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벼락바위봉 산행기(0405)
제천 벼락바위봉 산행기
(백운산으로 가다가 길을 놓치고 투구봉으로 내려서다)
1. 산행일자 : 2019. 4. 5
2. 참석자 : 전진수
3. 산행코스 : 벼락바위봉-수리봉-보름가리봉
4. 교 통
▷갈 때 기장(무궁화 4/4 23:08)-제천(무궁화 06:55)-신림역(21번 버스 07:20)-치악재
▷올 때 금대1리(승용차)-원주
5. 산행기
이번 주말을 이용해 7월에 TMB를 같이 가는 7명의 멤버 중 4명이 훈련을 겸하여 백운산 1박 2일을 하기로 하였다. 우리나라에 백운산이 38개 있다는데 이번에 오르기로 한 산은 원주와 제천에 걸쳐있는 백운산이다. 부산에서 그곳까지 갈 수가 없으므로 나는 하루 전에 홀로 벼락바위봉에서 백운산으로 종주를 하려고 출발한다.
아주 오랜만에 야간열차를 탄다. 제천에서 다시 열차로 신림역으로 가고 그곳에서 버스로 치악재까지 이동하는 먼 거리이다.
치악재 들머리(07:37)-벼락바위봉(11:04)-수리봉(11:59)-보름가리봉(13:34)-구암사(14:47)
신림역은 아담한 간이역이다.
역사를 빠져나오자마자 버스가 도착한다.
치악재에 도착하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버스 정류장에서 배낭 커버를 씌우고 바로 아래에 있는 칠봉암 입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임도에 바리케이드가 있고 눈에 익은 시그널이 몇 장 보이길래 그곳으로 가다가 이내 되돌아온다.
길이 뚜렷하지가 않아서 칠봉암 가는 길을 따른다.
암자 직전에 우측으로 산길이 있다고 알고 갔지만 칠봉암까지 걷는다.
아담하고 조용한 절 같다.
경내를 둘러보고 혹시 등산로가 있는지 찾아보나 보이지가 않는다.
느낌으로 산신각 위쪽으로 치고 올라가니 정규 등산로가 나타나고 곧 헬기장이다.
안개비와 짙은 안개가 몽환적 분위기를 연출한다.
치악산 휴양림에서 올라오는 갈림길에서 이정표를 보고야 마음이 놓인다.
강아지바위를 그냥 지나치고 갈림길에서 우왕좌왕한다.
휴양림 임도로도 내려가 보고, 길이 아니 곳으로 가보기도 하고.....
결국은 갈림길로 되돌아가다가 강아지를 발견한다.
오늘 산행의 첫 봉우리인 칠방망이봉이다.
결국은 리본이 몇 장 붙어 있던 곳이 제대로 된 길이라는 걸 깨닫고 임도로 내려선다.
1시간 전에 내려오다가 다시 올라간 길이다.
어이없이 시간을 보내고 나니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려나 하는 생각이 든다.
휴양림 임도부터는 길이 뚜렷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벼락바위로 오르기 위해서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해산굴이다.
박배낭을 메고는 어림없기에 배낭을 내려 끌다시피 하며 통과한다.
비는 그쳤고 벼락바위에 서니 조망이 트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먼 봉우리는 아직 보이지 않고, 만약 백운산 중계소가 보였다면.....
곧 만나게 될 수리봉을 배경으로.....
해산굴을 통과한 후의 모습은 이렇다.
오늘의 주인공 봉우리에 선다.
그런데 정상석은 산도 아니고 봉도 아니고 그냥 바위이다.
화론재에서 오른 수리봉에는 아무런 표식이 없다.
선답자 블로그에서는 코팅지를 본 것 같은데.....
시간을 보니 목적지인 십자봉까지는 가지 못할 것 같고, 백운산까지 진행 후 원덕교로 하산하기로 한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생각일 뿐이었다.
낙엽이 없는 곳에 배낭을 내리고 버너를 지핀다.
고성과 속초 산불 소식을 접한지라 께름칙하기는 하지만.....
피맥재에 도착한다.
주말 이틀간의 산행 시 날머리가 될 차도리로 내려가는 길이 여기에도 있구나?
잠시 후 갈림길이 나타난다.
왼쪽이 백운산 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보름가리봉 길이다.
보름가리봉을 잠시 다녀온다는 생각으로 오른편 길로 들어선다.
역시 아무 표식이 없는 보름가리봉에서 이 사진을 하나 남기고 되돌아가야 했는데.....
무슨 생각을 하였던가?
표지기를 따라 계속 걷다 보니 투구봉을 향하고 있는 게 아닌가?
되돌아 가려다가 생각을 바꾼다.
어차피 내일 오를 봉우리들인데.....
어렵게 급경사 내리막길을 내려오니 날머리이다.
어딘지 전혀 모르는 곳에 도착한다.
지도를 보니 구암사 입구인 아흔아홉골이다.
그리고 10분 정도를 걸으니 낯익은 50번 도로에 도착한다.
어처구니도 없고 별 재미없는 산행이었다.
조망도 특징도 없는 길을 그러나 초행인 길을 7시간 30분이나 걸었다.
최 팀장에게 연락을 하고 오늘 오르지 못한 백운산은 내일 오르라는 신령님의 뜻이라 생각하며 기다린다.
아, 커피 마시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