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북한산 산행기
(아들과 응봉능선을 걷다)
1. 구 간
▷ 진관사→비봉→사모바위→(응봉능선)→진관사 일주문
2. 일 시 : 2010.5.30
3. 산 행
모처럼 아들과 산행을 하기로 하고 여기 저기 근교산을 생각한 끝에 아들에게 비봉능선상의 여러 봉우리를 보여주고 싶어서 북한산을 택한다. 들머리는 걸어보지 않은 진관사 계곡길로 정한다.
현준엄마가 정성껏 싸준 도시락을 배낭에 넣어 느지막하게 집을 나서 열두시가 넘은 시간에 진관공원지킴터 앞에 선다. 초입부터 각종 공사가 진행 중인 모습이 보이더니 일주문을 지나 진관사 경내에 들어서니 역시 여기 저기 공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 4개월 동안에 북한산을 벌써 다섯 번째 오른다. 불수사도북 답사를 위해 두 번, 회사 동료들과 소귀천계곡에서 올라 백운대를 오른 후에 영봉으로 내려섰고, 홀로 의상봉능선으로 올라 형제봉으로 내려섰으며 오늘은 진관사 계곡으로 오른다. 아직도 걷지 않은 길이 많을 터이니 십 수번은 더 오를 것이다.
오늘은 아들과 함께하므로 더 즐거운 산행이 될 터이다. 절을 지나자 벌써 녹녹치 않은 등산로가 펼쳐진다. 계곡을 흐르는 요란한 물소리를 벗 삼아 안전 난간과 쇠줄이 쳐진 바위길을 걷는다. 머리 위로는 향로봉과 이름 모를 멋진 암봉이 줄지어 있다. 한 시간을 걸으니 비봉과 향로봉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타난다. 왼쪽 비봉 쪽으로 길을 잡는다. 아직까지는 현준이가 잘 걷고있다.
북한산 비봉능선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향로봉 아래쪽에 자리 잡은 엄청나게 큰 암봉이 멋지다. 현준이도 맘에 들어 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슬슬 힘들어하며 뒤쳐진다. 전에도 그랬듯이 내가 앞장서서 걷고 아들은 장난을 치며 뒤따른다. 나도 어제 치악산을 걷고 와서인지 몸이 가볍지 않다. 그나마 푸르러진 나무가 뜨거운 햇빛을 가려주고 시원한 바람이 땀을 식혀주니 다행이다. 늦었지만 능선에 올라 도시락을 먹기로 하고 계속 걷는다.
능선이 가까워지면서 향로봉과 사모바위가 뚜렷이 보인다. 이 방향에서 조망되는 두 피조물은 웅장함이 더하다. 아들은 이제 지쳤는지 걸음이 늦어지며 뒤처지기 시작한다.
아들에게는 무리일거 같아서 문수봉으로 오르려던 생각을 바꾸어 응봉능선으로 하산하기로 한다. 이 길 역시 만만치가 않다.
삼천탐방지원센터와 진관공원지킴터 갈림길에서 잠시 고민을 하다가 올랐던 곳으로 내려간다. 혹시 삼천사 방향으로 내려갔다가 버스정류장까지 많이 걸어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에서 그랬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별 차이가 없다. 여하튼 선택한 길을 잠시 걸으니 진관사 일주문 앞이다. 내게는 짧은 네 시간의 산행이었고 아들에게는 쉽지 않은 네 시간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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