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산행기(0711)
설악산 산행기
(휴가 이틀을 설악에서 지내다)
1. 산행일자 : 2016. 7. 11-7. 12(1박 2일)
2. 참석자 : 전진수
3. 숙 박 : 소청대피소
4. 교 통
▷7/10 동서울터미널(시외버스 08:05)-백담사
▷7/11 오색-양양-주문진-강릉-삼척
5. 산행기
2REO3를 앞두고 홀로 안전기원 산행을 준비한다. 목적지를 어디로 할지, 장마 중인데 괜찮을지, 그리고 그제, 어제 이틀간의 지리산 자락 산행 후 이동을 고민하다가 설악산으로 3일간의 산행을 결정한다. 그런데 결론적으로는 비로 인해 공룡능선은 포기하고 이틀간의 산행이 되었다.
<첫째 날>
백담사(11:20)-영시암(13:18)-수렴동대피소(13:38)-봉정암(16:35)-소청대피소(17:32)
이번 설악산 산행의 테마는 내 걸음을 가장 느리게 하는 것이다.
백담사 앞 계곡에 쌓아 놓은 돌탑을 보며 2REO3의 성공적 수행을 기원한다.
덥기는 하지만 길 옆으로 계곡물이 흐르고 간간이 바람이 불어주니 견딜만하다.
그제, 어제의 지리산 자락에서의 더위에 비하면.....
공룡 등에 오르기 위해서는 내일도 날이 좋아야 할 텐데.
영시암을 앞두고 계곡으로 내려가서 발을 담근다.
내친김에 도시락도 까먹는다.
나는 오늘 무지 느리게 걷고 자주 쉬며 소청까지 진행할 것이다.
아니, 영시암 약수가 저렇게 졸졸 흐른 적이 있던가?
수통 하나를 채우는데 시간이 꽤 걸린다.
다음 분들을 위해 바가지에 물을 받아 놓는다.
산이 내게 가르쳐준 배려를 실천한 것이다.
내일 비 소식이 있어서
걷는 내내 오세암으로 올라 공룡 등에 오를까도 생각했지만
결국 계획한 길을 걸어 수렴동 대피소에 도착한다.
같은 셔틀버스를 타고 온 단체 산행객들이 먼저 도착하여 쉬고 계신다.
낙석을 피해 새로운 등산로가 만들어지고 있나 보다.
다시 계곡으로 내려가 발을 담근다.
암봉과 폭포수가 지난 이틀간의 산행 피로를 말끔히 씻는다.
평소 같으면 지금쯤 봉정암에 도착했을 텐데, 오늘 내 걸음은 내 마음을 잘 따른다.
5시간을 넘게 걸어 봉정암에 도착한다.
평일임에도 기도하러 온 분들이 계시다.
찐 감자 하나와 자판기 커피를 마시며 쉬어간다.
이곳을 지나칠 때면 늘 나의 배고픔을 채워준다.
오늘의 목적지에 도착한다.
소청대피소에서 서너 번 머물렀지만 새로 개축을 하고는 처음이다.
오늘 단지 네 명만이 예약을 했단다.
잠시 후 그 네 명이 한자리에 모인다.
해넘이 전 용아장성과 공룡능선의 변화를 들여다보며 식사를 준비한다.
<둘째 날>
소청대피소(07:15)-소청봉(07:31)-중청대피소(08:10)-대청봉(08:35)-오색(11:23)
오 마이 갓!
비가 내린다.
6시경 다시 나와보니 비는 그치고 운해가 멋지다.
그런데 잠시 후 다시 비가 내린다.
오늘 왜 이렇게 설악이 변덕을 부리는 거지?
오전 내내 비가 내릴 거라는 예보이다.
공룡을 포기할 수밖에.....
설악은 내가 3일간 머무르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대청봉을 올라 오색으로 하산하기로 한다.
일회용 우비를 걸치고 출발한다.
다행히 빗줄기가 굵진 않다.
중청대피소에 들러 오늘 예약한 양폭대피소 숙박을 취소한다.
짙은 안개로 코앞 대청봉도 보이지 않는다.
아, 저렇게 어린 나무를 보호하는 방법도 있구나.
대청 고스락에서 보이는 것은 돌무더기 위 정상석뿐이다.
2, 3분을 머물다가 하산을 시작한다.
다행히 셀프 인증샷은 하나 남겼다.
비가 그친다.
계곡으로 내려가 젖은 옷을 추스른다.
12시가 채 안되어 탐방센터에 도착할 텐데 그다음 스케줄은 어찌하나.
4시간 만에 계획하지 않은 설악 이틀째 산행을 마친다.
동해의 두타산과 무릉계곡이 떠오른다.
양양을 경유하여 주문진항에 도착한다.
생선을 구워 팔던 곳은 다 철거되었단다.
꿩, 아니 생선구이 대신 닭, 아니 생선회이다.
지리산 자락 이틀, 설악산 이틀을 걸으며 곧 시작될 아웃티지의 성공을 기원했다.
들어주실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