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행/산행(2013년)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 산행기(0907)

산쿨럭이 2013. 9. 9. 14:40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 산행기

(억새를 찾아 영알 테마산행에 나서다)

 

   

 

 

 

 

1. 산행일자 : 2013. 9. 7~9. 8(1박 2일)

 

2. 참 석 자  : 이승규, 전진수

 

3. 산행코스 

    달오름길→억새바람길→단조성터길→사자평억새길→단풍사색길

 

4. 교 통

    ▷ 9/7  울진(승용차 06:30)→배내고개/배내골(시내버스18:10)→배내고개

    ▷ 9/8  배내고개(시내버스 06:50)→배내골/배내고개(승용차13:30)→울진

 

5. 숙 박 

    ▷ 9/7  배내고개 비박

 

6. 식 단

    ▷ 9/7  점심(컵라면/김밥), 저녁(삼겹살)  

    ▷ 9/8  아침(김치볶음)


7. 산행기

    영남알프스는 여러 코스를 가진 연봉으로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다. 십 수개의 많은 봉우리를 걸었지만 얼마 전에 하늘억새길이라는 새 코스를 알게 되었다. 그래서 억새도 볼 겸 1박 2일 일정으로 이 팀장과 산행을 나선다.  

 

   <첫 째날>

 

 

                 ▷ 09:16  배내봉으로 출발

                        ▷ 09:45  배내봉

                               ▷ 10:58  간월산

                                      ▷ 11:20  간월재

                                             ▷ 12:45  신불산

                                                    ▷ 13:05  신불재

                                                           ▷ 13:55  영축산

                                                                  ▷ 14:50  단조성터

                                                                         ▷ 16:15  신불산휴양림(하단)

       

 

울진에서부터 내리던 비는 배내고개에 도착할 때까지 그치지를 않는다. 

그나마 폭우가 아니어서 다행이다. 

저녁 잠자리를 눈여겨보고 하늘억새길 첫 코스인 달오름길의 첫 봉우리를 향해 출발한다.  

 

 

배내봉에 올랐지만 주변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五里가 아닌 五米무중이다.

 

 

 

두 번째 봉우리인 간월산에 도착한다. 역시 아무도 없다.

배내봉에서 본 것과 같은 정상석이 홀로 비를 맞으며 정상을 지키고 있다.

아마도 영남알프스 정상석을 한 가지 모양으로 통일시켰나 보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지난겨울 회사 연합산악회 시산제 때 처음 들렀던 대피소로 들어간다.

많은 이들이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한 자리를 차지하고 컵라면을 사서 이 팀장 부인이 싸준 김밥과 함께 먹는다.

얼려온 막걸리가 녹지 않아서 뜨거운 물에 담가 놓는 해프닝 후에 잔을 부딪힌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비도 그쳤고 안개가 전부 걷혔다.

먼저 내일 걷게 될 재약산 방향으로 눈이 간다.

옅은 구름모자를 쓴 푸르름이 멋지게 다가온다.

돌탑과 주변 풍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즐기다가 신불산을 향한다.

 

 

 

 

 

신불산에 거의 도착할 즈음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안개는 모든 것을 감추어 버린다.

이 팀장과는 오늘이 두 번째 산행이며 그로서는 첫 우중 산행이라는데 잘 걷는다.

멋진 풍경이 나타날 때마다 디카를 들이대면 멋지게 포즈를 취한다.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신불산 쉼터가 보이지 않는다.

오뎅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맞은편에서 올라오는 등산객들도 쉼터가 있냐고 물어온다.

 

 

신불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에 영축산을 향한다.

다시 안개가 걷혔다.

 

 

 

 

 

 

간월재에서 영축산 까지는 하늘억새길 중 억새바람길이라 이름 붙여졌다.

그러나 생각했던 것처럼 억새가 활짝 피지는 않았다.

영축산을 가는 길에 내가 좋아하는 여린 나무 옆에서 한 산객이 이슬비를 맞으며 대금을 불고있다.

한 곡을 더 청하여 듣고 박수를 보낸다.

그런데 여린 나무의 모습이 변한 듯하다.

성숙해졌다 할까? 살이 더 붙었다 할까? 

 

 

 

 

코 앞의 영축산은 안개에 가려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하늘억새길은 영축산에서 단조성터로 이어지지만 우리는 죽바우등으로 가려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정상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덕분에 길을 찾을 수가 없다.

이길 저길을 찾아 헤매다가 단조성터로 내려가는 방화선을 따른다.

 

 

 

단조성터길이라 이름 붙여진 이 길은 처음 걷는다.

방화선이 끝나고 왼쪽으로 접어드니 곧 성터가 나타난다.

 

 

 

청수좌골을 따라 내려가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고 계곡을 건너 휴양림으로 향한다.

잠시 후 신불산으로 오르는 갈림길이 나타나고 곧이어 휴양림이다.

이제 비는 그쳤다.

계획보다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석남사행 버스를 한 시간 반 이상 기다려야 한다.

 

 

 

 

신불산 휴양림 정문을 빠져나와 느긋하게 걸어 가게에 도착한다.

이름이 바뀌었다.

쏘맥을 하며 기다리기로 한다.

첫날 배내고개에서 이곳까지 네 개 봉우리를 넘어온 것을 자축하며 술잔을 기울인다.

생각보다 잘 걸은 이 팀장이 대견스럽다.

나의 기우였을까?

저녁에 마실 소주와 맥주를 준비하여 정류장으로 간다.

정확한 시간에 버스가 도착하고 10여 분 후 우리를 배내고개에 내려놓는다. 

 

 

텐트를 치지 않고 정자에서 비박하기로 한다.

둘 만의 만찬을 위해 이것저것 배낭에서 꺼내 놓고 삼겹살을 구우니 훌륭한 식탁이 마련된다.

  

 

 

 

 

 

<둘 째날>

 

 

                      ▷ 07:10  사자평으로 출발

                                ▷ 08:15  죽전삼거리

                                          ▷ 09:45  재약산(수미봉)

                                                    ▷ 10:48  천황산(사자봉)

                                                              ▷ 11:30  샘물산장

                                                                        ▷ 13:06  능동산

                                                                                  ▷ 13:30  배내고개

        

 

어제 무수한 별을 보며 잠이 들었다.

새벽녘에 야간산행을 하는 등산객들의 웅성거림에 잠시 깨었던 것 말고는 잘 잤다.

두터운 침낭을 이 팀장에게 양보하고 얇은 침낭을 덮고 잤지만 그다지 춥지는 않았다.

5시 30분에 기상하여 아침을 먹고 배낭을 다시 정리하여 버스정류장으로 향한다.

어제와는 다르게 청아한 아침이다.

  

 

 

 

 

 

 

오늘은 하늘억새길 4, 5구간인 사자평억새길과 단풍사색길을 걷는 날이다.

거리로는 13.8km 이다.

어제는 15.9km를 걸었으니 5리 정도 짧은 길이다.

어제 본 억새에 약간의 실망을 하였으나 오늘 기대감을 갖고 리본을 따라 들머리로 들어선다.

 

 

 

된비알을 오르다가 예쁘게 자란 소나무를 발견한다.

쉴 겸 해서 인증샷을 남긴다.

 

 

 

 

 

 

 

단체산행객 몇몇이 우리를 앞질러 걷고 한 분이 몹시 지친 듯 뒤처진다.

어느 묘지에서 같이 쉬다가 우리가 먼저 오른다.

한 시간 만에 삼거리에 도착한다.

4년 전 재약5봉 종주를 할 적에 지났던 곳이다.

우리를 앞질렀던 분들이 막걸리와 과일을 건네 온다.

그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뒤처졌던 분이 올라선다.

우리가 먼저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사자평을 지난다.

억새의 성장이 신불산 보다 빠른 듯 재약산, 천황산과 어우러져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고사리분교 갈림길을 지나 절개지를 건너 길을 따른다.

이 팀장이 허벅지가 스쳐 몹시 불편해한다.

내 기능성 팬티를 건네주고 파우더를 바르게 하며 쉬어간다.

한 여름에 장거리를 걸으며 많이 경험해 본 지라 이 팀장의 고통을 이해할 것 같다.

 

 

 

 

 

 

 

 

 

2008년 봄에 짙은 안개로 재약산 정상석을 찾지 못하고 아래에서 빙빙 돌던 기억이 떠오른다.

오늘 수미봉 고스락을 향하는 길을 찬찬히 살펴보니 그때 그럴 만도 했다는 생각이 든다.

고스락에서는 전방위로 멋진 조망이 펼쳐진다.

영남알프스 모든 봉우리뿐만 아니라 멀리 여러 산군들이 보인다.

멋지다.

파란 가을 하늘과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니 이 팀장이 무척 좋아한다.

    

 

 

 

 

 

 

 

 

 

 

한참을 고스락에 머물다가 다시 갈림길로 돌아와서 천황재를 향한다.

우리에게 막걸리를 권했던 일행이 암봉에 올라있다.

 

 

 

 

 

어제, 오늘을 통틀어 가장 멋진 억새군락을 지난다.

이런저런 연출을 해가며 인증샷을 여러 장 남긴다.

 

 

 

 

 

 

 

 

 

 

 

천황재의 산장과 사자봉으로 오르는 길의 쉼터가 보이지 않는다.

막걸리를 한 잔 하려던 계획이 무산된다.

사자봉 오르는 길은 4년 전과는 사뭇 다르다.

대부분이 나무계단이다.

계단을 오르는 이 팀장이 몹시 피곤해 보인다.

허벅지도 아플 테고.......  다 왔다고 격려하며 정상에 선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도열해 있는 영알 봉우리들을 디카에 담는다.

그리고 재약5봉 종주 시에 놓쳤던 필봉 이정표를 아쉬운 듯 흘끔 보고 지나친다.

억새의 장관은 계속 이어진다.

늦가을이면 얼마나 많은 등산객과 관광객들로 붐빌까?

  

 

 

 

 

 

 

얼음골 갈림길 직전 배낭을 내려놓는다.

소나무 사이로 다가오는 재약산이 멋지다.

그리고 그 소나무와 함께 짓궂은 사진을 연출해 본다.

 

 

 

 

 

반대방향에서 오는 많은 사람들에게 길을 양보하며 멈추기를 거듭한다.

짜증이 날 정도인데 아마 케이블카가 생기면서 사자봉을 찾는 등산객이 많이 늘었나 보다.

샘물산장에 도착하여 자리를 잡고 막걸리와 도토리묵을 청한다.

계획보다 일찍 산행을 마칠 것 같아 점심 대신 그것들로 요기를 하기로 한다.

주인어른과의 대화는 항상 즐겁다.

이번에는 주인장께서 원전 팬이 되신 듯 칭찬을 하며 커피를 타 주신다.

ㅎㅎ 무엇보다 우리 이 팀장이 얼굴에 화색이 돌아온 것 같아서 좋다.

아마 말은 안 해도 어제와 오늘 걸음걸음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산장 앞에는 무슨 꽃인지 노란 꽃이 만발하여 등산객의 시선을 끈다.

우리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찰칵~ 찰칵~

  

 

 

 

 

임도를 따라 걷다가 능동산을 500여 미타 앞두고 쇠점골 약수터로 들어간다.

수량이 매우 적은 약수를 한 바가지씩 들이키고 마지막 봉우리를 향한다.

능동산에도 어제 본 것과 비슷한 정상석이 서있다.

배내봉, 간월산, 신불산이 처음은 아니지만 정상석만으로는 처음이다.

  

 

 

 

 

 

 

1시 30분에 드디어 배내고개에 도착하여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 종주를 마무리한다.

어제 7시간 동안 15.9km를 걸었고 오늘은 6시간 20분 동안 13.8km를 걸었다.

어제는 비를 맞으며 안갯속을 걸었고, 오늘은 가을 햇살을 맞으며 걸었다.

어제, 오늘 수고한 이 팀장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1박 2일을 마무리한다.

수고해쓰~~~~~ 이 팀장~!

 

 

 

 

 

가지산 유황온천에서 샤워를 하고 언양에서 떡갈비로 늦은 점심식사를 하고 울진을 향한다.

이 팀장이 물어온다.

설악산이 그렇게 힘들어요?

ㅋㅋ 어제, 오늘 산행으로 자신감이 약간 붙었나 보다.

겁을 준다.

 당근 힘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