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 서북능선 1박2일 산행기(0301)
설악 서북능선 1박 2일 산행기
(삼일절, 배낭에 태극기를 달고 겨울 마지막 산행을 하다)
1. 산행일자 : 2019. 3. 1~3. 2(1박 2일)
2. 참석자 : 정석권, 이종근, 곽정옥, 최한수, 전진수
3. 산행코스 : 오색-대청봉-귀떼기청봉-대승령-장수대
4. 교 통
▷2/28 노포동(시외버스)-포항(승용차 14:00)-울진(승용차 16:00)-오색
▷3/2 오색(승용차 18:00)-울진
5. 숙박 : 귀때기청봉 전 안부 야영
6. 산행기
작년 이맘때 혼자 귀때기청봉을 올랐다. 당일치기로 장수대에서 올라 한계령으로 하산을 하였는데, 1년이 지난 오늘은 오색에서 장수대까지 1박 야영을 하며 걷기로 한다. 자주 산행을 같이 한 직장 동료들과 곽 처장 선배님을 포함한 5명이다.
당진, 울산, 부산 그리고 울진에서 출발한 우리는 어제 오색의 어느 민박집에 모였고 늘 그러하듯 진한 술자리를 가졌다.
<첫째 날>
오색분소(07:10)-대청봉(11:50)-끝청(15:56)-한계령삼거리(17:11)-야영지(17:30)
유난히 눈이 귀했던 올겨울.
눈을 기대하며 마지막 겨울 산행을 위해 오색분소를 출발한다.
못 보던 표지석이 또 보인다.
올 적마다 한 가지씩 생겨난다.
설악폭포 주변도 꽁꽁 얼어붙어 있지만 오늘은 장갑을 안 껴도 될 정도로 포근하다.
내 어찌 너를 보지 않고 정상에 설 수 있겠는가?
일행은 한참 뒤에 처져있고 정 선배와 둘이 소나무를 알현한다.
이름을 하나 붙여줘야 할 텐데~~~
하이, 대청~~!!
정상에서 20여분을 머물러도 일행이 도착하지 않는다.
먼저 대피소로 내려와서 라면을 끓인다.
삼일절이라 매점에서 태극기를 하나씩 준다.
지금부터는 태극기와 함께 걷는다.
지난 블로그를 보니 4년 연속으로 삼일절에 산행을 하였다.
작년에 공룡 고사목이 보이지 않아 의아해했는데 이렇게 넘어져 있다.
무엇이 그리 네 어깨를 무겁게 했는고?
좌 중청, 우 대청~~!!
여기서 보니 어찌 중청이 더 높아 보인다.
중청아? 그래도 대청 보고 키재기 하자고 하지 말거라.
귀때기청처럼 멀리 날아갈라.
끝청에서 또 폼을 잡아보고.....
공룡 속살을 들여다보며 욕망을 억제하고.....
낯익은 주목과 인사를 나누다 보니.....
한계령삼거리에 선다.
여기까지 10시간이 걸렸다.
귀때기청 머리에서 야영을 하려던 계획은 시간상 접어두고 너덜 직전 공터에 텐트 3동을 짓는다.
그리고는 겨울을 보내며 봄 마중 산상 파티가 시작된다.
<둘째 날>
야영지(08:20)-귀떼기청봉(09:13)-1408봉(11:56)-대승령(14:20)-장수대(16:50)
내가 춥다고 잠고대를 많이 했단다.
텐트 안 장갑이 얼었지만 견딜만한 겨울 야영이었다.
알파미로 아침식사를 하고 이 선배는 한계령으로 내려가고 4명이 귀때기청봉을 오른다.
이번에 처음 만난 이 선배는 고생이 많았다.
작년 2월 24일에 홀로 올랐던 귀때기에 다시 선다.
그때는 눈이 참 많았는데.....
귀때기청봉이 처음이라는 최 팀장과 인증샷을 남기고 내려간다.
아, 아이젠을 안 할 수가 없네~~~
그나마 이 길은 눈이 제법 있다.
1408봉 전위봉에 선다.
건너편 가리봉과 주걱봉 밀린 숙제는 언제 하노?
와, 이 자체가 공룡의 축소판이다.
태극기가 선명하다.
부드러운 눈길을 걷는 기분, 올겨울에는 많이 느끼지 못했는데 봄이 왔다.
얼어붙은 까칠한 구간을 무사히 올라서서는 배낭을 내려놓는다.
계단이 많이 보이는 것을 보니 1408봉이 멀지 않았다.
귀때기청만큼이나 마음에 드는 1408봉이다.
공룡보다 서북종주길이 더 힘들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낀다.
오늘 천천히 걸으며 주변을 자세히 살피니 이 길에 주목이 참 많다.
시간이 지체되니 보이는 것이 많은가 보다.
"아는 만큼 보이고, 시간이 많은 만큼 보인다"
이번 산행에서 다시 확인하는 셈이다.
7월에 몽블랑을 같이 트레킹 할 정 선배는 역시 잘 걷는다.
4월에 연습 산행으로 텐트 들고 한 번 더 걸어요~~~
정 선배 표현대로라면 주목도 아닌 것이 주목처럼 눈길을 끈단다.
그래서어~~ 인증샷~~!!
골다공증은 동물에게만 있는 것이 아닌가 보다.
그건 순전히 자연에 존재하는 시간병이다.
마지막 급경사 계단을 오르내려,
드디어 대승령이다.
야영지를 출발하여 여섯 시간이 걸렸다.
여유만만~~~
내려오다가 늦은 점심으로 라면과 햇반을 끓여먹고 대승폭포에 도착하니 이 모양이다.
아, 얼어 있을 줄 알았는데.....
어제, 오늘 19시간을 걸어 장수대에 도착한다.
곽 처장의 산악회 선배님이 마중을 나와계신다.
약간의 아쉬움이 없지 않지만 괜찮은 눈 산행이었다.
아쉬움은 남교리까지 가지 못한 것일 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