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명산(057,58) 장안산/운장산 산행기(확 트인 조망과 대형 고드름에 넋을 잃다)
57&58. 장안산/운장산 산행기
(확 트인 조망과 대형 고드름에 넋을 잃다)
1. 개 요
□ 구 간 : 백운산/영취산/장안산 및 운장산/북두봉/구봉산 종주
-제1소구간 : 묵계암→백운산→영취산→장안산(16.8㎞)
-제2소구간 : 동봉→운장산→북두봉→구봉산(13.6㎞)
2. 일 시 : 2008.2.16~2.17(1박2일)
3. 참가자 : 전진수
4. 교통편
▷ 2/16 서부터미널(시외버스 09:00)→함양(군내버스11:20)→대방
범연동(택시18:55)→장수(시외버스19:35)→진안
▷ 2/17 진안(군내버스 07:50)→내처사동
양명(군내버스17:20)→진안(시외버스18:15)→동대구(KTX 22:00)→부산
5. 숙 박
▷ 2/16 진안 시외버스터미널 근처 여관
6. 산 행
<첫째 날>
계획대로 산행을 하려면 서부터미널에서 아침 7시에 출발하는 함양행 직행버스를 타야 하는데 눈을 뜨니 6시가 넘었다.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한다. 일단은 전 날 꾸려놓은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선다. 터미널에 도착하니 9시 버스가 있다. 산행을 포기하고 지리산에 들어가려는 생각도 가져보고 장안산을 포기한다는 생각도 가져본다.
버스에 올라 여기저기 전화를 해본다. 함양에서 백운산 들머리로 가는 버스가 11시 20분에 있단다. 날머리에서 장수까지 택시를 부를 요량으로 택시회사에 전화를 하니 요금도 비싸지 않고 15분정도면 장수에 도착 한단다. 장수에서 진안행 버스를 충분히 탈 수 있는 시간이다. 계획대로 산행을 하기로 마음을 굳힌다. 함양에서 30여 분을 달려 백운산 들머리인 대방마을에 도착한다. 백운산으로 오르는 들머리가 뚜렷하고 등산 안내판도 보인다. 시멘트 도로를 따라 묵계암으로 향한다. 20여 분 도로를 따라 걸으니 묵계암이다. 절 앞에 있는 수도는 얼어서 계곡물로 수통을 채우고 산행 준비를 하여 백운산으로 향한다.
-12:21 백운산으로 출발
묵계암은 높게 쌓아 올린 축대 위에 세워진 작은 절이다. 절 앞 계곡에 얼어붙은 고드름이 멋지다.
-12:38 상련대 도착
묵계암 위에 있는 상련대로 걸어 올라가는데 보살 두 분이 쉬고 계시다가 인사를 건넨다. 상련대에 가시는 길인 듯하다. 상련대는 신라시대에 지어진 절이라는데 아마 개축을 한 듯 건축물이 새 것이다. 규모도 제법 크다. 절 앞에 보살 두 분을 기다리는 다른 보살님이 내게 물어온다. 아마 그 분들 걸음을 보니 꽤 오래 기다리실 것 같다. 등산로는 절 뒤쪽 삼성각 앞으로 이어지는데 거기에서 내려다보이는 눈 덮인 지붕이 멋지다. 실질적인 산행은 지금 부터이다.
-13:41 백운산(해발1278.6m) 도착
낙엽 덮인 된비알을 오르다가 전망이 좋은 정상 아래쪽 안부에 도착하니 눈이 많다. 전망바위에서는 확 트인 조망이 멋지다. 정상 직전에 백두대간 갈림길인 이정목이 있다. 지금부터 백운산을 거쳐 영취산 까지는 대간길이다. 3년 전에 걸은 길이지만 거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우리나라 산 이름 중에는 백운산이 꽤 많다. 100대 명산 중에도 세 개나 들어가 있다. 이곳 함양 백운산은 100 명산은 아니지만 멀리 지리산 주능선이 조망되는 멋진 산이다. 그리고 백두대간 길에 솟아 있는 봉우리라서 더욱 그렇다. 오늘은 날이 활짝 개이지 않은 탓인지 멀리 천왕봉이 흐릿하게 조망된다.
정상에는 큰 정상석과 작은 정상석 두 개가 있다. 작은 정상석 왼편으로 대간길이 이어지며 오른편으로는 백운암을 거쳐 하산하는 길이다. 단체 등산객 한 팀과 부부 등산객이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나도 자리를 잡고 점심 준비를 한다. 다행히 가스버너가 제대로 작동을 한다. 오뎅, 떡국, 컵라면으로 점심 식사를 하고 커피도 한 잔 끓여 마신다. 옆에서 식사를 하던 부부 산님이 건너편에 빤히 보이는 산이 장안산 이라며 알려 주신다. 생각 같아서는 단숨에 오를 수 있을 듯 지척인데 두 시간 이상을 걸어야 할 것이다. 괘관산도 반대편으로 뚜렷이 다가선다. 동편 하늘에는 낮달이 높이 떠 있다.
작은 정상석 왼쪽으로 표지기가 무수히 달려있다. 대간길은 그 길로 영취산까지 이어지고 영취산에서 육십령 고개로 떨어진 후에 덕유산 권역으로 접어든다. 육십령에서 할미봉과 남덕유산을 지나는데 겨울산행으로는 제 맛을 즐길 수 있는 구간이기도 하다. 3년 전 대간을 할 때 육십령에서 민박을 하고 아침 일찍 기상하니 비가 내려 주인 할머니가 산행을 만류하던 기억이 떠오른다. 물론 망설임 끝에 포기하지 않고 대간 길을 이어갔다. 그리고 할미봉 근처에서 길을 잘못 들어서 가는 줄이 쳐진 위험구간을 통과했던 기억도 난다. 그때를 계기로 더욱 조심스럽게 북진을 했던 것 같다.
-15:24 선바위 고개 도착
정상에서 아이젠을 착용하고 내려선다. 해발 1040m인 선바위 고개는 대간길이 갈라지는 곳이다. 영취산은 400m 앞에 있고 오늘 목적지인 장안산은 왼쪽 무령고개로 간다.
-15:30 영취산(해발1075.6m) 도착
영취산 정상에 도착하니 감회가 새롭다. 백운산 아래 갈림길에서 여기까지 대간 길을 걸어온 것이다. 정상석은 백운산에서 본 것과 똑같다. 여기에도 백두대간 안내판이 서 있고 육십령까지 11㎞이고 장안산과 백운산은 각 3.5㎞라 적혀있다.
-15:53 무령고개 도착
영취산 정상에서 다시 선바위고개로 내려선 후에 대간과 작별을 한다. 선바위를 지나 도착한 무령고개는 포장되지 않은 넓은 도로가 지난다. 여기에도 백두대간 안내판이 있다. 이제 2.7㎞만 걸으면 오늘 산행의 세 번째 봉우리이며 100대 명산 중 하나인 장안산에 도착하게 된다. 하산하면 컴컴해 질 것 같다. 오전에 장수 택시 기사님과 통화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곧바로 장안산으로 향한다. 지척에 팔각정이 있으나 지나친다.
-17:02 장안산(해발1236.9m) 도착
1시간을 걸어 장안산에 도착한다. 자동 산불화재 경보기 탑이 있고 넓은 공터인 정상에서는 밀목재와 범연동으로 내려설 수 있다. 범연동까지 5.5㎞ 이다. 5시가 넘었으니 어두워서 하산하게 될 것이다.
-18:39 범연동 도착
이정표를 따라 하산을 시작한다. 내려서는 길이라 조망이 좋지는 않지만 잡목 사이로 일몰을 본다. 최근 산행에서는 일몰을 자주 본다. 그만큼 늦게 하산한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도중에 아이젠을 벗고 해가 가라앉은 후에도 조금 남은 빛에 의지해서 날머리로 내려선다. 랜턴을 꺼내 주변을 비춰보니 앞에 저수지가 있다. 바로 택시 기사에게 전화를 하고 15분을 기다리니 택시가 나타난다. 반가운 마음이 솟아난다.
지도에서 본 덕산 분교는 수몰되어 폐교되었다고 한다. 이곳이 고향이라는 친절한 기사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장수에 도착해서는 잠시 기다렸다가 진안행 버스에 오른다.
집에서의 출발이 늦어져서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계획대로 산행을 무사히 마쳤다. 등산로가 험하지 않아서 시간당 2.5㎞ 이상을 걸어 예상한 시간에 도착한 것 같다. 오늘 오른 봉우리 중에서는 백운산이 가장 멋졌다.
100대 명산을 정하면서 지역 안배도 있었겠지만 내 안목으로는 장안산 보다는 약간 더 높은 백운산이 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57번째 산행을 마무리하고 내일 운장산 산행을 기대한다.
<둘째 날>
엊저녁에 진안에 도착해서 버스 시간을 확인하고 터미널 근처 가까운 곳에 숙소를 정하였다. 들머리로 가는 첫 버스는 7시 50분이라서 늦게까지 단잠을 잤다. 정천 방면 군내버스는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운일암 반일암을 지나간다. 생각처럼 멋진 계곡이다. 종점인 내처사동에는 50여분 후에 도착한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계획대로 서봉으로 먼저 오르려면 외처사동에서 내려서 활목재로 올라섰어야 했다. 내처사동에서는 동봉으로 올라가는 등산로만 있다.
-08:46 운장산으로 출발
스틱을 뽑아들고 등산화 끈을 꽉 묶고는 운장산을 향한다. 들머리에서부터 눈이 많다. 오늘도 어제처럼 세 개 봉우리를 오를텐데 반대로 100대 명산인 운장산을 먼저 오르고 북두봉과 구봉산으로 향할 생각이다. 들머리 이정표는 동봉 2.3㎞, 운장산 2.9㎞, 북두봉 8.1㎞, 구봉산 10.8㎞임을 알려준다. 리본이 많이 달려있는 작은 개울을 지나자 키가 큰 산죽밭이 시작된다. 그리고 10여분을 오르니 넓은 공터이다. 난 처음에 이곳이 활목재 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아니었다. 들머리를 잘못 들어선 것이다.
-10:23 갈림길(북두봉/운장산) 도착
등산객은 보이지 않는다. 눈밭을 걸어 동봉 직전 갈림길에 도착한다. 왼편이 북두봉 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운장산 가는 길이다. 그러니 운장산에 올랐다가 다시 되돌아 나와야 한다.
-10:27 동봉(해발1133.3m) 도착
작은 정상석이 동봉임을 알려주는 이곳에서는 운장산과 서봉이 빤히 조망된다.
-10:47 운장산(해발1125.9m) 도착
운장산은 동봉보다 낮아서인지 정상석도 하나 없는 봉우리이다. 이정목과 스테인레스 표지가 하나 있을 뿐이다. 많은 단체 산행객이 서봉에서 올라온다.
-11:59 각우목재 도착
다시 갈림길로 돌아와 아이젠을 착용하고 북두봉으로 향해 내려서는데 등산로가 여간 험하지 않다. 얼어붙은 밧줄 구간을 내려설 적에는 두려움마저 든다. 급경사 길을 다 내려오니 각우목재이다. 트럭 한 대가 보인다.여기에서 내처사동으로 내려설 수가 있는데 반대편에서 올라오는 단체 등산객들은 아마 이 길로 오는 모양이다. 지금 부터는 한적한 산행이 될 것이다.
-13:28 북두봉(해발1018m) 도착
북두봉으로 가는 길에는 등산객이 없다. 한적한 눈길을 홀로 걷는 기분이 그만이다. 넓은 공터에 올라서니 가야 할 봉우리와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온다. 배낭을 내려놓고 휴식을 취한다. 공터에서 내려서니 임도가 나타난다. 건너편이 북두봉으로 오르는 등산로이다.
오늘 산행의 두 번째 봉우리인 북두봉에 도착한다. 여기에도 정상석은 없고 운장산에서 본 것과 똑같은 안내판이 서 있다. 암봉이 정상에서의 조망은 훌륭하다. 운장산과 구봉산이 지척이다. 그리고 흐릿하게 마이산의 두 봉우리가 보인다. 봉우리 아래쪽에는 벤치가 두 개 있다. 앉아서 점심 준비를 하는데 부부 등산객과 홀로 산꾼이 구봉산 쪽에서 올라선다.
늦은 점심을 준비한다. 김치찌개를 만들어 라면과 햇반을 같이 먹으니 꿀맛이다. 막걸리를 마시며 나누는 세 산객과의 산 이야기 또한 정겹다. 그러느라 시간이 지체되는 줄도 모르고 1시간 이상을 머문다.
-15:27 구봉산(9봉, 해발1002m) 도착
운장산에는 산죽이 엄청 많다. 여기까지 오는 중에도 내 키보다 큰 산죽을 헤쳐 왔는데 정산에서 내려서는데 또 산죽밭이 시작된다. 윗양명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을 지나 구봉산 정상에 도착한다. 아홉 개 봉우리로 이루어진 봉우리 중 가장 높은 곳으로 천황봉이라 부르기도 한다. 작은 정상석이 있고 벤치도 있다. 천황사로 내려서는 길이 있는데 나머지 봉우리를 오르내리기 위해 다시 갈림길로 돌아와 윗양명 쪽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16:10 안부 도착
구봉산에서 내려서는 길은 무척 험하다. 밧줄구간이 계속 이어지고 미끄러운 비탈과 얼음이 발걸음을 조심스럽게 한다. 이때 올 겨울 산행 중 가장 아름다운 광경을 맞는다. 대형 고드름이다. 바위에서 떨어지는 물이 얼어붙어 땅과 맞닿은 고드름도 있고 뾰족한 것이 대형으로 매달린 고드름도 있다. 장관이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그래서 나머지 여덟 봉우리를 오르내리는 것을 포기한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1봉에서 하산 하면서의 등산로가 워낙 험하고 왠지 오늘은 그런 길이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몇 년간 산을 오르면서 남들이 흔히 질문하는 무섭다거나 외롭다는 생각은 거의 들지 않았다. 그러나 몇 번 두려움을 느낀 적이 있는데 오늘 그런 생각이 든다. 가지 않은 길을 두렵게 느끼기는 처음이다.
-16:56 양명 도착
안부에서 천황암(저수지)쪽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거리 표시가 없어 얼마나 시간이 소요되는지를 모르겠는데 4시 30분 진안행 버스는 놓칠 것 같다. 그러면 두 시간을 더 기다려야 하는데.... 일단 내려가서 생각하기로 한다.내려서면서 구봉산의 봉우리를 본다. 너무 멋지다. 저 곳으로 내려서지 못한 아쉬움이 더 커진다. 8개 봉우리를 확인하느라 몇 번을 세어본다. 환한 모습과 실루엣을 디카에 담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랜다.
천황암은 볼품없는 암자이다. 인기척도 없다. 그리고 이내 꽁꽁 얼어붙은 저수지가 나타나고 마을이 보인다. 도로를 따라 잠시 걸으니 아침에 달려온 지방도이다. 윗양명이 아닌 양명마을이다. 제대로 내려서기는 하였는데 여섯시 삼십 분 버스를 놓쳐서 진안에서 대구행 막차도 불가능 할 것 같아 걱정하던 참에 버스 한 대가 도착한다. 내처사가 아닌 다른 동네에서 오는 버스인가 보다. 운이 좋았다. 나 혼자만 탑승한 버스가 진안으로 들어서는데 마이산의 두 봉우리가 정면으로 보인다. 역시 멋지다. 그것을 보니 탑사의 돌탑이 떠오른다. 다시 이 근방에 올 기회가 생긴다면 탑사를 다시 한 번 둘러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운장산 산행을 마무리 한다.
7. 식 단
▷2/16 점심(오뎅/떡라면), 저녁(자장밥)
▷2/17 아침(된장국), 점심(라면/햇반),저녁(매식)
8. 물 구하기 : 묵계암 계곡, 옥수수차 1통
9. 준비물
윈드자켓/우모복, 헤드랜턴, 아이젠, 가스버너/코펠, 선글라스, 디지털카메라, 장갑, 수통, 방석, 스틱,
여벌옷(양말2, 집티, 하의), 휴지, 햇반1, 쌀2인분, 라면2/자장1, 김치/밑반찬, 막걸리, 행동식(과일,
커피, 초콜릿), 비상약키트, 지도/자료
10. 비 용 : 85,320원
▷교통비 : 43,050원
▷숙박비 : 25,000원
▷식품비 및 제비용 : 17,270원
11. 기타사항
▷함양 시외T 055-963-3281,2, 군내버스 055-963-3745
▷함양→대방(신촌,중기행) 06:20, 07:40, 08:00, 09:30, 10:20, 11:20, ~19:40
▷장수→덕산 08:35, 16:30(20분 소요)
▷진안→내처사 07:50, 09:00.................17:00, 18:20, 19:00
▷내처사→진안 06:30, 08:50.................15:15, 16:40, 18:30
▷진안→윗양명 07:50, 09:00.................17:00, 18:20, 19:10
▷윗양명→진안 09:25, 12:45..........15:40, 16:30, 18:30, 19:30
▷장수 시외T 063-351-8889, 장계 콜택시063-351-5454
▷진안시외터미널 063-433-2508
▷덕산에서 장수 택시 10,000원(15분 소요)
▷운장산을 서봉으로 오르려면 외처사동에서 하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