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명산(008) 지리산 천왕봉 산행기(만추의 천왕봉을 오르다)
8-6. 지리산 천왕봉 산행기
(만추의 천왕봉을 오르다)
1. 개 요
□ 구 간 : 천왕봉 원점회귀산행
-접속구간 : 중산리↔탐방지원센터(3.4㎞)
-제1소구간 : 탐방지원센터→천왕봉→장터목→탐방지원센터(12.4㎞)
2. 일 시 : 2008.11.16
3. 참가자 : 전진수
4. 교통편
▷ 갈 때 부산서부터미널(시외버스 06:10)→중산리
▷ 올 때 중산리(시외버스17:05)→진주(시외버스 20:30)→동래
5. 산 행
올해 들어 다섯 번째로 지리산을 찾는다. 내일부터 지리산 등 국립공원이 가을철 산방기간으로 입산이 금지되므로 모처럼 천왕봉을 오르기로 한다. 전 날 저녁에 야영장에 도착하여 1박을 할 계획이었으나 비가 온다는 소식에 포기하고, 백두대간을 시작한 중산리를 들머리로 잡는다. 사상 터미널에서 첫 버스에 오른다. 그런데 진주를 경유하는 버스여서인지 자리가 없다. 등산복 차림은 나 혼자뿐이다.
진주에서 30분 정도 정차하고 다시 8시에 출발한 버스는 1시간이 채 안되어 중산리에 나를 내려놓는다. 귀가 버스 시간을 알아놓은 후에 아스팔트길을 20여분 걸어 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한다. 길에서 보는 지리산은 만추를 느끼게 한다. 가게 앞에서 산행준비를 하고 수통을 채워 탐방지원센터를 통과한다.
-09:35 천왕봉으로 출발
말라붙은 계곡의 쓸슬함을 보며 5분 정도 걸으니 중산리 야영장이다. 스산함이 배어난다.
-10:06 갈림길(장터목/천왕봉/중산리) 도착
두 번째 오르는 등산로인데 3년 전 백두대간을 시작하던 길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칼바위에 도착한다. 등산로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바위는 결코 뾰족해 보이지 않는다. 내려오는 길에 옆면에서 보니 왜 칼바위인지를 알았다. 그리고 이내 갈림길이다. 몇 명의 등산객이 쉬고 있다. 오른쪽 로타리 대피소 쪽으로 올라 오후에 왼편으로 내려서게 될 것이다.
-10:39 망바위 통과
등산로는 잘 정비되어 있다. 그리고 많은 단체 등산객들이 나와 함께 그 길을 오른다. 어느 지점인가를 통과할 때 천왕봉이 살짝 그 모습을 보여준다.
망바위 직전 바위에 올라서 지리 주능선을 가늠해 본다. 처음에는 그 바위가 망바위 인줄 알았다. 나와 같은 버스를 타고 온 청바지 차림의 여자 분을 만난다. 그 차림으로 정상까지 오른다고 한다. 속으로 걱정이 되지만 젊은 분이니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칼바위와는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는 망바위도 참으로 보기 좋다. 커다란 바위 위에 얹혀있는 작은 바위가 귀엽기까지 하다. 저 바위처럼 둥글게 살고프다.
-11:05 로타리대피소(법계사)
대피소에는 이른 시간임에도 점심 식사를 하는 이들로 붐빈다. 흡연구역이 지정되어있다. 무엇보다 반갑다. 담배를 한 대 피우고 일주문 앞 약수터에서 수통을 보충하고 법계사를 둘러본다. 지난번에는 지나쳤던 사찰이다. 이곳에도 적멸보궁이 있다. 몇 군데 산에서 보았지만 그 정확한 의미를 오늘 처음 알게 된다. 불상 대신 부처님 사리를 모신 곳을 그렇게 부른단다. 절을 둘러보고 되돌아 나와 이정목이 가리키는 대로 천왕봉을 향한다. 정상까지는 2㎞를 남겨 두었다.
-12:35 천왕봉(해발 1915m) 도착
어제 새로 구입한 겨울용 집티가 제 구실을 한다. 속에 기능성 런닝을 입고 집티를 입었더니 땀에 젖지도 않고 보온성도 뛰어나다. 개선문을 통과하니 정상이 머리 위로 빤히 올려다 보인다. 올 초에 대원사에 올라 천왕봉에서 일몰을 본 이래로 두 번째 오르는 정상이다.
이제 지리산을 몇 번 찾았는지 기억하기도 어렵게 많이 지리산을 찾았다. 설악 대청봉과 지리 천왕봉의 정상석을 보면 항시 묵직함이 마음에 든다. 다른 산에도 정상석이 있지만 이와 같은 느낌은 별로 들지 않는다. 아주 청명한 날씨는 아니어서 주변 봉우리들이 뚜렷이 조망되지는 않지만 가슴이 확 트인다.
정상을 내려서서 장터목을 향한다. 자물통으로 굳게 닫힌 칠선계곡 가는 길을 아쉬운 마음으로 쳐다보며 통과한다. 언제 저 길을 들어서거나 나설 수 있을까? 내년? 내후년? 인연이 닿으면 걷게 될 것이고 지리는 그 자리에 남아 있을 텐데 무어 그리 걱정인가? 자문자답을 해 본다.
-11:23 장터목 도착
장터목에서 1시간 이상의 여유로움을 갖는다. 지인과 통화도 하고 문자도 보내며 커피를 마신다. 산장 앞 안내판은 중산리까지 4시간이 소요된다고 안내하지만 아마 2시간이면 내려 설 수 있을 것이다. 그 두 시간의 여유가 지금과 같은 한가함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주능선 방향으로의 봉우리 실루엣이 멋지게 다가온다. 한참을 바라보다가 배낭을 짊어진다. 아나 내년 초에나 이곳을 다시 찾게 될 것이다. 눈이 엄청 쌓인 겨울에...... 이번에는 백두대간의 출발점인 중산리에서 천왕봉을 찾았으니 다음번에는 처음으로 지리를 올랐던 백무동에서 올라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100명산을 마치면 지리의 여러 코스를 걸어보겠다는 생각도 가져본다.
-16:05 갈림길(장터목/천왕봉/중산리) 도착
내려서는 길에 장터목 식수장에서 수통을 채우고 하산을 시작한다. 물이 흐르는 계곡을 몇 번이고 건너고 이름을 알 수 없는 폭포를 지나 오전에 지나갔던 갈림길에 도착한다. 정확히 6시간 만이다.
-16:27 중산리 야영장 도착
예정대로 하산을 시작한지 두 시간 만에 출발지에 다시 도착한다. 내려서면서 본 지리 주능선은 계절에 따라 올 때 마다 다른 느낌을 주지만 능선의 웅장함은 변함이 없다.능선 걷기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오늘은 정상에 올랐다가 내려온 원점회귀산행이었지만 올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지리는 내게 같은 느낌을 주었으니 멋진 산행이라 할 수 있었다.
탐방지원센터를 지나 중산리 버스정류장으로 내려서는 길에 지리의 늦가을 다시 느낀다. 붉지는 않지만 형형색색의 가을 색깔과 푸른 상록이 어울려 지리의 만추를 연출한다. 정류장에 도착하니 오름길에 보았던 청바지 여자 분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캔 커피를 나누어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많은 고민을 가지고 있다는 그 분은 자기의 소원을 메모지에 적어 천왕봉 정상석 아래 묻고 내려왔다고 한다.
6. 물구하기 : 중산리 가게, 로타리산장, 장터목
7. 식 단
▷ 11/16 점심(오뎅탕/햇반), 저녁(매식)
8. 준비물
윈드자켓, 가스버너, 코펠, 수통, 보조로프, 모자, 헤드랜턴, 스틱, 장갑, 선글라스, 여벌옷(집티), 디지털카메라, 휴지, 햇반1, 오뎅, 김치, 락엔락통, 막걸리, 행동식(과일, 커피, 견과류), 비상약키트, 지도/자료
9. 비 용 : 20,800원
▷ 교통비 : 14,300원
▷ 식품비 및 제비용 : 6,500원
10. 기타사항
▷ 사상→중산리 06:10......................14:10, 16:05.............18:55
▷ 중산리→부산 06:10............17:50, 19:40
▷ 중산리→진주 06:50............17:05, 18:50
▷ 거림→진주(중산리 경유) 07:45, 10:50, 13:40, 16:50, 1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