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명산(015-1) 설악산 오색에서 대청봉으로
15-1. 설악 산행기
(수해복구에 여념이 없는 설악을 걷다)
1. 개 요
□ 구 간 : 오색에서 대청봉으로
-제1소구간 : 오색→대청봉→비선대(16㎞)
2. 일 시 : 2007.6.11~6.12(1박2일)
3. 참가자 : 전진수
4. 교통편
▷ 6/11 부산종합터미널(시외버스 06:58)→속초(시외버스14:30)→한계령(히치)→오색
5. 숙 박
▷ 6/11 중청대피소
6. 산 행
속초행 첫 버스를 탔으나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한계령에 도착하니 오후 3시가 넘었다. 휴게소 앞에서 같이 근무하던 이진석 과장 부부를 우연히 만나 인사를 나누고 부지런히 들머리로 간다. 그러나 공단 직원이 입산을 통제한다. 너무 늦었단다. 사정을 하여도 통하지 않아서 휴게소로 되내려온다. 입구에서 봤던 젊은 두 분이 사정을 알고 오색까지 차를 태워준다. 나보고 오색 들머리에서 다시 사정을 해보라 한다. 아! 오색 직원이 중청봉에 전화를 하여 내 예약 여부를 확인하더니 올라가란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우여곡절 끝에 대청을 향한다.
-16:25 대청봉으로 출발
이 코스로는 두 번째 올라본다. 산을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산악회를 따라 겨울 야간 산행을 한 경험이 있다. 그때 윈드재킷의 중요성과 헤드랜턴 건전지 여유분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뒤따라오던 두 형제분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 산행에서 돌아와서 윈드재킷과 헤드랜턴을 다시 구비하였고 겨울산행, 특히 야간산행 시 준비를 철저히 하는 습관이 생겼다. 경험처럼 좋은 스승은 없다는 것을 깨달은 산행이었다. 등산로는 여기저기 수해 복구공사가 진행 중이다. 금요일에 남교리에서 대승령을 거쳐 장수대로 하산하려는 계획도 수정해야 할 것 같다. 그곳은 복구공사로 산행이 허가되지 않는다고 한다. 많은 등산객들이 하산을 하면서 늦게 대청을 향하는 나를 의아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19:04 대청봉(해발1708m) 도착
2시간 29분 만에 드디어 대청봉에 선다. 눈에 익은 정상석이 반긴다. 이번으로 다섯 번째 마주하는 정상석이다. 처음 두 번은 산악회를 따라 오색과 한계령에서 올라왔고, 세 번째는 회사 동료들과 백담사에서 소청을 거쳐 정상에 섰으며, 지난해 백두대간을 할시 처음으로 홀로 대청을 밟았고, 오늘 다섯 번째로 오른 것이다.
오늘은 바람도 심하지가 않다. 아래쪽에 중청대피소와 맞은편 중봉이 눈에 들어온다. 일몰을 보고 내려가기로 한다. 서서히 중청 너머로 해가 가라앉기 시작한다. 몇 명의 등산객들이 환호를 하며 셔터를 누르기 바쁘다. 나 역시 디카에 몇 장 담아본다. 그저께 홍도에서 본 일몰과는 다른 느낌이다.
-19:23 중청대피소 도착
평일이라 그런지 대피소에는 등산객이 많지 않다. 자리를 배정 받고 보니 옆자리에 외국인이 있다. 지난주에 이어 두 번째로 대청에 올랐단다. 저녁을 지어 먹고 밖으로 나가니 어둠은 이미 모든 걸 감추었다. 자리를 넓게 차지하고 춥지가 않아서인지 한 번도 깨지 않고 곤히 잤다. 밖으로 나가니 동쪽하늘이 장관이다.
다시 대청봉으로 오른다. 이왕이면 그곳에서 일출을 맞고 싶어서이다. 하나 둘 다른 등산객들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대청을 향한다. 아마 그 분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대청봉에서 일출을 보기는 처음이다. 날씨 탓에 또렷하지는 않지만 동녘이 붉어지면서 아침 해가 구름위로 모습을 드러낸다. 가슴이 벅차오른다. 많은 산을 다니면서 일출을 보기위해 일부러 시간을 맞추려고 신경을 써본 적은 없다.
-06:08 중청대피소 출발
아침은 라면으로 해결하고 설악동을 향해 출발한다.
-06:25 소청 도착
-07:23 희운각 대피소 도착
철 계단을 내려서 희운각에 도착하니 한 무리의 야간산행 등산객 들로 북적댄다.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양폭 대피소를 향한다. 내려서면서 보니 무너미고개의 공룡능선 들머리에는 공사 중이니 등반을 자재해 달라는 플랭카드가 걸려있고 작업하는 분들이 사용하는 텐트 두 동이 보인다.
작년도 집중 호우로 인해 설악산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다. 곧 장마가 다시 시작 될 텐데 올해에는 피해가 없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지나친다.
-08:05 양폭산장 도착
계곡 여기저기 다리가 끊긴 흔적들이 보인다. 그렇지만 그런 흔적들이 천불동 계곡의 아름다움을 지우지는 못한다. 조망되는 기암들과 폭포의 모습을 디카에 담는다.
-09:33 설악골 통과
3시간 반 정도 걸은 것 같다. 산행 종점도 멀지 않았다. 시간 여유가 있어서 내려오면서 족탕을 즐긴다. 머리끝까지 차가움을 느낀다. 발이 시려 10초 이상을 담그지 못한다.
-09:39 비선대 도착
금요일에 오를 마등령 가는 갈림길이 나타난다. 그리고 전에는 보지 못했던 출입 통제소 건물이 보인다. 곳곳에 비 피해 모습이 있었으나 천불동 계곡은 역시 아름다웠다.
-10:18 신흥사 도착
앞으로 설악을 몇 번이나 더 찾게 될지..... 이제 부터는 꼭 대청을 오르지는 않더라도 설악의 여러 코스를 걸어보고 싶다. 서북능선을 걸어보고, 대간의 추억을 떠오르며 황철봉도 걸어보고, 대승폭포에도 가보고, 봉정암에서 수많은 인파 속에 묻혀보기도 하며 마등령에서 비박도 하고싶다. 건너편에 있는 봉우리들과 산길도 걸어 볼 기회가 꼭 있으리라. 그렇지만 부산에서 이곳 까지는 너무 멀다. 절대로 초조할 필요는 없다. 나는 앞으로도 많은 세월 산을 오를 테니까.
-10:38 매표소 통과
한계령에서의 입산금지, 젊은 친구들의 조언과 친절함, 오색 매표소 직원의 아량, 설악의 비 피해 모습, 대청에서의 일몰과 일출 그리고 천불동 계곡의 비경이 머리를 스친다. 그리고 설악동에서 교육을 받고 3일 후 설악의 또 다른 자락으로 스며들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 벅찬 느낌마저 든다.
7. 식 단
▷ 6/10 점심(매식), 저녁(즉석비빔밥)
▷ 6/11 아침(라면), 점심(매식)
8. 물 구하기 : 한계령, 중청대피소(생수)
9. 준비물
헤드랜턴, 윈드재킷, 수통, 스틱, 고도계, 디지털카메라, 가스버너, 코펠, 선글라스, 장갑, 휴지, 여벌옷(양말1, 집티1), 비빔밥1, 라면1, 김치/밑반찬, 행동식(초콜릿, 소세지, 과일, 커피), 비상약 키트, 산행지도/도로지도
10. 비 용 : 56,000원
▷ 교통비 : 41,700원
▷ 숙박비 : 8,000원
▷ 식품비 및 제비용 : 6,300원
11. 기타사항
▷ 속초 시외버스 터미널 033-633-2328
▷ 입산 통제 시간은 한계령 오후2시, 오색 오후3시
▷ 3일 후의 또 다른 설악산 산행기는 “43 & 44” 방태산, 점봉산 산행기에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