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명산(016-1) 치악산 산행기
16-1. 치악산 산행기
(봄이 오는 길목에서 상고대가 아름다웠던 산행)
1. 개 요
□ 구 간 :
-제1소구간 : 구룡사→세렴폭포→비로봉→구룡사
2. 일 시 : 2010.2.28
3. 참가자 : 전진수와 아다산 산악회원 7명
4. 교통편
▷ 갈 때 사당역(승용차 07:00)→구룡사 주차장
▷ 올 때 구룡사주차장원주(승용차16:30)→잠실역
5. 산 행
아다산 회원 7명과 원주 치악산을 오르기로 한다. 그들과는 일주일 전에 감악산을 같이 올랐었다. 치악은 네 번째 찾은 것인데 3년 전 거의 같은 무렵에 올랐던 기억이 난다. 9시 반경 구룡사 주차장에 도착하여 막걸리 두 병을 배낭에 넣고 매표소를 통과한다.
일행 중 낯이 익은 서너 분의 재미난 이야기를 들으며 봄기운이 완연한 계곡을 따라 걷는다. 이전 세 번의 산행에서는 구룡사를 둘러보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내려올 때 찾기로 하고 절을 지나쳐 세렴폭포를 향한다.
사다리병창을 통해 비로봉으로 오르는 길은 시작부터 된비알이다. 눈은 다 녹고 길은 걷기 편하다. 얼마 후 눈에 익은 사다리병창 초입에 다다른다.
모두들 숨을 헐떡이며 좌우로 철난간이 있고 때로는 밧줄이 메어진 병창길을 걷는다. 그러나 따듯한 날씨와 그다지 많지 않은 등산객들로 인해 별로 힘든 줄은 모르겠다. 어느 산님의 입담이 끊이지 않는다. 배경이 좋은 구간에서는 사진을 찍어달라고 조르기도 해서 뒤따라오는 산님들을 방해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모두들 즐거운 표정이다. 일곱 분 중 다섯 분은 일주일전에 감악산에서 본 분들이다.
정상이 가까워지면서 등산로에는 녹지 않은 눈이 제법 쌓여있다. 나는 아직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았지만 다른 분들은 전부 아이젠을 착용하고 있다. 병창길이 끝나고 다시 나무계단이 이어지면서 상고대가 보이기 시작하더니 정상을 목전에 두고는 만발한 상고대가 우리를 맞는다. 모두들 감탄사를 연발한다. 어제 백운산에서 본 상고대 못지않다. 옅은 안개와 함께 연출되는 상고대의 멋은 동화 속 그림과도 같다. 그 풍광을 배경으로 비로봉 아래 나무계단에서 우리 일행뿐만 아니라 모든 등산객들이 사진을 찍기에 분주하다.
정상에 도착하니 역시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세 개의 큰 돌탑이다. 3년 전에 올랐을 때 익혔던 세 탑의 이름이 가물가물하다. 집에 돌아가면 산행기를 뒤져 이름을 익히기로 한다.
정상은 많은 등산객들로 붐빈다. 여기에서 정상석을 배경으로 독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욕심이며 반드시 필요치만도 않을 것이다. 일곱 분을 차례로 내 디카에 담는다. 그렇지만 정작 나는 증명사진을 남기지 못한다. 대신 다른 분에게 부탁하여 산님들과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으나 집에 와서 보니 천하의 걸작이다. ㅎㅎ 아마 사진을 많이 찍어보지 못한 분에게 부탁을 한 모양이다.
오늘은 정상의 칼바람이 그다지 매섭지 않다. 많은 이들이 정상아래 양지바른 곳에 자리를 잡고 식사를 한다. 우리도 그들처럼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가 자리를 편다.
라면을 끓이고 저마다 준비해온 대보름 음식과 막걸리로 점심을 즐긴다. 거의 한 시간을 보내고 나서 다시 배낭을 짊어진다. 하산은 계곡길을 따라 세렴폭포로 내겨가기로 한다. 하산 길에는 눈이 더욱 많이 쌓여있다. 곧은치와 계곡길로 갈라지는 분기점에서 우리는 다시 한 번 상고대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고 풀어 놓았던 아이젠을 착용한다.
길이 매우 미끄럽다. 아이젠도 착용하지 않고 장갑도 끼지 않은 외국인 서너 명이 애를 먹으며 올라온다. 주의하라고 말하고 그들을 지나친다. 치악산은 네 번 모두 사다리 병창길로 올랐으나 이 계곡길을 따르는 것도 원점산행도 처음이다. 은상님과 오늘 운전을 하신 산님은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고도 잘 내려간다. 그러나 그들을 보는 나는 조마조마하다.
계곡을 따라 내려서면서 계절의 변화를 확연하게 느낀다. 아직 겨울이지만 얼어붙은 계곡 틈새로 흐르는 물이 봄이 가까이 왔음을 알린다. 언젠가 이와 같은 계곡을 걸을 때 봄은 소리로 먼저 찾아온다고 생각했는데 오늘도 물 흐르는 소리가 역시 그러하다.
두껍게 얼어붙은 얼음 위에서 쉬어 간다. 우리들은 저마다의 여러 포즈로 마치 빙벽등반을 하는 자세로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한다. 더 내려가니 앞서가던 산님들이 차가운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있다. 나는 그들을 지나쳐 빠르게 내려선다. 엉망이 된 바지도 추스르고 혼자의 시간을 갖고 싶어서이다.
한적한 계곡에 홀로 내려선다. 담배를 하나 빼어 물고 겨울과 봄이 교차하는 시간의 흐름을 지켜본다. 얼음 틈새로 흐르는 물에 손을 담가보고 켜켜이 부서지는 얼음을 부스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렇게 10여분을 보내고 있자니 일행이 내려선다.
올라올 때 보았던 갈림길을 지난다. 계단을 따라 비로봉에 올랐다가 아래 계곡길로 내려서는 것이다. 그리고 지나쳤던 세렴폭포를 찾아간다. 수량이 풍부하고 소리 또한 우렁차다. 멋지다. 장난기 많은 은상님과 민텔님은 폭포 위에까지 올라가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한다. 그들을 디카에 담는다. 그리고 더러워진 바지를 씻고 스틱을 접어 배낭에 걸친다.
아침에 올라왔던 길로 내려가다가 나무 그루터기로 만든 7개의 의자에 각각 엉덩이를 붙인다. 나는 슬그머니 한 분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아다산 산님들의 마지막 단체 사진을 디카에 담는다.
경내를 둘러보기 혼자 부지런히 구룡사를 향한다. 아마 저 분들과 같이 걸으면 분명 지나치리라 하는 생각을 하며 걸음을 서두른다. 구룡사는 처음 둘러보는데 제법 큰 규모의 건물들이 들어서있고 새로 지은 건물도 보인다. 사천왕문을 지나니 계단 위에 한 건물이 우뚝 서 있고 그 뒤에 대웅전이 자리한다. 돌담은 눈에 뛰지 않는다. 대신 풍경이 빛에 반사되어 풍치를 더한다.
▼▼▼▼구룡사 둘러보기▼▼▼
6. 식 단
▷ 2/28 점심(도시락)
7. 물 구하기 : 생수
8. 준비물
윈드자켓, 여벌옷(양말, 집티), 헤드랜턴, 모자, 장갑, 스틱, 선글라스, 도시락, 행동식(사과, 귤), 디지털카메라,
비상약 키트
9. 비 용 : 45,500원
▷ 회 비 : 30,000원
▷ 식품비 및 제비용 : 15,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