금의 백운산은 약간의 두려움을 안겨준다. 그러나 혼자 걷는 산행은 역시 한가롭고 좋다. 지난주 설악산 산행을 생각하니 악몽 같다.사람들은 왜 설악산 단풍을 좋아하는 것일까? 시차는 있겠지만 모든 산에 단풍이 들고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 할 텐데 굳이 명산의 단풍을 고집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백운산은 산세보다는 동강과 어울린 풍경이 멋진 산이다. 추모탑을 지나 어느 전망대에서 첫 휴식을 갖는다. 동강이 주변 나무에 가려 아직까지 완연한 제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날이 맑았다면 백운산과 동강은 지금과는 다른 조화를 이루어 그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11:19 백운산 정상(해발882.4m) 도착

             몇 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리며 2시간 10여분 만에 정상에 도착한다. 바람이 흩날리는 표지기는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 뒤에 돌탑 세 개와 정상석이 있다. 몇 번을 별러 마주한 정상석인 만큼 더욱 반가운 마음이 든다.

   정상에서는 동강의 흐름을 완벽하게 볼 수 있다. 저 모습이 많은 이들을 동강 트래킹의 유혹에 넘어가게 하는가 보다. 그리고 날이 좋다면 아마 멀리 있는 산들도 깨끗이 조망 될 것 같다. 막걸리를 한 모금 들이키며 여러 생각에 잠겨 혼자임을 즐긴다.

 

 

 

 

 

 

 

 

   -12:28 날머리 도착

             내려서는 길은 칠족령에서 오르는 길보다는 한결 쉽다. 한 시간이 채 안 걸려 점재마을에 도착한다. 하늘은 맑게 개였고 날머리에서 올려다보는 백운산은 한결 가을 스럽다. 강가로 달려가서 더러워진 바지를 추스르고 도시락을 먹는다. 짧은 산행이었지만 촉촉한 가을을 느끼게 한 나름대로의 멋진 산행이었다.

   점재다리를 건너 운치마을 입구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강가에는 단체 여행객들이 돌을 줍는지 삼삼오오 짝을 지어있다. 아침에 탄 버스 기사님이 가르쳐준 시간에 예미행 버스가 도착한다. 하루에 몇 편 운행되지 않는 버스 시간을 잘 맞추었다.

 

 

 

 

 

 

 

 

 

 

 

 

 

   <둘째 날>

 

   아침 일찍 배낭을 챙겨 법흥사행 첫 버스에 오른다. 두 번째인 만큼 여유가 있다. 버스요금을 치룰 잔돈이 없어서 주천에서 잠시 내려 잔돈을 바꾸고 기사 아저씨와 마실 따듯한 커피를 사서 다시 버스에 오른다.

   7시경 법흥사에 도착한다. 사찰을 한 번 둘러보고 수통 두 개를 채워 들머리로 향한다. 지난번에는 느끼지 못했는데 관음사까지 꽤 먼 거리이다. 관음사에서 오르려는 계획을 바꾸어 관음사 직전 신선바위봉 들머리에서 거꾸로 진행하기로 한다.

 

 

 

 

 

 

 

   -07:54 신선바위봉으로 출발

             지난 봄에 들머리에서 입산을 저지당해 이곳에서 신선바위봉으로 몰래 오르려다가 발길을 돌렸던 기억이 떠오른다. 별 어려움이 없는 길이다. 낙엽을 밟으며 가을 정취를 흠뻑 느낀다. 잡목에 가려 조망은 없다. 어제처럼 아무도 없는 산길을 유유히 홀로 걷는다.  

 

   -09:49 신선바위봉 도착

             어느 봉우리에 도착하니 바위가 하나 솟아있다. 소나무 한 그루가 피어있는 바위에는 밧줄이 메어져있다. 그곳에 오르니 사방으로 조망이 막힘이 없으며 백덕산과 사자산으로 향하는 능선이 멋지게 다가선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곳이 신선바위봉이다. 과연 신선이 놀았음직한 넓고 평평한 바위이다. 

 

 

 

 

 

   -10:46 갈림길 도착

             지금까지 유순했던 등산로는 신선바위봉을 지나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이 변한다. 두 암봉을 우회하는 구간은 정말 위험하다. 더욱이 가느다란 밧줄들이 설치되어 있어서 보기도 그렇고 그 줄을 잡고 오르내릴 때는 괜히 이곳으로 올랐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안전로프 조차 없는 구간에서는 결국 중간에 스틱을 접어 넣고 두 손과 두 발로 돌과 나무뿌리에 의존해 진행한다. 그렇게 4,50분을 걸어 도착한 곳이 여기 갈림길인데 관음사에서 백덕산으로 오르는 정상적인 등산로와 만나는 지점이다. 그렇다면 내가 지나온 길은 비정규 등산로인 셈이다. 철저하게 출입을 금하거나 더 굵고 단단한 밧줄을 설치하여 위험을 줄여야 할 것 같다.

 

 

 

 

 

   얼마나 다리에 힘을 주며 걸었는지 쥐가 오르고 배도 고파서 배낭을 내려놓고 한참을 쉰다. 이정목은 정상까지 1.1㎞가 남았음을 알린다.

 

   -11:31 백덕산(해발1350m) 도착

             한결 유순해진 길을 걷는다. 습한 지역이 자주 나타나며 바위와 나무에 이끼가 덮인 모습이 자주 나타난다. 보기 좋다. 등산로에는 여전히 낙엽이 많아 가을을 실감나게 한다. 정상에 많은 등산객들이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고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정상에 오르니 많던 등산객은 다 내려갔고 두 분이 식사를 하고 계신다. 곧이어 오르는 산님에게 부탁하여 어제와 오늘 처음으로 내 사진을 카메라에 담는다.

 

 

 

 

 

   정상에서는 관음사로 직접 내려가는 길과 당재로 가는 길이 있다. 관음사에서 올라온 등산객에게 물으니 조망이나 암봉이나 별 특징이 없단다. 생각을 바꾸어 당재 길을 택한다.

 

   -12:00 당재 도착

             문재에서 올라오는 많은 등산객과 오른쪽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을 지나 당재에 도착한다. 한 팀이 식사를 하고 계시다가 내게 소주를 권해온다. 캔맥주를 하나 준비해간 터라 사양하고 도시락을 펼친다. 바람이 불고 주변에 낙엽이 많아서 버너 지피기를 포기하고 찬 도시락을 먹는다.

 

 

 

 

   -14:13 날머리(관음사) 도착

             이정목은 관음사까지 3.2㎞, 법흥사 까지는 4㎞가 남았음을 가리킨다. 찬밥을 먹고 나니 추위가 장난이 아니다. 얼른 배낭을 다시 꾸려 내려선다. 그런데 하산 길 역시 쉽지 않다. 길이 뚜렷하지 않아서 계곡을 이리저리 넘으며 간간이 보이는 시그널을 따라 걷는다. 계곡에는 물이 그다지 많이 흐르지 않지만 깊다. 한 시간 반 정도 그렇게 힘들게 내려서니 백덕산으로 오르는 정상 등산로가 나타나고 내가 걸어 내려온 길은 폐쇄되었다는 안내문이 보인다. 오늘 백덕산 산행은 대부분을 비정규 길을 걸은 셈이다. 그 만큼 힘든 산행이기도 했다. 관음사를 지나쳐 주차장까지 부지런히 걸어 3시에 출발하는 버스에 오른다.

 

 

 

 

 

 

 

 

   오랫동안 벼르던 산행이었고 호젓하게 가을을 느끼게 한 산행이어서 더욱 좋았다. 더욱이 100명산 중 교통 때문에 미루던 93, 94번째 산행을 마친지라 밀린 숙제를 해치운 기분이다. 백덕산은 겨울에 한번쯤 더 올라볼 만한 산이다. 물론 신선바위봉 코스는 피해야 한다.


 

 

 

6. 숙 박 : 영월 터미널 근처 모텔

 

 

7. 식 단

   ▷ 10/17  아침(매식), 점심(도시락), 저녁(자장밥)

   ▷ 10/18  아침(행동식), 점심(도시락), 저녁(매식)

 

 

8. 물 구하기 : 둥굴레차(집), 법흥사

 

 

9. 준비물

   윈드자켓/오버트라우저, 디지털카메라, 버너/코펠, 보조로프, 수통, 모자, 헤드랜턴, 스틱, 선글라스, 여벌옷, 장갑, 휴     지, 쌀3인분, 자장, 김치/밑반찬, 막걸리, 행동식(과일, 초콜릿, 견과류), 비상약키트, 지도/자료

 

 

10. 비 용 : 136,950원

   ▷ 교통비 : 65,150원

   ▷ 숙박비 : 40,000원

   ▷ 식품비 및 제비용 : 31,800원

 

 

11. 기타사항

   ▷ 예미→운치리(점재나루) 06:20, 12:00, 16:00, 18:40

   ▷ 예미→덕천리(제장나루) 08:30

   ▷ 운치리→예미(점재나루) 07:00, 13:00, 17:00, 19:20

   ▷ 예미 마을버스 033-378-0708

   ▷ 제천운수 043-646-2955

   ▷ 영월→법흥사 06:00, 10:00, 13:40, 17:20

   ▷ 법흥사→영월 07:00, 11:10, 15:00, 19:20

   ▷ 영월→제천 ........16:40, 17:46, 18:20, 18:50, 20:35

   ▷ 제천→울산 07:30........15:30, 1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