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 공룡능선 산행기(1007)
설악 공룡능선 산행기
(가스 자욱한 공룡, 겁 없이 세존봉을 오르다 돌아서다)
1. 산행일자 : 2016. 10. 7
2. 참석자 : 전진수
3. 산행코스: 비선대-마등령삼거리-공룡능선-무너미고개-비선대
4. 교 통
▷10/6 사상(심야시외버스 23:00)-속초
▷10/7 속초(시내버스 05:35)-설악동(시내버스)-속초(시외버스 18:45)-강릉-삼척
5. 산행기
2REO3 프로젝트가 마무리되지 않아 결국 일본 남알프스를 포기하였다. 꿩 대신 닭. 금요일 하루 휴가를 내어 3일간 강원도를 찾기로 한다. 첫 목적지는 설악 공룡이다.
지난여름에 대청봉을 오른 후에 두 달여 동안 산행을 못하였고, 3개월 만에 계절이 바뀌어 설악을 다시 찾는다. 올해 세 번째 설악 여행이다.
노포동에서 심야버스를 탔는데 결론적으로는 23:00보다 24:00 버스가 맞는 거 같다. 속초에서 설악동행 시내버스 첫 차를 1시간 정도 기다리며 컵라면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도시락을 하나 배낭에 챙긴다. 그동안 외국인 두 명이 길을 물어온다.
설악동(06:20)-비선대(07:05)-마등령삼거리(10:46)-희운각(14:50)-비선대(16:57)-설악동(17:35)
설악동에 내려서는 내 눈을 의심하다.
매표소 앞 가게들이 모두 없어졌다.
비선대를 지나 금강굴로 향하던 중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그다지 많은 양이 아니라서 배낭 커버만 하고 걷는다.
비는 그쳤지만 가스가 가득하여 어떤 풍경도 보여주지 않던 설악이 가끔 모습을 드러낸다.
이 꽃은 무엇이람?
잘 걷다가 엉뚱한 길로 들어선다.
정상적인 등산로는 아닌 것 같고 희미한 길이나 방향을 봤을 때 마등령으로 직접 오르는 길이라 생각한다.
커다란 바위가 나타난다.
잠시 오르다가 자신이 없어진다.
되돌아가기로 하고 길을 헤매다가 정상 등로에 도착한다.
그런데, 잠시 맑아지더니 나타난- 내가 오르려던- 암봉은 세존봉이었다.
오, 마이 갓.
ㅎㅎ 겁을 상실했나 보다.
이렇게 한 시간을 허비하고 약간은 지친 몸으로 마등령을 향한다.
다다음주 공룡을 오른다는 선배들을 위해 식수를 구할 곳을 디카에 담는다.
마등령 1Km 전과 여기 500m 전에서 식수를 구할 수 있겠다.
마등령이 가까워질수록 단풍이 곱다.
아마도 해발 1200m까지 단풍이 내려온 듯하다.
비선대 출발 3시간 40분 만에 마등령 삼거리에 도착한다.
한 시간의 알바가 공룡에 들어서기도 전에 몸을 지치게 했다.
토마토와 과자 그리고 복분자주로 원기를 회복하고 공룡 안으로 들어선다.
가스가 공룡 여러 봉우리들의 출현을 방해한다.
멀리 울산바위 한 번 보지 못한다.
여태 그런 적이 없었는데.....
1275봉 직전 등산로에서 비켜나 도시락을 꺼낸다.
그나마 마지막 봉우리인 신선봉은 아이폰에 담을 수 있다.
저곳에서 친화대를 볼 수 있을까?
산행을 같이 시작한 두 분과 사진을 찍는 두 분을 신선봉에서 만나지만,
결국 친화대는 제 모습을 감추고 보여주지를 않는다.
내가 먼저 내려간다.
4시간의 안갯속 공룡여행을 마친다.
공룡 날머리에서 처음으로 내 인증샷을 가진다.
근데 눈은 왜 감은겨?
비가 많이 와서인지 천불동 계곡의 몇 개 폭포는 우렁차게 떨어진다.
멋지다.
단풍은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는 중 같다.
9시간 50분 만에 비선대로 돌아왔다.
그리고 11시간 15분 만에 출발점이었던 설악동에 도착한다.
공룡아? 겨울에 다시 만나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