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24, 25코스(210413)
남파랑길 24, 25코스
(보물섬이라는 거제도 남파랑길은 해안가보다 임도가 더 많더라)
1. 일 자 : 2021. 4. 13
2. 참석자 : 권 선배, 정석권, 최한수, 전진수
3. 코 스 : 저구항~탑포마을~거제파출소~장수공원
4. 숙 박 : 장수공원 공터 야영
5. 걸은 거리(오늘/누계) : 28.3Km / 374.2Km
6. 머문 시간(오늘/누계) : 10시간 30분 / 125시간 49분
역시 야영보다는 민박이 편하긴 하다.
어제 비 때문에 계획한 곳까지 걷지 못했으므로 오늘은 많이 걸어야 할 것 같다.
야영지도 새로 물색해야 하고.....
주인아주머니가 싸주신 푸짐한 반찬거리를 배낭에 나누어 넣는다.
부지런한 주인아저씨께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민박을 나서 출발점인 저구항을 향한다.
저구항(07:20)-쌍근항(09:36)-탑포마을(10:28)-부춘마을 입구(14:08)-거제파출소(15:40/16:37)-장수공원(17:50)
신세를 많이 진 해오름 민박은 편의점을 겸하고 있다.
어제 술을 사느라 두어 번 들락거렸다.
24코스 안내판은 저구항에 있지 않고 명사해수욕장 앞에 있다.
야영금지라 적혀 있지만 텐트 몇 동이 보인다.
최 프로, 그동안 걷지 않고 자전거만 탔지?
어, 망산은 앵글에 들어오지 않았네~~~
생각해보니 우리가 묵었던 곳이 거제지맥 남북종주의 출발점이었다.
권 선배님, 파이팅~~!!
저구마을을 지나 임도로 들어서기 전에 활짝 핀 유채꽃밭에서 인증샷을 남기고 본격적인 트레킹을 시작한다.
무얼 닮긴 닮았는데.....
계획서에 두 번째 야영지로 생각했던 정자를 지난다.
어제와는 달리 날씨가 좋아 조망이 훌률하다.
어제 비가 내리지 않았다면 이곳에서 야영을 했을 것이다.
저구항에서 1시간 30분 거리이다.
6Km 정도이니 오늘, 내일 만회를 해야 할 거리이다.
전망대 앞바다에 여러 크고 작은 섬이 모여있다.
이후 임도가 지루하게 이어진다.
임도 종점에 쌍근마을이 자리하는데 멋지게 꾸며 놓은 마을이다.
오토캠핑장도 있는데 아마 여름철에 유료로 운영되는 것 같다.
정 선배와 내가 먼저 도착하여 소공원 정자에 앉아 뒤에 오는 두 분을 기다린다.
옆 동네인 탑포마을까지는 도로로 연결되지만 남파랑길은 임도로 우회하도록 되어있다.
탑포마을에서 돌아나가는 버스를 본다.
곧 종점인 탑포마을 입구가 나타나겠는걸~~~
동네 어르신께 여쭈니 대섬이란다.
새들이 둥지를 틀어 장관이지만 대나무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생각했던 것처럼 바로 안내판이 나타난다.
또 배낭을 내려놓는다.
25코스의 시작은 마을을 벗어나 부춘리까지 노자산 임도길을 걷는 것이다.
거제도에 들어와서 해안길보다는 임도를 더 많이 걷는 것 같다.
술을 안 마시는 정 선배님은 확실히 우리보다 걸음이 빠르다.
앞서가는 선배에게 물 있는 곳에 멈추어 점심을 먹고 가자고 전화를 한다.
자전거보다 트레킹이 좋지?
권 선배님도 걸음이 늦기는 하지만 활짝 핀 웃음꽃을 피우며 도착한다.
라면 투하~~!!
아주머니가 싸주신 풋마늘과 파김치를 먹으며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고.....
또 걸어 보자고요.
낯선 길을 걷는 호기심과 기대심을 충족시키는 것이 트레킹의 본질이 아닐까?
알프스 둘레길을 걸을 때 만난 유럽인들의 인사 끄트머리는 항시 "엔조이"였다.
지금의 낯섦을 즐기는 것이지 속세 이야기는 별 필요가 없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트레킹이나 등산이나 여럿이 걸어도 결국은 혼자인 것이다.
우리나라 둘레길을 거다 보면 호수 대신 저수지가 많이 보인다.
지형학적으로 당연하겠지만 저수지를 호수라 생각하면 되지 않겠는가?
부춘 저수지를 아니 부춘호수를 지난다.
부춘마을 입구의 이 고목이 피로를 씻는다.
도로를 따라 걷다가 오망천교를 건너고 이젠 산양천길로 들어선다.
그 끝을 지나면 이러한 농로도 나타나고,
오수마을로 들어서니 거제도 계룡산이 눈에 확 들어오고, 마을 어르신께서 산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신다.
신이 나서 말씀하시는 어르신을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몇 분간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이내 25코스 종점인 거제파출소에 도착한다.
근처 하나로마트에서 저녁거리를 준비하고 막걸리를 마시며 쉬는 동안 야영지를 검색한다.
권 선배님께서는 오늘 야영을 위해 훈제오리와 와인을 준비하신다.
적당해 보이는 야영지를 찾아내고 시간 여유가 있어서 한 시간을 쉰 후에 출발한다.
지금부터는 26코스이다.
얼마 걷지 않아 거제대교가 20Km라는 표지판이 나타난다.
내일 우리는 저 다리를 건너 통영으로 갈 것이다.
야영지로 생각해둔 곳은 약 1시간 거리의 장수공원이다.
일행에게 의견을 물으니 다들 좋다고 한다.
배가 보이지 않는 거제항을 지나 해안가로 진행한다.
길 왼편은 외간항이고 오른쪽으로 스포츠파크와 식물원 돔을 지나며 정면으로 내일 걷게 될 대봉산이 보인다.
산꾸러기 그림자는 내 블로그의 단골 메뉴이다.
외간마을로 들어서니 청보리가 눈을 맑게 한다.
남파랑길에서 살짝 벗어난 동백나무 앞에 배낭을 벗고 일행을 기다린다.
여기에서 야영지는 멀지 않다.
이웃한 민가에서 물을 구하고 혹시 해서 장수공원 야영을 물으니 잘 모른다고 하신다.
원래는 여기에서 6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신두구비재에서 야영을 할 계획이었다.
남은 거리는 내일 만회하면 된다.
장수공원은 앞에 공터가 있어서 걱정과는 달리 훌륭한 비박지이다.
물을 짊어지고 왔지만 주민들이 식수로 사용하는 계곡수도 있다.
둘레길을 걸으며 계획이 어긋날 때면 정 선배와 늘 운빨을 이야기하는데 오늘도 그렇다.
다들 안도한 가운데 텐트를 치고 야외 만찬을 준비한다.
훈제오리를 안주로 와인을 한 잔씩 돌리고 김치찌개를 만들었다.
어제 많이 마셔서 오늘은 소주를 조금만 준비했다.
최 프로는 이런 텐트 야경 사진을 매우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