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행/100대명산

100대 명산(051) 덕유산(꿩(상고대)대신 닭(일출)을 보다)

산쿨럭이 2012. 10. 4. 07:00

 

51. 덕유산 산행기

(꿩<상고대> 대신 닭<일출>을 보다)

 

 

 

 

1. 개 요

   □ 구 간 : 남덕유~북덕유 종주

       -접속구간   : 백련사→삼공통제소(5.6)

       -제1소구간 : 영각사(18.4)→향적봉(2.6)→백련사

 

 

2. 일 시 : 2007.12.22~12.23(1박2일)

 

 

3. 참가자 : 전진수

 

 

4. 교통편

   ▷ 12/22  서부터미널(시외버스 07:00)→함양(군내버스 09:30)→영각사(10:45착)

   ▷ 12/23  구천동(군내버스10:40)→무주(시외12:35)→대전(시외13:30)→고현(시외버스18:45)

               →마산(시외버스 22:40)→동래

 

 

5. 숙 박

   ▷ 12/22  향적봉대피소

 

 

6. 산 행

 

   <첫째 날>

 

   겨울이면 늘 오르는 덕유산을 찾아 나선다. 함양에 도착하여 영각사행 버스를 타고 안의와 서상을 지나 지난번 황석산에서 내려서서 버스를 탔던 눈에 익은 도로를 달려 도착한다. 앞으로는 함양까지 올 필요 없이 서상에서 버스를 타면 영각사에 쉽게 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주차장에는 관광버스와 승용차가 꽤 많이 주차되어 있다. 버스에서 만난 젊은이들은 바로 들머리로 향한다. 이 코스로 세 번째 종주인데 그런데 기대했던 눈이 보이지 않는다.

 

   -10:50 남덕유산으로 출발

             오늘도 역시 가까이에 있는 영각사를 지나친다. 등산로에서 떨어져 있다는 이유 밖에는 없다. 많은 단체 등산객들로 붐비는 들머리는 마치 가을 분위기 같다. 기대했던 눈 대신 촉촉이 젖은 낙엽만이 수북이 쌓여있다.

 

   -12:04 갈림길 도착

             작년 이맘때쯤 회사 동료들과 똑같은 코스를 걸었던 생각이 난다. 그때는 시작부터 아이젠을 착용했는데 아마 오늘은 남덕유 정상 까지는 괜찮을 것 같다.

   산죽밭을 지나 철구조물로 된 다리를 건너고 나무계단을 올라 남덕유와 영각재로 갈라지는 능선에 다다르니 지금과는 달리 눈 세상이다. 날이 따듯해서 눈꽃이 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설경을 보여준다. 단체 등산객들은 환호를 보내며 눈 장난을 하랴 사진기에 풍경을 담느라 떠들썩하다. 나 역시 실망이 조금은 가시는 듯하다.

 

 

 

 

 

 

 

 

 

 

 

   -12:43 남덕유산(해발1507m) 도착

             하얀 세상을 걸어 오른다. 남강의 발원지인 참샘을 지나고 남덕유로 오르는 철사다리를 수없이 오르내린다. 그리고 마침내 오늘 종주의 첫 봉우리인 남덕유산에 도착한다. 참샘 표지석이 있는 곳에서 30분 정도를 걸었다. 오늘은 바람 한 점 없다. 칼바람에 재킷을 꼭 여미었던 두 번의 산행과는 완연하게 다르다.

 

 

 

 

 

 

 

   -12:59 백두대간 갈림길 통과

             남덕유 정상에서 내려서자 백두대간 갈림길이다. 육십령에서 송계사 삼거리까지 이어지는 덕유산 능선이 백두대간 길이다. 재작년 여름에 이 길을 걸었고 여러 사연을 가진 길이기도 하다. 오늘 목적지인 향적봉 대피소까지는 15㎞이다.월성재를 향해 잠시 걸으니 제법 넓은 공터가 나타난다. 등산객 몇몇이 점심을 먹고 있다. 나도 버너를 지펴 라면을 끓이고 커피도 한 잔 마시기로 한다.

 

 

 

 

            

   -15:04 삿갓봉(해발1418.6m) 도착

             같은 길을 여러 번 걸어도 늘 새롭다. 처음 걷는 길인 듯하다. 이것이 또한 산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오늘 종주 두 번째 봉우리인 삿갓봉은 처음 오른다. 큰 정상석과 단체 등산객이 나를 맞는다. 마침 혼자인 산객에게 사진을 부탁하여 증명사진을 남긴다.

 

 

   

   -15:20 삿갓재 대피소 도착

             삿갓봉에서 급경사 눈길을 내려서자 바로 대피소이다. 삿갓재 대피소는 늘 산객들로 붐빈다. 종주를 하는 이들의 중간 쉼터로, 황점에서 오르내리는 이들의 기착지이기 때문일 것이다. 내 옆에는 나이 들어 보이는 부부 등산객이 나와 같은 방향으로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중간에 야영을 하려는지 그 분들이 짊어진 배낭이 엄청 커 보인다. 그나마 이 시간에 나와 같은 방향으로의 동행이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놓인다.

   대피소 아래에 있는 낯익은 샘터로 내려가 수통을 채운 다음 떠날 채비를 한다. 목적지 까지는 10.5㎞를 남겨두었다. 4시간 이상을 더 걸어야 할 것이다. 옆에 있던 등산객이 이 시간에 어디를 가냐고 말을 걸어온다. 종착지와 기착지에 선 두 사람의 서로 이해 못 할 행보이다.

 

 

 

 

 

 

 

 

 

 

 

 

 

 

 

 

   -16:35 무룡산(해발1491.9m) 도착

             서편으로 해가 진다. 곧 어둠이 밀려 올 것이다. 장쾌한 능선은 어둠에 대한 공포도 즐거움으로 맞게 한다. 지나온 능선과 봉우리들이 안개에 덮이고 석양에 실루엣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무룡산이 가까워지면서 중봉이 다가온다. 보기에는 그리 멀지 않은 것 같았는데 한참을 더 걸어 무룡산에 오르니 앞 봉우리에서 본 것과 같은 모양의 정상석과 한 산님이 나를 맞는다. 나처럼 혼자 산행을 즐긴다는 그 분은 여기에서 일몰을 본다고 한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갈 길이 더 먼 내가 먼저 무룡산을 내려선다.

 

 

 

 

   -18:03 동엽령 도착

             덕유산은 내게 겨울산행의 묘미를 가르쳐준 곳이다. 처음 이 산을 찾았을 때 눈꽃과 얼어붙은 가지가 바람에 부딪히며 내는 풍경소리 같은 은은함에 매료되어 겨울산행을 좋아하게 되었다. 점점 추워진다. 무룡산과 동엽령 중간 지점쯤에 있는 돌탑 부근에 올라서니 텐트 한 동이 보이고 두런두런 말소리가 들린다. 방해가 되지 않게 조심스럽게 지난다. 등 뒤로 해가 떨어지고 있고 동쪽 하늘에는 둥근달이 솟아 있다. 어둠이 몰려온다. 헤드랜턴을 착용한다. 아주 가까이 있는 듯 향적봉이 다가온다.

   동엽령 직전에 배낭을 내려놓고 간식을 먹으며 전의를 다진다. 두 시간 정도는 야간 산행을 해야 할 것이다. 둥근달이 위안이 되고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이는 중봉과 향적봉 송신탑이 용기를 준다. 동엽령에 내려서니 텐트가 또 한 동 보인다. 이제 한치 앞도 안 보인다. 텐트를 지나 담배를 하나 입에 문다. 이제 십리만 더 걸으면 따듯한 대피소에 도착할 것이다. 담배를 피우는 동안 땀이 식으며 한기가 느껴진다. 다시 배낭을 짊어진다.

   어둠이 두렵지 않은 것은 낯익은 길이기도 하지만 다른 선택이 없는 목표가 있어서 일 것이다. 산이 주는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 백두대간을 할 적에 느꼈던 나를 찾기 위한 시간여행일까? 그저 걷는 것인가? 과연 목적이 있는 것일까? 나는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해답이 있다면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을 산과 함께 하여야 할 것인가? 여러 가지 질문을 혼자 해 본다. 분명한 것은 나는 앞으로도 더 많이 걸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저 산은 산이고, 산은 그곳에 있을 것이므로 건강이 허락하는 한 산을 계속 오르지 않겠는가?

 

  

 

 

 

 

 

 

 

 

 

 

 

 

   -19:02 송계사 삼거리(백암봉) 통과

             송계사 삼거리는 백두대간 갈림길이다. 대간은 오른쪽으로 빼재로 이어지며 직진 길이 향적봉 가는 길이다. 이곳이 해발 1420m이니까 향적봉 까지는 100미터 남짓 고도를 높이면 된다. 둥근 달이 안개 속에서 들락날락 거리더니 이제는 짙게 다가온다. 멀리 봉우리들도 선명하다.

 

   -19:36 중봉 도착

             대간길을 벗어나 중봉으로 오른다. 점점 바람이 세차진다. 중봉으로 향하는 계단에서 담배를 한 대 피우다가 심하게 한기를 느껴 얼른 다시 오르기 시작한다. 대간을 할 때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했던 중봉에 선다. 그때와는 다르게 꾸며져 있다. 이제 향적봉대피소까지 1㎞ 만을 남기고 있다. 헤드랜턴을 꺼도 될 정도로 달빛이 밝다.

 

 

 

 

 


   -19:51 향적봉대피소 도착

             송신탑을 지나 걷는데 말소리가 들려온다. 직감대로 사진을 찍는 분들이다. 캄캄하지만 익숙한 길을 걸어 드디어 대피소에 도착한다. 취사장으로 들어가니 저녁을 먹던 분들이 내게 오뎅을 권한다. 이 시간 대피소에는 대부분이 전문적으로 혹은 취미로 사진을 찍는 분들이 머물고 있다. 잠자리를 확보하고 아래 샘터로 가서 물을 받아와 식사준비를 한다.

 

 

 

   <둘째 날>

 

   아침식사를 하고 7시가 채 안되어 향적봉 일출을 보기 위해 서두른다. 이미 많은 분들이 산행 준비를 하고 있다. 향적봉 칼바람에 대비하여 윈드재킷을 꼭 여미고 나무계단을 오른다.

 

 

 

 

 

   -07:06 향적봉(해발1614m) 도착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향적봉에 선다. 네 번째 올라오는 향적봉이다. 동녘은 붉은 기운이 감돌고 있다. 찬바람을 맞으며 일출을 맞이한다. 그리고 어둠이 밀려가면서 운무와 멀리 있는 봉우리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아름다운 장면이 연출된다. 손이 시리다.

 

  

 

 

 

 

 

 

 

 

 

 

 

 

 

 

 

 

   -08:37 백련사 도착

             이제 어둠은 완전히 물러갔다. 배낭을 꾸려 백련사로 향한다. 백련사로 내려가는 급경사 길은 매우 미끄럽다. 일찍 올라오는 등산객들이 벌써 내려오느냐고 묻는다. 그들의 부지런함이 내 부지런함만 못하지 않겠지만 굳이 대피소에서 잤다는 대답은 하지 않는다.

 

 

 

 

 

  

 

 

 

 

   일출의 멋진 감격이 기대했던 눈꽃과 상고대를 대신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어딘가 허전하다. 몇 년 전 첫 종주시의 설경이 마음 깊숙이 자리 잡고 있어서 그럴 것이다.

   조용한 산사의 모습을 몇 장 디카에 담고 길고 긴 구천동 계곡을 따라 걷기 시작한다. 백련사를 둘러보기로 한다. 디카를 들고 산에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사찰을 둘러보는 습관이 생겼다. 전에는 절은 지나쳐 바로 산으로 가거나 하산 후에도 사찰을 지나치기 일쑤였다. 백련사는 꽤 큰 사찰로 특히 웅장한 요사채가 특이하다는 생각이 든다.

 

   -09:50 삼공 탐방소 도착

             구천동 계곡을 따라 한 시간 남짓 걷는다. 많은 등산객을 스쳐 지난다. 정상에 눈이 많으냐고 한 마디씩 묻는다. 이 길은 두 번째 걷는 길이다. 중간중간에 계곡 명소를 소개한 안내판이 있지만 억지로 이름을 붙인 듯 마음에 와 닿지 않는다. 탐방소를 지나 드디어 덕유산 종주를 마무리 한다. 관광버스가 많은 단체 산행객을 내려놓는다. 버스 시간을 알아보기 위해 부지런히 걷는데 삼거리까지 걸어가 보라고 동네분이 알려준다. 그러나 무주읍으로 가는 버스는 10:40에나 있다고 한다.

   기대했던 만큼의 설경을 보여주지 못한 덕유산이었지만 남덕유에서 향적봉까지의 호쾌한 능선과 2시간 정도의 야간산행, 그리고 오늘 아침의 일출 장관이 그 아쉬움을 대신한다. 올 겨울 다시 덕유산을 찾을 계획은 없지만 눈이 많이 왔다는 소식을 들으면 억지로라도 시간을 낼 수 있으면 좋겠다. 오늘의 적상산 산행은 포기하기로 한다. 눈이 많지 않을 것이고 버스 시간이 맞지 않아서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한다.

 

 

 

 

 

 

 

 

 

 

7. 식 단

   ▷ 12/22  점심(라면, 햇반), 저녁(카레라이스)

   ▷ 12/23  아침(누릉지), 점심(매식), 저녁(매식)

 

 

8. 준비물

   매트리스, 침낭, 윈드재킷, 헤드랜턴, 아이젠, 휘발유버너/코펠, 수통, 귀마개, 스틱, 선글라스, 디지털카메라,   바람막이, 여벌옷(양말2, 집티, 하의), 방석, 장갑, 휴지, 쌀1인분, 라면1, 햇반1, 카레1, 김치/밑반찬, 막걸리,   행동식(과일, 커피, 초콜릿), 비상약 키트, 지도/자료

 

 

9. 비 용 : 59,600원

   ▷ 교통비 : 34,600원

   ▷ 숙박비 :  7,000원

   ▷ 식품비 및 제비용 : 18,000원

 

 

10. 기타사항

   ▷ 함양→영각사 06:30, 07:30, 09:30, 13:00, 15:30, 17:00