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행/산행(~2012)

조항산/둔덕산 산행기(110916)

산쿨럭이 2012. 11. 1. 12:14

 

조항산/둔덕산 산행기

(추억의 백두대간 길을 걷다)

 

 

 

 


1. 개 요

   □ 구 간 : 백두대간 마루금 일부 구간

       -제1소구간 : 늘재→청화산→조항산→둔덕산→대야산휴양림


 

2. 일 시 : 2011.9.16


 

3. 참가자 : 전진수


 

4. 교통편

   ▷ 갈 때  청주시외버스터미널(시외버스 화북행 07:20)→늘재

   ▷ 올 때  벌바위(시내버스18:10)→가은(시외버스18:30)→동서울


 

5. 산 행


 

   늘재→청화산→갓바위재→조항산→고모치→마귀할미통시바위→둔덕산→대야산자연휴양림

 

                     

 

 

   2005년 10월에 백두대간 열여덟 번째 구간을 늘재에서 시작하였다. 그리고 2008년 10월에 100대 명산 일흔여섯 번째 산행으로 대야산을 올랐다. 정상 직전에서 길을 잘 못 들어 정상석을 보지 못했기에 이번에 대간길과 연계하여 대야산을 오르기로 한다.

   6년 전과 똑같은 교통편으로 늘재에 도착한다. 도착하기 전에는 늘재에 대한 기억이 가물가물 했는데 버스에서 내려 주변을 둘러보니 성황당이며 밤티재 가는 길, 분수령 표지판 등이 생각난다.

 

 

 

 

 

 

 

 

 

 

 

 

 

 

 

   30여분을 오르니 정국기원단 비석이 서 있다. 뒤로 속리산을 배경으로 한 멋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날이 좋아서 속리산이 멋지게 다가온다. 그리고 이름 모를 산군들의 도열이 오늘 산행의 팡파레를 올리는 느낌이다. 

 

 

 

 

 

   6년 만에 걸어보는 대간길은 전혀 기억에 없다. 방금 전에 지나친 기원단과 같은 특별한 랜드마크 만이 기억날 뿐이다. 오늘 산행의 첫 봉우리인 청화산에는 작지만 주변과 잘 어울리는 정상석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산 이름에 걸맞게 파란색 글씨가 적혀있다. 셀카를 남기고 아무도 없는 정상에서 간식을 먹으며 10여분을 지체하다가 조항산으로 향한다.

 

 

 

 

 

 

 

   조항산과 시루봉 갈림길에는 수많은 표지기가 나부낀다. 시루봉은 우복동천 종주길로 언젠가 한 번 걸어 보고픈 길이기도 하다. 바람이 부는 응달에서 웃통을 벗고 휴식을 취한다. 조항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이고 가야 할 능선이 펼쳐진다. 그 뒤로 백두대간 마루금이 달리고 있다.

   곧 갓바위재에 도착하는데 왼쪽으로는 의상저수지가 가까이 보인다. 원추라와 쑥부쟁이 등 들꽃을 디카에 담으며 천천히 걷는다.

 

 

 

 

 

 

 

 

 

 

 

 

 

 

 

 

 

 

 

 

 

   산행을 시작한지 세 시간 45분 만에 두 번째 봉우리인 조항산에 선다. 좌우로 막힘없는 조망이 맘에 꼭 드는 봉우리이다. 역시 나 외에 아무도 없다. 정상석 맞은편 바위에 디카를 올려놓고 인증샷을 남긴다. 뭉게구름과 파란하늘 그리고 백두대간 마루금과 가까이 혹은 멀리 암봉들이 조화를 이루며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나무 그늘을 찾아 들어간다. 간식을 먹으며 허기를 달랜다. 샘터가 있는 고모치 까지는 이제 1.2㎞가 남았다. 시간이 조금 지체되어 버너를 지피기는 어렵다는 생각을 하며 맛난 석간수에 밥을 말아 먹는 생각을 한다. 시장기가 더욱 든다.

 

 

 

 

 

 

 

 

 

 

 

   고모샘에서 맛난 물을 실컷 마신다. 그리고 샘터 주변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뒷사람들이 쉽게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정리한다. 오래 시간을 지체 할 수 없어 얼른 밥을 찬물에 말아먹고 곧 갑작스러운 코스 변동을 하게 될 줄은 모른 채 배낭을 다시 짊어진다.

 

 

 

 

 

 

 

 

 

   갑자기 마귀할미통시바위 이정목이 나타난다. 어디로 가야할지 헛갈린다. 인터넷을 뒤져 지도를 본다. 둔덕산 방향이 아닌 곳으로 내려서다가 다시 올라온다. 월영대로 가는 길이다. 아마 899봉 갈림길에서 대간길을 벗어나 잘못 내려온 모양이다. 갑자기 몇 일전에 읽은 둔덕산 산행기가 생각나며 대야산 대신 그곳을 걷기로 한다. 멋진 암릉이 펼쳐진 것으로 기억된다.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도 대야산 정상석을 디카에 담지 못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처음 걸어보는 길과 둔덕산에 대한 호기심이 더 앞선다.

 

 

 

 

 

 

 

 

 

 

 

   역시 둔덕산 길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때로는 날카로운 밧줄구간이 나타나기도 하고 아름다운 암릉이 반기기도 하고 그곳에서 바라보는 주변 산군은 멋지기 그지없다. 최고의 조망이다. 왼편의 대야산, 북쪽으로 희양산 그리고 남쪽의 대간길과 주흘산이 나를 홀리는 듯하다.

 

 

 

 

 

 

 

 

 

 

 

 

   많은 등산객이 오르지는 않지만 길도 뚜렷하고 두 종류의 이정목이 길을 안내하므로 길을 잃을 염려는 없을 것 같다. 헬리포터인 둔덕산 서봉을 지나 둔덕산 정상에 선다. 갈림길에서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둔덕산 서봉에는 어느 산님의 산행 프로필이 적힌 코팅지가 있다. 우리나라 3000산을 오르는데 이 서봉이 2752번째 산행이란다. 놀랍고 부러울 다름이다. 아마 그 분이야말로 정말 산을 사랑하는 진정한 산꾼일 것이다.

   내려서는 길은 정상석 바로 뒤편에 있는데 내 기억이 맞는다면 한 시간이 채 안 걸릴 것이다. 벌바위에서 마지막 버스를 타는 데는 문제없을 듯하다.

 

 

 

 

 

 

 

 

 

 

 

 

 

   30여분을 내려서니 대야산 자연휴양림이다. 휴양림에서 벌바위 버스정류장까지는 또 10여분을 걷는다. 총 8시간 30분이 소요된 오늘 산행은 모처럼 맑은 날씨 속에 걸은 즐거운 산행이었고 6년 전의 대간 추억을 떠올리는 산행이기도 했다.

 

 

 

   버스가 제 시간에 도착하여 가은에서 출발하는 동서울행 버스에 오를 수 있었다. 다음에 대야산이나 주변 산을 오르려면 문경이나 청주에서 버스를 타기 보다는 가은으로 오는 것이 더 편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