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81, 82코스(210621)
남파랑길 81, 82코스
(주작과 덕룡을 품은 강진에서 또한 갈대숲에 반하다)
1. 일 자 : 2021. 6. 21
2. 참석자 : 정석권, 전진수
3. 코 스 : 마량항~가우도~영풍마을~목리교
4. 숙 박 : 탐진강 둑길(목리교 서쪽) 야영
5. 걸은 거리(오늘/누계) : 32.3Km / 1305.1Km
6. 머문 시간(오늘/누계) : 10시간 16분 / 439시간 4분
마량항(07:20)-고바우전망대(10:53)-가우도(11:34/12:50)-영풍마을(14:20)-강남배수장(16:10)-목리교(17:36)
고금대교 좌측에서 해가 떠오른다.
어제 일몰이 너무 황홀했던지라 일출은 싱겁기 짝이 없다.
마량방파제는 체육공원이어서인지 새벽부터 운동하는 주민들이 많다.
승용차로 전국을 여행하고 있다는 두 분이 말을 걸어온다.
오늘 계란말이는 거의 작품(?) 수준인 걸~~~
어제 멋진 일몰과 야경을 보여준 전망대를 배경으로 출발샷을 남기고 3일 차 걸음을 시작한다.
오늘은 두 코스를 걷기 위해 일찍 출발하는 편이다.
여기에서 보면 까막섬이 하나로 보이는데 큰까막섬과 작은까막섬 두 개이다.
등교 학생들을 안내하는 할아버님께 인사를 하고 다시 해안가로 진입한다.
계속해서 강진만을 보며 해안가를 따라 걷다가,
수인교차로 앞에서 좌측으로 역시 해안가로 들어선다.
주인이 있는 섬으로 개발 중인 것으로 보인다.
주작덕룡이 보이는 방파제 끝에서 낚시를 즐기는 여성 강태공이 부러운데~~~
아, 나는 지금 강진 바다둘레길을 걷고 있구나~~~
멋진 곳에 자리 잡은 펜션과 까페를 보며 걷다가 그 앞을 지난다.
갑자기 커피 생각이 나지만.....
지나온 장흥에 천관산이 있다면, 강진에는 주작과 덕룡이 있고 곧 가게 될 해남에는 두륜과 달마가 있다.
모두 올랐던 산이다.
그중에 하나만 고르라면 글쎄 못 고를 것 같다.
칼날 같은 구름도 멋지다.
백사마을을 지나 대구천이 흐르는 쉼터에서 잠시 쉬었다가,
해안가에서 도로로 올라와 잠시 걸으니 고바우전망대이다.
하트 안에 해남의 진산인 두륜이 있다.
같은 하트 안에 이번에는 주작과 덕룡이 있다.
아마 그들도 나를 보고 있을 것이다.
여기에 텐트를 치고 싶다.
산에 빠져 해안도로 데크길을 걷다 보니 가우도가 코 앞이다.
하저마을을 지나는 중에는 마을에서 운영하는 캠핑장이 있다.
무지 넓게 조성되었는데 지금은 운영하지 않는 것 같다.
운영을 하더라도 우리는 절대 돈 내고는 야영 안 하지~~~
또 한 코스를 끝냈다.
골인 지점까지 이제 9코스가 남았다.
입장료가 있다길래 사진만 하나 찍고 나오는 걸로 양해를 구하고.....
도시락을 사 먹으려고 편의점으로 갔는데 없어서 또 라면을 먹는다.
까칠해 보이던 주인아주머니께서 장소도 제공하고 아이스크림과 찐계란을 주신다.
아드님이 목사이고 편의점 수익금으로 만든다는 교회 책자도 한 권 끼워주신다.
몸과 마음의 식량을 다 얻은 걸까?
감사했습니다~~~
짚라인을 타는 젊은이들이 부러버라~~~
야트막한 산을 넘는 중에 바위전망대에서 보는 풍광이 감격, 감격 또 감격이다.
세심정을 지나고 도로를 따라 강진 칠량면으로 들어선다.
이거 이름이 뭐였더라?
봉황옹기마을을 지나는 줄 알았는데 길이 바뀌었는지 옹기를 보지 못한 채 진행한다.
영풍마을로 오는 중에 보이는 건물이 분명 학교 같다는 생각을 하며 걷는데 칠량중학교 담벼락은 나타나지를 않는다.
선답자 블로그에서 본 길과 분명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 영풍마을 정자에 도착한다.
마침 어르신들이 계셔서 물으니 내가 본 것이 칠량중학교가 맞단다.
저녁 먹거리를 못 사고 지나칠 뻔했다.
정 선배를 쉬라 하고 장을 보러 간다.
이 각도로 찍은 갯벌 S라인도 보기 괘안네~~~
벌써 빨강 고추가 열렸네~~~
강진 읍내가 보이는 순간 괜히 장을 봐왔다는 생각이 든다.
선답자들 블로그 몇 개를 봤어도 읍내 이야기는 없었는데.....
강남배수장을 지나 방조제 길이 시작된다.
바로 앞에 있는 정자에서 쉬었다가 제방둑길을 따라 걷는다.
음 저 산도 멋진데 이름이 몰까?
블로그에서 본 멋진 길이 이어진다.
백조이거나 오리인 줄 알았던 저게 고니라는 걸 내일 알게 된다.
요건 부부 고니~~~
저 다리를 건너보지 못한 게 아쉽다.
요건 고니 가족~~~
이때까지만 해도 강진 갈대숲이 순천이나 벌교 숲 정도인 걸로 알았는데.....
갈대숲을 빠져나와 고가도로 아래를 지나 목리교에 도착한다.
82코스 종점이다.
다리를 건너 탐진강 둑길 아래에서 배낭을 내린다.
오늘은 여기에서 야영을 하기로 한다.
길 건너편 교회에서 물을 구하고 길을 물으니 읍내가 15분 정도 거리란다.
에효, 역시나 저녁거리를 여기 와서 구하면 될 것을 칠량면사무소에서부터 지고 왔네~~~
'정보는 무게이다'
내가 한 말이 명언 중에 명언이라는 걸 또 깨닫는다.
무게 때문에 먹거리도 별 것 없는데.....
김을 구워 단무지에 싸 먹는다.
둑방으로 올라서서 지는 해를 보고는 텐트를 피칭한다.
그리고는 읍내로 들어간다.
내일 아침도 오늘 저녁처럼 형편없이 먹을 수는 없길래.....
딱 15분을 걸으니 없는 게 없는 농협 파머스마켓이 보안다.
돌아오며 생각해보니 아마 83코스가 제방을 따라 걷게 되니 선답자들이 읍내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것 같다.
여하튼 찬거리와 맥주 한 캔을 사들고 오는 발걸음이 가볍다.
정 선배의 코 고는 소리를 들으며 텐트 밖에서 맥주를 마시고 밤은 깊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