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행/산행(2014년)

덕항산 심설 산행기(0105)

산쿨럭이 2014. 1. 6. 08:11

 

덕항산 심설 산행기

(상고대가 멋진 대간 마루금을 걷다)

 

 

 

 

 

 

1. 산행일자 : 2014. 1. 5

 

2. 참석자    : 전진수

 

3. 산행코스 : 환선굴-지각산-덕항산-예수원

 

4. 교 통

    ▷ 갈 때  삼척(시내버스08:20)→환선굴

    ▷ 올 때  예수원(시내버스14:50)→태백(시외버스16:30)→울진

 

5. 산행기

 

 

주차장(09:00)-자암재(11:11)-지각산(11:58)-덕항산(12:50)-구부시령(13:20)-예수원(13:46)

    

 

환선굴로 향하는 삼척 외곽 풍경은 문자 그대로 설국이다.

주차장에서 올려다보는 환선봉(지각산)의 하얀 모습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직원들이 눈을 치우느라 바쁘게 움직인다.

오늘 덕항산 산행은 졸지에 계획된, 말하자면 설악의 땜빵 산행이다.

 

 

 

 

 

덕항산은 2009년 6월에 걸었다.

혼자가 아니라 셋이었고 자암재에서 야영을 하였다.

그때는 없던 모노레일이 환선굴까지 설치되어있다.

환선굴 앞 들머리에서 아이젠을 착용하고 스틱을 펼쳐 산행을 준비한다.

내 앞에는 아무 발자국도 없다.

 

 

  

천연동굴 전망대에 선다.

지금부터 올라야 할 산이 펼쳐진다.

저 산 어디에도 길이 있을 것 같지가 않다.

덕항이 다른 산과 다른 점이다.

 

 

 

 

 

그러나 분명 길이 있을 것이다.

눈이 모든 흔적을 덮었음에도 길은 보인다.

회사와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이와 다르지 않다.

피할게 아니라 무작정 발을 담그고 시작을 해 볼 일이다.

눈에 익은 동굴 안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동굴 앞 계단에는 많은 표지기가 나부낀다.

수직에 가까운 차가운 계단을 조심스레 내려간다.

 

 

 

 

제1전망대를 지나 제2전망대에 도착한다.

배낭을 내려놓고 다시 올라야 할 환선봉의 속살을 들여다본다.

그리고 곧 도착한 샘터에는 파이프를 통해 물이 흐른다.

얼어 있을 줄 알았는데 다행이다.

한 모금 들이키고는 수통을 채운다.

 

 

 

 

 

 

 

샘터에서 된비알을 15분 정도 올라 자암재에 도착하니 러셀이 잘 되어있다.

아마 대간꾼들이 낸 길일 것이다.

지금까지 하얀 도화지에 내 발자국만을 그리며 걸어왔는데 이제부터는 여유가 생긴다.

 

 

 

눈이 아닌 눈이 내린다.

하늘에서 뿌리는 게 아니라 따듯한 날씨 탓에 나뭇가지에 쌓였던 눈이 떨어지는 것이다.

환상 속을 걷는 느낌이다.

 

 

 

 

 

 

 

 

 

맞은편에서 오는 대간꾼을 만난다.

예수원에서 올라왔다고 한다.

하산이 은근히 걱정됐는데 안심이다.

느긋하게 눈을 감상하며 환선봉(지각산)에 도착한다.

간식으로 점심을 대신하고 막걸리도 두 잔 마신다.

 

 

 

 

정상석 뒤편 전망대에서는 백두대간 마루금이 잘 조망된다.

오늘 본 중 가장 멋진 설경이다.

 

 

 

 

   

3시간 30분 만에 덕항산 고스락에 도착한다.

정상석이 넘어져있다.

수많은 표지기가 대간길임을 알려준다.

 

 

 

 

   

구부시령으로 내려서면서 마지막 설경을 감상한다.

 

 

 

 

 

구부시령에 도착하여 예수원 내려가는 길을 보니 발자국이 없다.

분명 오전에 만난 산객들이 올라왔다고 했는데....

주변을 이리저리 살피다가 결국 발자국을 만들며 걷기 시작한다.

그런데 잠시 후 발자국이 보이는데 아마 다른 길이 있나 보다.

 

 

 

아! 예수원이 이렇게 가까웠던가?

보송한 눈을 밟으며 20여분 만에 예수원에 도착한다.

어저께 삼척 시내에 수북이 눈을 보고 갑작스럽게 결정한 덕항산은 오늘 내게 겨울산행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예수원 입구에 "토지는 하느님의 것이라"라고 적힌 커다란 표지석이 있다.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생각하며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여 5시간 산행을 마친다.

왜 토지가 하느님의 것일까?

그럼 요즘 교회는 왜 땅을 사들여 교회를 크게 짓는 것일까?

교회가 가난한 교인들에게 땅을 나누어 준 적이 있었나?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