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봉산 문지골/용소골 산행기(120512)
응봉산 문지골/용소골 트래킹
(응봉산 양대 계곡을 걷다)
1. 개 요
□ 구 간 :
-제1소구간 : 석개재→용인등봉→문지골→덕풍(15㎞)
-제2소구간 : 용소골→제3용소→응봉산→덕구(20㎞)
2. 일 시 : 2012.5.12∼5.13(1박2일)
3. 참가자 : 지용대, 전진수
4. 교통편
▷ 5/12 울진(승용차08:30)→석개재
▷ 5/13 덕구(승용차12:30)→죽변
5. 숙 박 : 용소골 2용소 앞 야영
6. 산 행
<첫째 날>
오늘은 낙동계곡 문지골과 응봉산 용소골을 걷기로 하고 오랜만에 야영 장비를 챙겨 집을 나선다. 이틀간 산행의 들머리인 석개재까지 이동은 조 창희 팀장이 수고해 주기로 한다. 석개재에 도착하니 산불감시인이 계시다. 아직 봄철 산불예방기간인지라, 도둑이 제 발 저리다고 했던가? 음료수를 한 병 드리고 무언의 양해를 구한다.
임도를 따라 30여 분을 걷다가 표지기를 보고 산길로 접어든다. 그리고 조금을 더 걸어 석개재/묘봉을 알리는 첫 번째 이정목을 만난다.
지금 우리가 걷는 길은 낙동정맥으로 삿갓재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정맥길이라 그런지 길이 뚜렷하고 시그널도 많이 보인다. 길을 놓치지 않기 위해 도상훈련을 많이 한 탓에 잘 걷는다. 그런데 지난겨울에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찢어지고 쓰러진 소나무 가지가 등산로를 막아서 진행이 더디다. 나무가 무성한 여름에는 걷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
한 시간 40여분을 걸어 드디어 오늘 첫 목적지인 해발 1124m 용인등봉에 선다. 정상석 대신 나무에 걸린 표지판이 우리를 반긴다.
간식을 먹으며 오랜 시간 정상에 머물다가 키만큼 높이 자란 산죽 터널을 지나 다시 30여분을 걸어 문지골로 내려가는 갈림길에 도착한다. 블로그에서 본 안내판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여기에서 우리는 인증샷을 한 장씩 남긴 후 낙동정맥과 작별을 하고 계곡으로 내려서기 시작한다. 점심시간이 지나서 시장기가 돌기는 하지만 물이 있는 계곡까지 내려가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부지런히 걷는다.
내려서는 길에는 벼락을 맞은 고목들이 자주 눈에 띤다. 그중 가장 멋진 나무를 디카에 담는다. 나무 밑둥을 보니 곧 쓰러질 것 같이 위태위태해 보인다. 물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점심 먹으러 가자며 지 팀장을 격려한다.
드디어 6폭포 상부에 도착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던가? 우선 라면을 끓인다. 1시간 가까이 점심을 먹으며 쉬다가 문지골 트래킹을 시작한다.
▼▼▼▼▼문지골 트래킹▼▼▼▼▼
5시 13분에 문지골과 용소골 함수점에 도착하여 2시간 30여분의 문지골 트래킹을 마친다. 제6폭포를 출발하여 몇 개의 폭포를 보았으나 몇 폭인지는 알 수 없었고 생각보다 길지 않은 계곡 트래킹이었다.
곧바로 제1용소를 향하려던 생각을 바꾸어 덕풍마을로 내려간다. 막걸리 생각이 나서이다. 그런데 지난 번 들렀던 매점에는 막걸리가 없다고 한다. 대신 쏘폭으로 문지골 최초 트래킹을 자축한다. 마을 표지석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긴 뒤 용소골로 향한다. 내일 산행시간을 줄이기 위해 어두워질때까지 걷기로 한다.
용소골 트래킹은 두 번째이다. 몇 년 전 가을 울진팀과 소광리에서 덕풍마을로 내려섰었다. 그때보다 계곡물이 더 많은 것 같다. 텐트를 칠 수 있는 자리를 봐가며 걷다가 제2용소 앞에서 멈춘다.
폭포 맞은편에 텐트 두 동 정도를 칠 공간이 되는 것 같다. 8시간의 산행과 트래킹을 종료하고 식단을 차린다. 삼겹살을 구워 소주 각 1병을 해치우고 김치 볶음밥을 만들어 배를 채운다. 야영을 처음 한다는 지 팀장의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내 마음이 가볍다. 신발이 작아서 고생을 많이 했는데..... 하늘을 보니 별이 총총하다. 비 걱정은 안해도 될 듯하다. 이런저런 이야기로 하다가 각자의 침실(?)로 들어간다. 나는 이내 곯아떨어진다.
<둘째 날>
새벽 4시가 채 안되어 기상한다. 나는 한 번도 깨지 않고 잘 잤는데 지 팀장은 한 시간마다 깼다고 한다. 여전히 별이 총총하다. 김치찌개를 끓여 아침식사를 하고 배낭을 다시 꾸린다. 2용소를 배경으로 셀카를 남기고 5시 20분에 응봉산을 향해 출발한다. 2사업소 체육대회에 참석하려면 12시 까지는 덕구에 도착하여야한다.
계곡을 따르기를 산으로 오르기를 반복하고 물을 건너고 되 건너기를 수차례 한 끝에 3시간여 만에 응봉산으로 올라가는 산길을 발견한다. 계곡트래킹을 마무리 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중간에 등산화를 벗고 계곡에 발을 담가야하는 길도 한 차례 지났다. 오름길 바로 위쪽에 3용소가 보이는데 가까이 가 보는 것은 생략한 채 된비알을 20여분 오른다.
응봉산으로 오르는 길은 정말 힘들고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아마 내려서기는 더 어려울 것이다. 조심조심 스틱에 의지하며 걸음을 옮긴다. 지 팀장이 많이 힘들어 한다. 어제부터 우리가 걷는 길을 안내하던 산앙(山仰)님의 시그널이 또 눈에 띤다.
한 시간 40분을 걸어 금줄을 넘어 도계삼거리에 도착한다. 출발지인 2용소로부터는 5시간이 소요되었다. 지난 달 구수곡으로 내려가던 중에 보았던 낯익은 이정목 앞에 서니 응봉산과 구수곡, 용소골 산행길이 머리에 환하게 그려진다.
어제 낙동정맥 길과 문지골에서는 등산객을 한 명도 보지 못했고, 오늘은 반대 방향으로 걷는 한 팀을 보았을 뿐인데 응봉산 정상에는 등산객이 많다. 우리는 응봉산에 별 관심이 없는 듯 조용히 정상석을 지나 헬기장으로 향한다.
날머리에 도착하니 마중을 나온 김 경훈 차장이 배즙을 건넨다. 꿀맛이다. 그런데 담배 생각이 더 간절해진다. 김 차장이 요구하는 대로 포즈를 취해 우리의 마지막 인증샷을 남기며 어제, 오늘 26시간의 산행을 마무리한다. 아! 배고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