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덕유산/월봉산 산행기-둘(0221)
남덕유산/월봉산 산행기(2)
(배를 바닥에 붙이고 월봉과 첫 대면을 하다)
1. 산행일자 : 2016. 2. 20-2. 21(1박 2일)
2. 참석자 : 전진수
3. 숙 박 : 황점마을 민박
4. 교 통
▷2/20 서부터미널(시외버스 07:00)-함양(군내버스 09:00)-서상(택시)-육십령
▷2/21 용추사(군내버스 14:50)-거창(시외버스 16:10)-부산
5. 산행기
눈을 뜨자마자 밖으로 나가보니 수도가 꽁꽁 얼어있다. 어젯밤에 물을 떠놓지 않았으면..... 양치도 세수도 생략하고 민박을 나선다.
민박(07:03)-남령(08:03)-칼날봉(09:12)-월봉산(10:55)-큰목재(11:55)-은신치(12:33)
-은신골 입구(13:24)-용추사/용추폭포(14:02)-일주문(14:13)
황점마을에서 남령까지 지방도를 따라 50분을 걷는다.
계속된 오르막이다.
남령은 거창군 북상면과 함양군 서상면의 경계이다.
들머리에는 많은 시그널이 펄럭인다.
여기까지 겨우 0.6Km인데 30분을 걸었다.
작은 암봉이다.
도로 건너 남덕유가 코 앞이다.
어디서 본듯하다.
그 위용이 일본 북알프스 야리가다케와 다르지 않다.
또 한라산 삼각봉과도 비슷하다.
1.1Km를 걸어 칼날봉에 서는데 1시간 10분이 소요되었다.
설악 공룡만큼이나 험한 길을 걸어왔다.
그러나 이 걸음은 겨우 시작에 불과했다.
칼날봉(수리덤) 뒤태이다.
꼭대기에 설 마음이 서지 않는다.
여름에 다시 만나자~~~
남덕유와 칼날봉 그리고 걸어온 길이다.
구름이 그림자를 만들었다.
저기 멀리 있는 산들은 이름이 모꼬?
가야 할 길이 험난함을 알려준다.
어느 봉우리가 월봉산일까?
이 앞에서 나는 스틱을 접어야 했다.
그리고는 저 아래로 배낭을 던져야 했다.
밧줄을 잡고 누워 내려가야만 했고~~~
아! 저 험준한 길을 걸어왔구나~~~
남덕유는 점점 멀어진다.
생각했던 대로 등산객을 한 분도 못 만나고 셀카에 만족해야 한다.
이제 험준한 길은 없을 거로 믿고~~~
폭신한 눈의 감촉을 느끼며~~~
그러나
그러나
나는 이 앞에서 오금을 저려야만 했다.
그리고 겨울에 혼자서 월봉산을 알현하러 가는 것이 우매함을 깨달았다.
하지만
하지만
가지 않을 수 없다.
저 가느다란 나일론 줄에 의지해서 배를 깔고 기어 지나간다.
옆으로는 낭떠러지기이다.
건너와서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 앞을 본다.
저분이 월봉산인 줄 알았다.
다시 한번 지나온 길을 뒤돌아본다.
봉우리가 많기도 하고 저기를 우회해서 오르락내리락했나 보다.
아, 저기가 월봉이구나.
처음 뵙겠습니다.
산꾸러기라고 합니다.
제 잔 받으시지요.
반쪽은 어디 가고 너는 왜 그렇게 초라하게 서 있니?
저랑 같이 인증샷 남기실래요?
별별 고생을 다하며 찾아온 월봉산에서의 조망은 고생을 잊게 한다.
가슴이 확 트인다.
큰목재로 가는 길은 부드럽다.
오늘 처음으로 등산객 두 분을 만난다.
월봉까지만 다녀오시라고 슬쩍 귀띔해준다.
작년에 만난 큰목재 이정목 앞에 선다.
거망산이 저렇게 멀리 있었나?
은신치에서 하산하기로 한다.
오래전에 거망산과 황석산을 걸을 적에 올라섰던 곳이다.
은신골에는 봄이 찾아오고 있다.
봄은 소리로 온다.
50분 만에 낯익은 은신골 입구에 도착한다.
실제 산행은 여기서 끝나지만 일주문까지 10리를 더 걸어야 한다.
아, 고로쇠를 이렇게도 채취하는구나.
용추사와 용추폭포를 둘러보고 일주문에 도착한다.
단체 등산객들로 붐비는 일주문 앞 식당을 피해 더 내려간다.
가장 빨리 된다는 돌솥비빔밥을 먹고 거창행 버스에 오른다.
이틀간의 봄맞이 산행을 마쳤지만 월봉산은 여름에 꼭 다시 찾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