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학산 산행기(1124)
비학산 산행기
(비학산에 칼국수는 없고 낙엽만 뒹굴더라)
1. 산행일자 : 2013. 11. 24
2. 산행코스 : 법광사-두릅바위-비학산-은적/빈곡 갈림길-법광사
3. 산행기
비학산은 포항 근교산으로 오래전부터 가보고는 싶었으나 늘 내 산행의 후순위에 있었다. 지난주 두타산 종주와 댓재에서의 야영으로 피곤하여 가까운 산을 찾던 터에 비학산 산행을 결심한다. 어떤 코스를 걸어도 4시간을 넘기지 않을 간단한 산행이고 대중교통이 편리하여 간단한 차림으로 나선다.
포항시외버스터미널 맞은편 버스정류장에서 신평행 100번 좌석버스에 오른다. 흥해를 지난다. 다음에 혹시 또 갈 일이 있으면 포항까지 나올 필요 없이 흥해에서 환승을 하면 될 것 같다. 신광 면사무소가 종점인데 여기에서 들머리인 법광사 까지는 40여 분을 걸어야 한다. 점심을 준비하지 못하고 인근에 식당도 없어서 소시지와 구운 계란을 챙겨 법광사로 향한다. 막걸리도 한 통 챙긴다. 가게 주인장이 법광사 찾아가는 길을 친절하게 알려 주신다.
가을걷이를 마친 시골길을 걸어 들머리에 도착한다.
법광사로 들어가지 않고 무슨 사당 같은 곳 옆에서 산행을 준비한다.
10시 40분이다.
오늘 갖춘 복장과 장비는 온통 새 것이다.
6년 동안 함께한 K2 배낭을 밀레 38리터로 바꾸었고 짚티와 모자도 새로 장만했다.
정상으로 곧바로 오르는 길을 버리고 무제등으로 향한다.
두릅바위에 오르기 위해서이다.
유명하지도 높지도 않은 산이지만 이정표는 잘 되어있다.
무제등에 도착하여 인증샷을 한 장 남기고 능선으로 향한다.
능선에 도착하기 전 등산로를 벗어나 간식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비학산은 전체가 거의 활엽수로 가을이 멋졌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능선에서 두릅바위는 왼쪽으로 정상은 오른쪽으로 갈라진다.
나는 날으는 학의 왼쪽 날개 길을 걷는다.
두릅바위에서의 조망은 압권이다.
가까이 학의 몸통이 보이고 아래로는 저수지가 보인다.
한참을 쉰다.
다시 갈림길 제 자리로 돌아와 멀지 않은 정상을 향한다.
중간에 높은 통신탑을 지난다.
비학산 정상은 제법 넓은 공터이다.
들머리에서 고도를 약 500여 미터 높인 듯하다.
많은 등산객들이 식사를 하는 옆에 자리를 잡는다.
막걸리, 계란, 소시지, 너츠, 치즈, 사과를 꺼내 놓는다.
가짓수는 제법 많지만 어딘가 허전한 점심이다.
처음 뵙는 비학산 신령께 막걸리를 한 잔 올리고 잔을 비운다.
이제 학의 오른쪽 날개로 내려간다.
등산지도를 챙기지 못한지라 인터넷을 뒤진다.
그러다가 처음 만나는 이정표에서 은적을 향한다.
낙엽이 수북이 쌓인 된비알이 매우 미끄럽다.
스틱도 준비하지 않은지라 조심스레 내려간다.
은적이 무슨 뜻인지를 궁금해하며 30여 분을 채 걷지 않아 오전에 지나쳤던 이정목을 마주한다.
그리고 다시 대나무밭을 통과하여 법광사로 들어선다.
법광사는 큰 사찰은 아니지만 통일신라 때 지어진 오래된 절이다.
잠시 둘러본다. 경내 장독들이 이채롭다.
3시간 40분의 산행을 종료한다.
비학산 칼국수를 염두에 두었던 산행이었으나 칼국수를 파는 집은 한 곳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