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킹(둘레길)/지리산 둘레길

지리산 둘레길 21, 19구간(191101)

산쿨럭이 2019. 11. 4. 11:07

 

지리산 둘레길 21, 19구간

(지둘길 마지막 날 33.7Km를 걸어 완성하다)

 

 

 

 

 

 

 

 

1. 일 자 : 2019. 11. 1

 

 

2. 참석자 : 전진수  

 

 

3. 코 스 : 구례수목원~구리재~방광마을~난동갈림길~오미마을

 

 

4. 교 통

    ▷올 때   오미마을(농어촌버스 16:47)-구례(시외버스 17:00)-하동

 

 

5. 걸은 거리(오늘/누계) : 29.5Km(33.7Km) / 272.8Km(277Km)

 

 

6. 걸은 시간(오늘/누계) : 7시간 57분(9시간 35분) / 93시간 59분(95시간 37분)

 

 

    

구례수목원(07:25)-구리재(08:15)-난동마을 갈림길(09:00)-방광마을(10:05)-난동마을 갈림길(11:21)

-세심정(12:08/12:57)-지리산둘레길 구례센터(14:45)-용호정(15:55)-오미마을(16:38)

 

 

 

정자에서 야영을 한지라 잠이 깨자 바로 텐트를 걷는다.

모닝커피와 누룽지를 끓여먹고 배낭을 꾸린다.

지리산 둘레길 마지막 날이 될 줄 모른 채 시작한다.

마지막으로 걷게 될 19구간은 18.9Km로 길어서 내일 오전에 오미마을에 도착하는 것으로 계획하였다.

 

 

 

 

 

수목원을 통과하고 숲길을 잠시 걸은 후에 임도에 도착한다.

 

 

 

 

 

 

 

 

 

 

여기도 야영지로는 손색이 없는걸~~~

 

 

 

 

 

어제 임도를 따라 밤재에 오르듯 오늘은 임도를 따라 구리재로 오른다.

이것도 인증샷으로 쳐주나?

 

 

 

 

 

아침 일찍부터 중장비 소리가 요란하더니 편백나무 숲을 정리하고 있다.

아, 저곳에서 하루 자고 싶다.

 

 

 

 

 

구리재에서 가까운 자초봉에 다녀올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밤재와 분위기가 비슷한 구리재에서 역시 임도를 따라 내려간다.

 

 

 

 

 

구리재 스탬프도 이렇게 사진으로 대신하고.....

 

 

 

 

 

어린왕자에 나오는 명구들이 적힌 대리석 의자가 자주 눈에 띈다.

 

 

 

 

 

부지런한 분들의 수고로 구례 숲이 잘 보존되고 많은 이들이 즐길 수 있나 보다.

남원, 함양, 산청, 하동 역시 숲을 잘 가꾸고 있지만 구례가 으뜸이라고 생각한다.

 

 

 

 

 

19구간 출발점인 난동마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마을로 내려가다가 길에서 뛰노는 너구리 세 마리를 만난다.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숲으로 사라진다.

산중에서는 처음 보는데 아이폰에 담지 못한 것이 참으로 아쉽다.

 

 

 

 

 

묘목을 이렇게도 키우는구나~~~

 

 

 

 

 

지둘길 19구간의 종점인 난동마을 갈림길에 도착한다.

잠시 후에 나한테는 마지막 구간의 추발점이 될 곳이다.

21구간 방광마을까지는 10리 밖에 남지 않았다.

오늘 다 끝내버려~~??

방광마을까지 다녀와서 시간을 보고 결정하기로 한다.

 

 

 

 

 

예술인 마을답게 집들이 예쁘다.

 

 

 

 

 

 

 

 

 

 

 

 

 

 

 

대전리 석불입상을 지나고,

 

 

 

 

 

숲길로 접어드는 줄 알았는데 바로 임도가 나타난다. 

 

 

 

 

 

굉장히 큰 감 농장을 지나는데 감을 따던 주인아주머니께서 단감 세 개를 주신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감사하다는 인사를 몇 번이나 하고 내려선다.

걸으면서 하나를 먹고 두 개는 배낭에 챙긴다.

 

 

 

 

 

 

 

 

 

 

난동 갈림길에서 1시간을 조금 넘게 걸어 방광마을에 도착한다.

21구간을 마치고 이제 한 구간만을 남겨 놓았다.

그 한 구간을 걷기 위해서 지나온 난동마을로 되돌아가야 한다.   

 

 

 

 

 

다시 감 농장을 지나는데 되돌아오는 나를 의아해하시는 주인아주머니께서 또 감을 권한다.

고맙다는 말만 하고 농장을 빠져나오는데.....

 

 

 

 

 

이번에는 바깥 주인장께서 약간씩 상처 난 대봉을 벤치에 놓아두셨다.

그중 한 개를 집어 든다.

농장 사이로 둘레길을 내어주신 것도 고마운데 벤치와 감까지.....

마음 씀씀이가 너무 이쁘시다.

농장이 크게 번창하고 두 분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아, 대봉이 너무 달고 맛나다.

 

 

 

 

 

2시간 20분 만에 난동마을 갈림길로 되돌아왔다.

늦더라도 오늘 지둘길을 종료하는 것으로 마음을 굳히고 바로  마지막 구간을 시작한다.

 

 

 

 

 

잘 어울리는걸~~~

 

 

 

 


 

 

 

 

 

이 소수력발전소를 시작으로 서시천이 시작된다.

 

 

 

 

 

오늘 야영을 하려고 했던 세심정에 도착하니 12시간 조금 지났다.

길이 쉽기는 쉬운 모양이다.

오늘 오미마을까지 진행하여 처음 계획대로 13일 만에 종주를 완성한다는 결정을 정말 잘한 것 같다.

정자 앞에 수도꼭지가 있길래 버너를 지펴 커피와 짜파게티를 끓인다. 

 

 

 

 

 

섬진강으로 흘러 들어갈 서시천을 관찰하며 걷기로 한다.

 

 

 

 

 

 

 

 

 

 

 

 

 

 

 

 

 

 

 

 

서시천에는 강태공도 있고.....

 

 

 

 

 

하천에서 먹잇감을 구하는 겨울새와 오리농장도 있다.

 

 

 

 

 

 

 

 

 

 

뚝방길은 개복숭아나무를 심느라 분주하다.

땅을 파고, 나무를 심고, 받침목을 대고, 물을 주고 뒷정리를 하느라 많은 분들이 수고를 하고 계신다.

일일이 인사를 하며 지나간다.

 

 

 

 

 

서시천이 구례읍을 통과하는 구간에는 이렇게 예쁘게 단장을 했다.

버드나무가 몇 그루 없지만 중국 서호의 그것을 생각나게 한다.

 

 

 

 

 

지리산 생태공원을 통과한다.

지리의 여러 봉우리들이 정상석이 아닌 모형석으로 뽐내기를 하고 있다.

주능선 종주를 생각하며 천왕봉과 노고단만 아이폰에 담는다.

 

 

 

 

 

 

 

 

 

 

 

 

 

 

 

지리산 둘레길 구례센터는 꽤 큰 건물에 들어있다.

 

 

 

 

 

서시천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예쁜 사장교 밑을 지난다.

 

 

 

 

 

 

 

 

 

 

발걸음을 빠르게 움직이느라 많이 지쳤다.

편의점에 둘러 당을 보충하고 쉬어간다.

 

 

 

 

 

아, 서시천이 섬진강과 합류하는 곳이다.

강이 바다와 합류하는 것은 보았지만 이 광경은 처음이다.

 

 

 

 

 

 

 

 

 

 

이제 지리산 둘레길은 섬진강을 따라 이어진다.

오마-난동 구간인 19구간은 정말 멋진 길이다.

서시천과 섬진강을 따르는 둘레길.....

그리고 구례에는 이름 붙여진 길이 참 많기도 하다.

 

 

 

 

 

 

 

 

 

스탬프가 있는 용호정을 지나고는 다시 섬진강을 따라 뚝방길이 이어진다. 

 

 

 

 

 

 

 

 

 

 

 

 

 

 

 

오전에 너구리를 만나는 행운이 있었는데 수달도 볼 수 있으려나?

 

 

 

 

 

이곳에서 둘레길은 왼쪽으로 급하게 꺾어지며 농로를 지나 마을로 이어진다.

지둘길 종주의 끝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지리산 농부들은 가을걷이를 끝내고 새 계절을 준비한다.

저기에는 무엇을 심을까?

 

 

 

 

 

지리산 자락 높은 봉우리들이 겨울을 맞을 준비를 하듯 지리산 사람들도 겨울 채비를 하고 있다.

 

 

 

 

 

오미마을로 접어든다.

 

 

 

 

 

지난번에 들르지 못한 곡전재를 둘러본다.

공사가 한창이다.

 

 

 

 

 

 

 

 

 

 

이 이정목을 끝으로 나의 지리산 둘레길 시간여행도 종료된다.

5시가 채 안되어 종점에 도착했으니 무지 빠르게 걸었다.

지난봄에 제주도 올레길을 마쳤을 때와는 다르게 덤덤하다.

 

 

 

 

 

어제, 오늘 인증샷이 한 장도 없었는데 다행히 지둘길을 마치는 순간 이 사진이 생긴다.

수고했어, 산꾸러기~~~!!!

 

 

 

 

 

총 13일 동안 94시간을 걸어 273Km를 걸었다.

봄에 제주도 올레 천리길을 마쳤고,

여름에 알프스 뚜르 드 몽블랑 170Km를 걸었고,

가을이 무르익은 오늘 지리산 자락 둘레길을 마쳤다.

그럼 겨울에는?

아직 마음에 담아놓은 길은 없지만 아마 부산 근교의 어느 길을 걷게 될 것 같다.

 

 

 

 

 

제주 올레보다는 느긋하게 걷자고 마음먹었지만 그렇지 못했고.

더 많은 둘레꾼을 만나고 싶었지만 역시 그렇게 안 되었지만,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지리산 자락 사람들과는 그나마 많은 말을 섞었다.

 대부분이 노인들이셨지만 소박하고 한결같이 흙을 사랑하는 주민들이었다.

 지리산을 사랑하여 외지에서 들어와서는 그 사랑을 키워가는 분들의 모습도 보았지만,

제일 중요한 여전히 걷고 있는 나 자신을 똑똑히 보았다.

 사랑이라는 단어,

배려라는 단어,

그리고 아름다움이라는 단어,

내 마음속 깊이 가두어졌기를 바란다.

 

올레길을 걸을 때 작은 마을 수수한 시비에서 읽어 내려간 시 한 구절이 생각난다.

"음표야 곳곳에 있지만 부딪치는 것만이 소리를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