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 희부종주 산행기-하나(0908)
소백산 희부종주 산행기(1)
(희방사에서 부석사까지 가을마중을 하다)
1. 산행일자 : 2017. 9. 8~9. 9(1박2일)
2. 참석자 : 전진수
3. 산행코스 : 희방사-연하봉-비로봉-고치령-마구령-갈곶산-봉황산-부석사
4. 숙 박
▷9/8 고치령 야영
5. 교 통
▷9/7 울진(승용차 07:00)-풍기
▷9/8 풍기(시내버스 06:45)-희방사 입구
▷9/9 부석사(시내버스 16:10)-영주(시외버스 18:10)-울진
6. 산행기
소백산 희부종주는 희방사에서 부석사까지의 100리길을 말한다. 이 구간 대부분은 백두대간 마루금과 일치한다. 대간꾼들이야 수없이 많겠지만 희부종주는 아직 많은 산꾼들이 즐기지는 않고 걷는 이들은 하루에 끝내는 듯하다. 나는 12년 전에 대간을 걸을 때와 6년 전에 신선봉, 민봉을 거쳐 구인사로 내려올 때 늦은맥이재 금줄을 넘었다.
산행 전 날 한 과장의 도움으로 풍기에 도착하여 다음날 첫 차를 타고 희방사 입구에 도착한다. 나 말고 한 산객이 같이 내렸는데 울진에서 오셨단다.
오랜만의 홀로 야영을 위한 짐이다.
가볍게, 가볍게.....
<첫째 날>
희방사 매표소(07:32)-희방사(07:54)-연화봉(09:39)-제1연화봉(10:25)-비로봉(11:30)
-국망봉(13:38)-상월봉(13:56)-늦은맥이재(14:38)-마당치(17:21)-고치령(18:20)
이른 시간이어서인지 희방사 입장료를 징수하지 않는다.
아싸, 이천 원 벌었당~~
주지스님, 성불하세요~~~~
어, 희방폭포 키가 커졌다.
물은 얼면 부피가 커지는데, 얼어붙은 폭포만 보다가 물 떨어지는 것을 보니 그런가?
평소 같으면 그냥 통과했을 희방사를, 오늘은 종주 두 주인공 중 하나이므로 둘러보기로 한다.
깔딱고개를 목전에 두었으나 내 숨은 까딱없다.
연화봉 직전 계단에서 커피와 너츠를 얻어먹는다.
한 아주머니의 부군이 몇 년 전 울진원자력에서 퇴직하셨단다.
어, 그런데 연화봉을 오르니 벌레들이.....
몇 방 물렸지만 아래 계신 아주머니들이 더 걱정된다.
뜀박질하듯 연화봉을 내려간다.
눈가도 목도 따갑다.
처음 겪는 일이다.
저 멀리 어디쯤에 월악산이 있지 않을까?
이제 비로가 코 앞이다.
역시 주봉인 비로봉에는 등산객이 많다.
주봉이 그 산을 대표할지는 몰라도 다른 봉우리들도 그 산이다.
천왕봉이 지리이듯 연하봉도 지리이다.
우리가 깨달아야 할 이치이다.
구절초? 쑥부쟁이?
점심식사를 위해 등산로를 살짝 비켜나 자리를 깐다.
복분자를 곁들인 알파미와 콩나물 무침, 이게 전부이다.
오늘 처음 신은 등산화가 맘에 든다.
국망봉 바위에 산객이 홀로 식사 중이다.
방해하고 싶지 않아 살짝 사진 두 장 찍고 지나친다.
요게 구절초? 쑥부쟁이? 아님 다른 꽃?
항시 여기에서 상월봉을 왼쪽으로 우회하여 한 번도 오른 적이 없는 곳이다.
마음먹고 상월봉에 오른다.
그런데 그런데 여기도 여기도 벌레들이 벌레들이......
상월봉 옆 주먹 같이 생긴 바위에 글자가 암각 되어 있다.
어느 블로그에서 사연을 읽은 것 같은데.....
내려오는 길을 찾다가 이정표로 되돌아간다.
나중에 어느 산객에게 들으니 되돌아 나오는 게 맞단다.
7시간 만에 늦은맥이재에 도착하여 금줄을 넘는다.
세 번째 넘는 금줄이다.
대간꾼들의 시그널이 촘촘히 붙어있다.
그중에 "유아독종"이란 리본이 눈길을 끈다.
마당치의 쓰러진 이정목을 보니 고치령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10시간 20분을 걸어왔다.
요긴 어디 가는 길이길래 출입금지람?
마당치에서 한 시간을 더 걸어 오늘 목적지인 고치령에 도착한다.
12년 전 대간 때는 여기에서 좌석리 민박집으로 갔는데.....
기도하는 두 분께 산령각을 양보하고 샘터로 내려와서 야영지를 찾아본다.
샘터는 마락리 방향으로 1분 거리에 있다.
바로 옆에 딱 한 동 텐트를 칠 공간을 찾아낸다.
지나가는 차량이 많다.
안주거리 만들고 누룽지 끓이고..... 오늘도 혼자 청승을 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