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행/산행(2021년)

지리산 산행기(1217)

산쿨럭이 2021. 12. 20. 23:47

 

지리산 산행기

(함박눈을 맞으며 오른 천왕봉에서 몸을 가눌 수 없는 강풍과 맞서)

 

 

 

 

 

 

1. 일 자 : 2021. 12. 17

 

2. 참석자 : 전진수

 

3. 코 스 : 중산리~천왕봉~장터목~백무동

 

4. 교 통

    ▷갈 때  원지(시외버스 08:00)-중산리 

    ▷올 때  백무동(지리산고속 17:30)-함양

   

 

   

2주 만에 다시 겨울 산행을 위해 배낭을 꾸린다.

이번에는 경남에 있는 국립공원 3산을 오를 계획서를 만들었다.

계획한 3산은 올해 한 번도 찾지 않은 지리산, 지난 2월에 향적봉을 올랐으니 이번에는 남덕유,

그리고 작년에 수도-가야 종주 실패로 오르지 못한 가야산이다.

먼저 지리를 오르기 위해 어제 오후에 출발하여 저녁 무렵에 원지에 도착하였다.

원지 터미널에 걸린 산청 9경 안내판을 보니 산을 다니며, 지리산 둘레길을 걸으며 전부 다녀온 곳이다.

 

 

 

 

 

 

중산리(09:06)-로터리대피소(10:56)-천왕봉(12:50)-제석봉(13:25)-장터목(13:40 / 14:27)-참샘(15:40)-백무동(16:40)

 

 

 

올해는 남파랑길을 걷느라 산행을 많이 하지 않았는데 더욱이 지리산은 한 번도 찾지를 못했다.

일 년에 두세 번은 찾는 산인데.....

백무동에서 새벽에 출발할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오늘 매우 춥다 하고 야간산행은 별로여서 중산리에서 출발한다.

백무동으로의 하산은 장터목일지 세석일지 시간을 봐가면서 결정하기로 하고 9시가 조금 지나 산행을 시작한다. 

 

 

 

 

 

 

 

 

 

 

여섯 번이나 A/S를 받은 스틱을 지난 소백산 산행 때 또 부러트렸다.

그래서 블랙 다이아몬드 스틱을 새로 장만하여 오늘 나와 처음으로 함께한다.

 

 

 

 

 

중산리에서 올려다보는 천왕 머리는 하얗던데 등산로에는 생각보다 눈이 없다.

칼바위 역시 가을의 모습으로 나를 맞는다.

 

 

 

 

 

 

 

 

 

 

겨울의 지리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하는데.....

 

 

 

2016년 1월 사진

 

 

그래도 법계사 직전 헬기장에서 올려다보는 천왕봉 설경은 기대감을 준다.

 

 

 

 

 

대피소에 도착하여 취사장으로 달려간다.

점심을 먹기에는 이르고 간식을 먹으며 쉰 후에 하얀 세상으로 들어간다.

 

 

 

 

 

잠시 오르니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상고대가 나타나며 등로에도 눈이 제법 많아지기 시작한다.

아이젠을 착용하고 배낭커버를 씌우고 방풍재킷을 입고 본격적으로 지리의 속살을 느끼기 시작한다.

멋지다. 

 

 

 

 

 

 

 

 

 

 

개선문을 지나면서부터 함박눈으로 바뀌며 더욱 하얀 세상이 펼쳐진다.

 

 

 

 

 

 

 

 

 

 

 

 

 

 

 

 

 

 

 

 

 

 

 

 

 

 

 

 

 

 

멋진 설경을 더 많이 아이폰에 담고 싶지만 손도 시리고 배터리 방전으로 잘 찍히지가 않는다.

바지 주머니 속에서 폰을 덥혀가며 그나마.....

 

 

 

 

 

 

 

 

 

 

 

 

 

 

 

그래도 천왕샘은 얼지 않았다.

 

 

 

 

 

 

 

 

 

 

 

 

 

 

 

오늘 사진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설경이다.

소백산 비로봉에서 자주 마주하는 모습이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두 여성 산객이 내 콧수염이 하얗게 얼어붙었다고 알려준다.

ㅎ 원래 하얗다고 말하려다가.....

정상 바람이 장난이 아니라며 황급히 내려가신다.

 

 

 

 

 

과연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아마 지금껏 산행하며 어느 봉우리에서도 이런 강풍과 맞선 기억이 없다.

지리 할매가 그동안 무심했다고 혼내는 것 같기도 하고.....

몸을 가누지 못한 채 이 사진 하나 달랑 남기고 내려선다.

 

 

 

 

 

놓치고 싶지 않은 풍광이 많지만 아이폰은 계속 방전된다.

안타깝기도 하고 언 손을 생각하면 다행스럽기도 하고.....

 

 

 

 

 

아이폰은 제석봉 설경을 그 모습 그대로 담지 못한다.

이 풍광에 홀딱 반했는데 사진은 고작 이 정도밖에 표현하지 못한다.

  

 

 

 

 

점심시간이 훨씬 지나서 장터목에 도착한다.

세석까지 진행하여 백무동으로 가기에는 늦은 시간이다.

점심을 먹고 여기에서 백무동으로 내려가기로 한다.

 

 

 

 

 

따끈한 오뎅라면으로 빈 속과 언 몸을 녹이고.....

막걸리 한 잔 마시면 좋겠다~~~

 

 

 

 

 

백무동에서 장터목으로 오른 적은 분명 있는데 내려간 적도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본다.

처음 같기도 하고.....

 

 

 

 

 

 

 

 

 

 

참샘도 얼지 않았고.....

씨에라컵 꺼내기가 귀찮아서 마시고 싶은 걸 참는다.

 

 

 

 

 

 

 

 

 

 

하동바위를 지나 이 다리를 건너 백무동 야영장에 도착한다.

10분 정도만 빨리 내려왔으면 좋았을 텐데~~~

 

 

 

 

 

멋진 산행이었다.

강추위와 강풍이 올해 처음으로 지리를 찾은 내게 심통을 부리기는 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