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산/호거대 산행기(0405)
억산/호거대 산행기
(6RE07을 위한 염원으로 지난번 놓친 호거대 쇠줄을 잡다)
1. 산행일자 : 2014. 4. 5
2. 참 석 자 : 전진수
3. 산행코스 : 영남알프스 변방과 호거대 능선(13Km)
4. 교 통
▷ 갈 때 밀양(시내버스 08:05)→원서리
▷ 올 때 운문사(시외버스 17:25)→언양→노포동터미널
5. 산행기
작년 깊은 가을날 운통종주를 위해 이틀 일정으로 통도사에서 운문사까지 걸은 적이 있다. 그런데 운문산에서 내려와 시간이 부족하여 호거대 능선을 걷지 못하고 딱밭재에서 운문사로 내려갔다. 오늘은 그날 걷지 못한 길을 걸어 호거대까지 가기로 하고 운문산 반대 방향인 억산에서 범봉으로 걷기로 한다. 석골사에서 억산까지도 초행길이 될 것이다.
석골사 입구에서 나 말고 두 명의 여성 산객이 버스에서 내린다. 창원에서 오셨다는데 초행인 운문산을 왕복 산행을 한다고 하신다. 운문산 코스와 버스시간을 자세히 알려주며 석골사 입구까지 같이 걷는다.
석골사에 들러 수통을 채우고 그분들과 헤어져 석골폭포를 디카에 담은 후에 들머리 이정표에서 산행 준비를 한다. 내 앞에 예닐곱 단체 산객이 10여분 전에 출발했으니 곧 만나게 될 것이다.
석골사들머리(09:25)-수리봉(10:38)-문바위(11:20)-사자봉(11:47)-억산(13:03)
-팔풍재(13:24)-작은범봉(13:48)-호거대(15:45)-운문사날머리(16:30)
첫 전망대에서 앞서 간 산님들을 만난다.
사방이 탁 트인 포토존이다.
그들을 앞서 보내고 잠시 쉬면서 운문산, 북암산과 시골 풍경을 디카에 담는다.
오늘도 어제처럼 청명하여 이웃한 봉우리들이 깨끗하게 다가선다.
오늘은 크고 작은 봉우리 5개를 지날 것이다.
그중 첫 봉우리인 수리봉(해발 765m)에 처음으로 선다.
산객들이 먼저 차지하고 막걸리를 마시는 중이라 첫 잔을 올리지 못하고 지나친다.
잘생긴 소나무를 지난다.
능선으로 오르는 길 대신에 왼편 북암산으로 가는 길을 따르니 문바위(해발 884m) 가는 길이다.
심플한 봉우리인데 조망이 너무 멋지다.
앙증맞은 정상석 앞에 잔을 따르고 진행 방향의 여러 봉우리를 감상한다.
곧 오를 사자봉이 다가선다.
문바위봉에서 되돌아 나오는데 단체 등산객이 능선으로 올라선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제 길을 간다.
20분을 걸어 사자봉과 억산 갈림길에 도착한다.
작은 이정목이 분기점임을 알려준다.
사자봉(해발 924m)에는 정상석 대신 작은 돌판이 돌무덤 위에 올려져 있다.
소박한 세 번째 봉우리이다.
또 막걸리 한 잔을 옆에 놓는다.
2시간 20분 만에 해발 700~900m 조연급 세 봉우리를 후딱 해치웠다.
갈림길로 되돌아오는 길에 자리를 잡고 버너를 지펴 라면을 끓인다.
오늘 산행 거리는 어제 보다 3, 4Km 짧지만 시간은 더 소요되리라.
점심을 먹고 커피도 한 잔 마신다.
그 사이 여러 산행팀이 오르내린다.
내 기억이 맞다면 억산(해발 944m)은 네 번째이다.
운문산 정상과 분위기가 비슷하고 조망이 역시 멋지다.
옆 깨진바위는 여전히 위풍당당하다.
깨진 바위 옆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밧줄 대신 나무계단이 놓여있다.
처음 억산에 올랐을 때 멋지다는 생각으로 밧줄을 디카에 담은 기억이 떠오른다.
팔풍재를 지나고 이정목이 가리키는 곳으로 올라 전망대에 선다.
억산 깨진바위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곧 작은 범봉(해발 904m)에 도착하니 블로그에서 눈에 익은 안내판이 보인다.
안내판 뒤로 호거대 능선이 이어진다.
호거대로 가는 길은 온통 진달래 밭이다.
왼편으로는 대비지와 대비사가, 오른편으로는 운문사가 나를 인도한다.
생각보다 멀다.
명태봉을 지나 잠시 알바를 한다.
왼쪽으로 내려가다가 아무래도 아닌 듯하여 오른쪽으로 걷는다.
그런데 이 길도 아닌 것 같더니 잠시 후 등로가 왼편으로 꺾이면서 호거대가 눈에 들어온다.
호거대 가까이에 서니 산객 목소리가 들린다.
일가족 네 명이 동심바위에 있다.
호거대(해발 507m)는 동심바위 혹은 장군봉이라 불린다.
부부와 막내아들이 정상에 있다.
쇠밧줄을 잡고 나도 오른다.
정상석은 없지만 동서남북 막힘이 없다.
마지막 잔을 따르고 꼬마가 쇠줄을 잡고 내려가도록 도와준다.
다시 내려와서 하산할 길을 찾는다.
표지기가 보여 그것을 따르니 동심바위 바로 아래에 블로그에서 본 틈새가 있다.
진달래가 한 그루 핀 널찍한 바위에 배낭을 내려놓고 남은 막걸리를 마시며 쉰다.
내려가서 마지막 버스를 타기까지 시간상 여유가 많을 것 같다.
30여분 만에 날머리로 내려선다.
내려선 길 바로 위에 있는 늠름한 호거대가 내게 작별인사를 하는 듯하다.
그에게 우리 식구들 다치지 말고 공사 잘 끝내게 해달라고 부탁하고는 버스 정류장으로 향한다.
멋진 산행이었다.
굿바이, 영알~! 굿바이, 장군봉~!
아! 우연히도 산행 다음 날 어느 블로그에서 호거대에서 만난 아빠가 쓴 산행기를 발견한다.
나도 엑스트라로 출연하더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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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지만 그만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