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봉산 심설 산행기(0205)
점봉산 심설 산행기
(오색약수로 내려오려 했는데 필레약수로 내려서다)
1. 산행일자 : 2017. 2. 5
2. 참석자 : 장병섭, 전진수
3. 산행코스: 오색-점봉산-망대암산-작은원질개골-필레약수
4. 교 통
▷갈 때 울진(승용차 06:10)-오색주차장
▷올 때 필레약수(히치 17:00)-오색(승용차 18:40)-주문진/울진
5. 산행기
입산이 금지된 점봉산은 그동안 두 번 올랐다. 2006년 대간길을 걷던 늦은 봄에 지났고, 2008년 초여름에 죽을 고비를 넘기며 정상에 섰었다. 이번에는 겨울 점봉산을 오르기로 한다. 어제까지 설악산 고지대는 대설로 입산이 통제되어 점봉산 역시 눈이 많을 거라 생각하고 준비를 단단히 한다.
겨울 점봉산도 들머리, 날머리도 처음이지만 그동안 서너 번 산행을 같이 한 장 차장이 옆에 있어 든든하다.
오색(08:30)-단목령삼거리(10:37)-점봉산(13:21)-망대암산(14:04)-작은원질개골 날머리(16:30)
오색 주차장에서 한터교와 교회를 지나 15분 정도 걸으니 들머리인 상수도 보호구역이다.
미안한 마음으로 금줄을 넘어 산행 준비를 한다.
시작부터 된비알이다.
1시간 이상을 올라 배낭을 내려놓고 가뿐 숨을 진정시킨다.
여기에서 보이는 맞은편 설악산 조망이 오늘 산행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줄은.....
첫 번째 이정표가 나타난다.
단목령 갈림길이며 백두대간 길이다.
지금부터는 11년 전에 걸었던 길이겠네~~~
된비알은 계속되지만 몇 그루 주목이 위안이 된다.
눈밭은 더 깊어지는데 다행히 선답자의 흔적은 비교적 뚜렷하다.
정상을 10분 거리에 두고 버너를 지핀다.
장 차장이 라면을 준비했고 나는 도시락을 준비했는데 보온도시락 뚜껑이 열리지 않는다.
아니, 이럴 수가..... 별일이 다 있네.
버너를 두 개 지펴 각자의 라면을 끓인다.
우린 이걸 먹고 4시간 이상을 더 걸어야 한다.
식사 후에는 산에서 처음으로 원두커피를 내려 마신다.
10분을 채 안 걸어 정상에 도착한다.
이미 사방은 짙은 안개로 보이는 것은 하나도 없다.
얼른 인증샷만 남기고 차가운 바람을 피해 망대암산으로 향한다.
내려서는 길은 짙은 안개 때문인지 상고대가 피어있다.
정상에서 40분을 걸어 망대암산에 도착한다.
조망이 끝내주는 봉우리인데 오늘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바람이 없는 곳에서 정상에서 마시지 못한 정상주를 한 모금씩 한다.
망대암산을 내려서면서부터 왠지 좀 이상하다.
대간길이 이어지면 암봉이 자주 나타나야 하는데 없다.
그래도 설마 하고 오른편 십이담계곡 갈림길을 열심히 찾으며 걷는다.
내려오다가 고도계를 보니 해발이 800m이다,
어, 그렇다면 한계령보다 낮은데.....
이제야 대간길이 아님을 확신한다.
그렇다면 제대로 목적한 길을 걷고 있는 게 아닐까?
계곡이 나타난다.
우리는 주전골로 바르게 내려섰다고, 로또에 당첨됐다고 확신한다.
그러나~~~
1시간 30여분을 계곡을 따라 걸어 도착한 곳은 엉뚱한 곳이다.
어딘지는 모르지만 우리가 계획했던 오색은 아니다.
날머리에 걸려있는 지도를 본다.
필레약수 바로 아래이다.
스마트폰을 열어본다.
오색약수는 여기서부터 12Km 떨어져 있다.
로또가 아니었다.
한계령까지 걷기로 한다.
까이꺼 두 시간 반이면 안 걷겠는가?
필레약수를 지난다.
지나가는 차에 손을 흔든다.
네 번째 지프가 우리를 오색까지 태워준다.
감사합니다.
로또 맞네.... ㅎㅎ
우리 둘은 함박웃음으로 온천욕을 하러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