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산행/일본

일본 남알프스 鳳凰三山 산행기-셋(0630)

산쿨럭이 2017. 7. 3. 16:11

 

일본 남알프스 鳳凰三山 산행기(3)

(산행 둘째 날, 호오산잔을 걷다)

 

 

 

 

 

     <셋째 날> 

 

 

미나미오오무라고야(05:10)-무라바이다케(沙拂岳 06:09)-야쿠시다케(藥師岳 06:36)-간논다케(觀音岳 07:17)-지조가다케(地藏岳 08:53)-다카미네(高峰 10:13)-하쿠호토오게(白鳳峠 11:31)-히로가와하라(13:21)

         

          

새벽 4시가 안 되어 모두들 기상한다.

상쾌한 아침이다.

일본 북알프스, 남알프스는 나랑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

세 봉우리는 물론 후지산 조망까지를 기대하며 아침을 먹고 텐트를 걷는다.

 

 

 

 

 

 

 

 

 

 

한 시간을 채 안 걸어 능선에 올라서니 뒤로 후지산이 제 모습을 보여준다.

쌩유, 남알프스!!  쌩유, 후지!!

일본 산행이 처음인 최 팀장의 환호하는 소리가 제일 크다.

왼편으로는 센조가다케를 시작으로 남알프스 연봉이 펼쳐진다.

 

 

 

 

 

야쿠시다케의 전위봉 격인 무라바라이다케를 목전에 두고 자연스럽게 배낭을 내려놓는다.

여기저기서 스마트폰 카메라 소리가 그치지를 않는다.

우측으로부터 일본 제2봉인 기타다케, 제4봉인 아이노다케 그리고 니시노토리다케와 노토리다케이다.

9년 전에 홀로 걸은 산길이다.

 

 

 

 

 

 

 

 

 

 

 

 

 

 

 

 

 

 

 

 

 

 

 

 

 

 

 

 

 

 

무라바라이다케는 마사토 지역이다.

모래 같은 흙길과 암봉이 어우러져 멋지다.

 

 

 

 

 

 

 

 

 

 

 

 

 

 

 

 

 

 

 

 

 

 

 

 

 

후지를 당겨보고,

 

 

 

 

 

 

 

 

 

 

야쿠시다케 직전의 야쿠시다케고야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일하는 분들이 조심하라며 격려한다.

여기는 물이 없는 곳인데 물을 끌어오는 호스가 보인다.

자연에 맞서는 인간의 능력은 무한하다.

그렇지만 결국은 자연을 넘어서지는 못한다.

그렇게 해서도 안 될 것이고.....

 

 

 

 

 

 

 

 

 

 

 

 

 

 

 

 

 

 

 

 

호오산잔의 첫 봉우리인 야쿠시다케에 선다.

좌측으로는 9년 전에 걸었던 시라네산잔인 기타다케, 아이노다케, 노토리다케가 펼쳐지고,

우측으로는 이름을 알 수 없는 고봉들이 즐비하며,

진행 방향으로는 간논다케가 코 앞에 솟아있다.

 

 

 

 

 

 

 

 

 

 

 

 

 

 

 

 

 

 

 

 

 

 

 

 

 

 

 

 

 

 

 

 

 

 

 

 

 

 

 

 

일행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간논다케까지는 혼자 내 페이스대로 걸어보기로 한다.

이정표는 45분이 소요된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25분이면 갈 것 같다.

백 소장이 뒤를 따른다.

 

 

 

 

 

 

 

 

 

 

19분 만에 도착한다.

그런데 즐길 여유가 없다.

우리 둘 다 화장실이 급하다.

시원하게 남알프스 한 봉우리에 흔적을 남긴다. 

 

 

 

 

 

 

 

 

 

 

 

 

 

 

 

잠시 후에 일행이 모두 도착하고 오래 쉬어가기로 하고 젖은 텐트를 말린다.

간논다케는 호오산잔 세 봉우리 중 가장 높다.

조금 멀리 주인공인 지조가다케가 어서 오라 손짓한다.

아라떠, 쪼매 지둘러~~~

 

 

 

 

 

 

 

 

 

 

 

 

 

 

 

 

 

 

 

 

 

 

 

 

 

지금 걷고 있는 간논다케에서 지조가다케 가는 길이 가장 환상적이다.

죽은 듯 살아있는 구상나무는 우리나라의 주목과도 같다.

그리고 지금까지 두 봉우리를 오르는 것보다는 험한 길이 재미를 더해준다.

내가 앞장선다.

 

 

 

 

 

 

 

 

 

 

맨 처음 계획대로라면 반대방향인 지조가다케 아래 산장에서 이 길로 왔을 것이다.

또 다른 등산로와의 분기점이다.

 

 

 

 

 

 

 

 

 

 

 

 

 

 

 

 

 

 

 

 

이 생명력이, 자태가 너무 멋지지 아니한가?

 

 

 

 

 

 

 

 

 

 

 

 

 

 

 

아, 지조가다케!!

호오산잔 세 봉우리 중 대표 격인 봉우리를 향해 눈길을 잠시 걷는다.

쿄토에서 오셨다는 여성 홀로 산객을 스쳐간다.

곤니치와?  

 

 

 

 

 

여기는 아주 모래밭 같다.

가스가 오르내리며 오벨리스크는 숨바꼭질을 한다.

 

 

 

 

 

한국이든 일본이든 무언가에 대한 염원은 같은가 보다.

돌로 만든 지장보살이 많다.

동전도 보인다.

나도 슬그머니 7엔을 놓는다.

너무 적나?

 

 

 

 

 

 

 

 

 

 

아, 오늘은 오를 수 없는 오벨리스크!!

 

 

 

 

 

 

 

 

 

 

 

 

 

 

 

 

 

 

 

 

내려온 길을 다시 올라 갈림길에서 간식을 먹고 가기로 한다.

지금부터는 하산길이다.

 

 

 

 

 

 

 

 

 

 

 

 

 

 

 

호오산잔에는 속하지 않지만 조망이 멋진 다카미네(高峰)에 선다.

오늘 산행의 마지막 봉우리이다.

아쉬움도 있고 조망이 너무 좋아서 한참을 쉬어간다.

 

 

 

 

 

일본에도 산악회가 있고, 우리처럼 흔적을 남기고 싶어 하나 보다.

산악회가 아니라 악우회라 적혀있다.

 

 

 

 

 

하쿠호토오게!

직진하여 호오산잔 종주를 이어가거나, 우리처럼 히로가와하라로 내려설 수 있는 분기점이다.

 

 

 

 

 

이런 길이 30분쯤 계속된다.

 

 

 

 

 

 

 

 

 

 

 

 

 

 

 

그리고는 지루하며 조금은 험한 길이 이어진다.

튼실해 보이지 않는 대충 만든 것 같은 사다리도 자주 나타난다.

 

 

 

 

 

쓰러진 나무를 등로에서 치우지 않았으나 등산객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이런 배려를 보인다.

 

 

 

 

 

하쿠호토오게에서 2시간을 걸어 히로가와하라 날머리에 도착한다.

우리는 여기서 내일 기타다케를 오르기 위해 세 시간을 더 산행을 하여야 한다.

그러나~~~~

 

 

 

 

 

히로가와하라 산장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낯익은 다리를 건넌다.

버스 시간표를 보니 잠시 후에 기타자와토오게(北澤峠)로 가는 버스가 있다

그리고 내일도 이리로 오는 버스시간도 맞는다.

바로 즉석에서 오늘은 여기까지만 걷기로 산행일정을 조정한다.

내일 오전에 센조가다케(仙丈岳)를 걷고 오후와 모레 기타다케(北岳)을 걷기로 한다.

그러나 이 계획은 순전히 자연의 순리를 무시한 우리의 계획일 뿐~~~

 

 

 

 

 

 

 

 

 

 

여하튼 기타자와토오게로 가는 남알프스 시영버스에 오른다. 

 

 

 

 

 

기타자와토오게는 야마나시현(山梨縣)과 나가노현(中野縣)의 경계이다.

쵸에이고야(長衛小屋)는 버스가 온 길로 조금 내려가서 좌측으로 들어간다.

 

 

 

 

 

 

 

 

 

 

 

 

 

 

 

4시가 넘었지만 아직 우리는 점심을 먹지 못했다.

텐트를 치고 점심 겸 저녁 준비로 바쁘다.

산장에는 안 파는 술이 없다.

양주, 소주, 맥주 그리고 일본 사케까지, 골고루 구입하여 만찬이 시작된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게 우리의 마지막 야영이 될지를 몰랐다.

 

 

 

 

 

 

 

 

 

 

 

 

 

 

 

나는 텐트 밖에서 잤는데, 밤이 깊어 빗물이 얼굴을 때린다.

그 촉감이 얼마나 좋은지 버텨본다.

그러다가 빗방울이 굵어지자 젖은 침낭을 가지고 텐트 안으로 들어간다.

새벽 2시경 모두가 잠에서 깨고 우리는 오늘, 내일 산행을 포기하자는 결정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