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명산(008) 지리산 칠선계곡 포토 산행기(칠선계곡 트래킹을 하다)
8-10. 지리산 칠선계곡 포토 산행기
(칠선계곡 트래킹을 하다)
1. 개 요
□ 구 간 : 칠선계곡/벽송사/서암정사
2. 일 시 : 2010.1.2~1.3(1박2일)
3. 참석자 : 전진수
4. 산 행
한라산 돈내코 코스 산행을 마치고 부산에 도착하자마자 함양을 경유하여 추성으로 향한다. 산장을 예약하지 못하여 지리 주능선 산행은 포기하고 겨울 칠선계곡을 걷기로 한다. 지리산 칠선계곡은 몇 번을 별렀으나 가보지 못한 곳이다. 첫 날은 우선 벽송사와 선암정사를 둘러보기로 하고 이정표를 따른다.
어제처럼 날씨가 차갑지 않아서 그런지 벽송사를 찾는 이들이 많다. 가파른 도로를 따라 오르다보니 벽송사와 서암정사로의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으로 걷는다. 멀리 희뿌옇게 지리의 주능선이 다가선다.
벽송사는 선종 계열의 사찰이다. 잘 모르겠지만 그동안 방문했던 조계종과 천태종 계열의 사찰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른 것 같다. 대웅전은 보이지 않고 도인송과 미인송으로 이름 붙여진 절 뒤편의 멋들어진 소나무 두 그루가 마음에 와 닿는 사찰이다.
선암정사는 말로 표현하기 쉽지 않으나 절이라는 느낌보다는 지난 가을에 둘러본 삼성궁 같은 느낌이 든다. 주변의 큰 바위에 조각을 하였고 굴당이라 불리는 법당 안은 사방으로 낯선 부조가 눈길을 끈다.
벽송사와 선암정사가 있는 길은 지리산 빨치산 루트이기도 하다. 시간이 된다면 걸어보겠는데 이미 날이 어둑해지기 시작한다. 올라왔던 도로로 내려서지 않고 산길을 따른다. 금방 추성마을로 연결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길은 끝없이 이어진다. 할 수 없이 희미하게 가로 질러 내리는 길을 따르니 추성마을 아래쪽 도로가 나타난다.
다음 날 느긋하게 기상하여 칠선계곡으로 오른다. 민박집에서 된비알을 올라 두지마을 입구에 선다. 그리고 도착한 두지마을은 사람이 사는 것 같지 않게 조용하고 사람 그림자도 볼 수 없다. 비선담 까지 다녀오기로 하고 대나무가 걸쳐진 들머리로 들어선다.
유명한 칠선계곡이지만 겨울 계곡은 큰 흔적을 보여주지 않는다. 선녀탕에 도착하였지만 얼어붙은 계곡 아래로 바위사이를 흐르는 물소리만 조금 들릴 뿐이다.
눈길과 양지바른 길을 번갈아 걸어 옥녀탕에 도착하니 선녀탕에서의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 쌍의 산님이 내 뒤를 따른다.
옥녀탕 앞에 있는 비선담까지 900m가 남았음을 알리는 이정목을 보니 기분 같아서는 천왕봉까지 오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그러나 입산이 금지된 구간이다. 봄, 가을로 인터넷 예약을 통해 가이드와 함께 오르내릴 수가 있을 뿐이다. 그동안 날이 따듯했는지 계곡 상류로 올라와도 꽁꽁 얼어붙지는 않았다. 아래로 흐르는 물소리는 여전히 들려온다. 비선담 출렁다리 앞에 선다. 다리 건너 통제소가 보인다. 오늘 산행의 종착지이다. 아쉬운 마음 때문에 한참을 그곳에 머물다가 발길을 돌린다.
다리를 건너와서 귤과 초콜릿을 먹으며 또 한 번 아쉬운 마을을 달랜다. 뒤따라오던 두 산님이 도착하시더니 조금 더 진행한다고 한다. 난 계곡으로 내려가 장난을 한다. 두 시간 반 정도면 저 길을 따라 정상에 설 수 있는데 하는 생각과 지난번 설악산 죽음의 계곡으로 내려서다가 희운각에서 관리공단 직원에게 들켰던 기억이 교차한다. 추성마을에서 여기까지 약 3.8㎞의 구간은 명성에 비해 그다지 특징이 있는 산길은 아니었다.
휴식을 마치고 왔던 길을 다시 걷는다. 오후가 되며 날이 포근해서인지 눈이 많이 녹았다. 4시간 만에 칠선계곡 트레킹을 종료하고 함양행 버스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