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7암자 종주 산행기(0613)
지리산 7암자 종주 산행기
(3전 4기, 선배와 둘이 제대로 7암자를 종주하다)
1. 산행일자 : 2015. 6. 13~6. 14(1박 2일)
2. 참석자 : 정석권, 전진수
3. 산행코스 : 실상사-도솔암-삼각고지-연하천대피소-화개재-반선
4. 교 통
▷6/13 함양(군내버스 10:30)-실상사
▷6/14 반선(시외버스 13:40)-인월-함양-진주(시외버스 15:20)-동래
5. 잠자리
▷6/13 영원능선 야영
6. 산행기
지리산 7암자 종주길을 걷는 것은 이번이 네 번째이다. 7년 전 여름에 처음으로 7암자 종주에 나섰으나 삼각고지에서 도솔암 길을 놓치고 결국 5암자 종주에 그쳤으며, 4년 전 겨울에 역시 길을 놓치고 4암자를 둘러 보았으며, 역시 4년 전 여름에는 실상사에서 시작하여 7암자 둘러보기를 완성 하였다. 하지만 그 때도 도솔암에서 삼각고지 오르는 길을 못찾고 벽소령 임도로 내려섰다. 그러므로 이번이 제대로 된 7암자 종주를 위한 네 번째 도전인 셈이다.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다. 작년에 이끼폭포를 같이 걸은 정 선배와 함께 실상사를 시작으로 1박 2일 일정이다.
<첫 째날>
실상사(10:15)-약수암(10:49)-삼불사(13:28)-문수암(14:00)-상무주암(14:32)
-영원사(15:19)-도솔암(16:30)-야영지(17:45)
전주에서 출발한 정 선배를 함양에서 만나서 실상사에 도착한다.
4년 전 여름 실상사 연못의 녹색을 떠올리지만 절에는 들어가지 않고 앞에서 인증샷만 하나 남긴다.
약수암을 가리키는 이정목을 따라 걷다가 지난번에 놓친 숲길로 들어간다.
그러자 금시 약수암이다.
스님에게 대웅전의 의미에 대해 듣는다.
난 여태껏 모르고 있었다.
그저 사찰의 가장 큰 건물이 대웅전인 줄만 알고 있었을 뿐.....
삼불사 직전에서 라면을 끓인다.
순천에서 오셨다는 단체 등산객이 우리를 지난다.
스님의 기척은 없고 빈 사찰이 우리를 맞는다.
짖어대던 백구도 보이지 않는다.
샘물도 말라 있는 것 같다.
단체 등산객이 내려오고 그들에게 부탁하여 인증샷을.....
비구니 스님과 보살님의 안부가 궁금하다.
아프신 것은 아니겠지~~~
문수암 스님도 출타 중이시다.
오늘 몬 일 이래?
오늘은 녹차를 못 마시네..... 아쉽다.
차가운 석간수를 들이켜고 상무주암을 향한다.
스님 대신 금낭화가 우리를 배웅한다.
내가 좋아하는 상무주암 돌담과 내 뒷모습을 사진에 함께 담았다.
선배의 쎈스이다.
늘 혼자 이 길을 걷다가 둘이 걸으니 암자와 내가 한 컷에 들어간다.
아, 좋네.....
그런데 이상하다.
삼정산 오르는 길 이정목이 자취를 감추었고 대신 금줄이 쳐져있다.
왜?
삼정산을 포기한다.
영원사 목책을 통과한다.
여기까지 오는 길에 그토록 예쁜 이끼들이 많이 안 보였다.
가뭄 탓이리라.
그런데 예상보다 진행시간이 무척 빠르다.
도솔암으로 오르는 계곡에 배낭을 내리고 다시 생각해 본다.
오늘의 계획된 야영지는 도솔암 근처이지만 너무 이르다.
도솔암 싸리문을 만난다.
일단 7암자 방문은 완성했다.
하지만 종주는 아직 미완이다.
우리가 가지고 온 수통 전부에 약수를 담는다.
더 걷기로 한 것이다.
영원능선으로 오르다가 적당한 곳에서 텐트를 치기로 한다.
보살님에게 자세한 길 안내를 받고 출발한다.
아, 힘들다.
간간이 보이는 시그널을 따라 된비알을 오르고, 잡목을 헤쳐나간다.
그렇게 한 시간 후에 능선을 만난다.
야영할 곳을 찾아 10여분을 더 걷는다.
그래서 도착한 곳이 여기다.
햄 김치찌개를 끓이고 밥을 짓고 소주와 막걸리 잔을 돌린다.
1400고지, 지리의 6월은 쌀쌀하다.
내일 오전 중에 처음으로 7암자 종주를 제대로 완성할 것이라 믿으며 잠자리에 든다.
<둘 째날>
야영지(05:40)-삼각고지(06:38)-연하천대피소(06:53)-토끼봉(09:06)-화개재(09:33)-반선(12:25)
5시가 채 안되어 눈이 떠진다.
추워서 한 번 깼을 뿐 잘 잤다.
동녘이 붉어지는데 나무에 가려 일출은 포기하고 출발 준비를 한다.
도솔암에서 금줄까지는 법정탐방로가 아니다.
알지만 걸을 수밖에 없다.
내 키만한 산죽밭을 헤치고 40여분을 걸었다.
금줄을 넘는 정 선배의 모습에 많은 의미가 있으리라.....
보무도 당당하게 정식 탐방로를 잠시 걸으니 이내 음정/벽소령/연하천 갈림길인 삼각고지이다.
못 보던 작은 건물이 하나 보인다.
종주꾼의 시간 통제를 위한 초소 같다.
과연 필요한 건지?
연하천대피소에 도착하자 매점으로 달려가나 커피는 없단다.
햇반을 덥히는 동안 폰을 충전한다.
다행이다.
어제 영원능선으로 오르는 된비알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약간 숨을 헐떡이며 토끼봉에 오른다.
지금부터는 순전히 고도를 낮추는 걸음 밖에는 없을 것이다.
화개재에도 똑같은 초소가 서있다.
우연이도 나와 똑같은 배낭을 멘 홀로 산객에게 인증샷을 부탁한다.
두 번째 야영 산행에 동반한 그레고리 65리터, 정말 맘에 든다.
지루한 계곡길을 따르다가 배낭을 벗어던진다.
계곡물에 발을 담그지만 5초를 못 넘긴다.
작년 8월에 이끼폭포를 지나 넘어온 금줄을 흘끗 보며 잠시 생각에 잠긴다.
다녀올까?
에이, 가뭄이니 별로 일 텐데.....
정 선배도 같은 생각을 하는 눈치이다.
와운마을 길에 내려서자마자 할머니 댁을 찾아간다.
할머니, 커피 되나요?
제대로 된 7암자 종주를 마친다.
역시 혼자보다는 둘이 좋구나~~~
둘이라도 정 선배와는 비박 산행이 잘 맞는다.
정 선배님, 수고하셨습니다.
작년에 들렀던 가게로 가서 샤워를 하고 점심을 먹으면서 2주 후에 영알 종주를 약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